곶감단지

흔히 음식은 이름에서 사전적 의미 또는 그에 담긴 역사적 맥락을 추측해볼 수 있다. 오늘 만들어 볼 방험병(防險餠)도 마찬가지다. 방험병은 그 이름처럼 험난하고 힘들었던 시절, 즉 피란 때나 구황(救荒) 때 먹었던 음식으로 겨울에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굳혀 만든 영양 가득한 떡이다. 조선 시대 생활 백서인 ‘증보산림경제’(1767)’ 중 ‘잡과 다식법‘에 따르면 밤∙곶감∙대추∙호두 살 같은 잡과를 찧어 꿀을 접착제 삼아 굳힌 뒤 햇볕에 말려 저장하는, 한마디로 “흉년을 대비하는 떡”으로 방험병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니까 방험병은 식품을 저장할 때 가장 널리 쓰이는 ‘건조’에 기반해 만드는 것인데, 말리는 방법과 시기에선 재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예컨대 밤은 소금물에 담갔다 말린 반면, 대추는 음력 8월 볕에 말렸다. 또 감의 경우엔 껍질을 벗긴 것을 실에 꿰어 말렸는데, 이때 감 표면에는 ‘감서리’ 또는 ‘감눈’이라 불리는 하얀 가루가 피어나 단맛이 더 진했다. 바로 우리가 아는 곶감이다. 이렇듯 방험병에 동원되는 잡과들은 말리는 과정을 통해 더 깊고 건강한 단맛을 저마다 품게 된다.

글쓴이는 이번 시간에 지난 설 때 지인에게 선물 받은 곶감으로 방험병을 만들어 볼까 한다. 이른바 ‘곶감단지’다. 곶감단지는 냉장, 냉동보관 둘 다 가능해 차와 함께 먹는 디저트(茶食)로 좋다. 글쓴이는 따로 견과류에 유자청으로 향을 더해봤으니 참고해 만들어보시면 좋겠다.

곶감단지 만들기

곶감단지 재료

곶감 5개, 채를 썬 건대추 100g, 호두강정 70g, 유자청 60g, 꿀 50g, 계핏가루 1g,

호두강정 재료

물 5컵, 소금 10g, 식초 15g, 호두 3컵, 설탕 1컵, 물 1컵

튀김용 식용유 7컵

 

만들기

1. 호두강정 만들기

- 물 5컵에 소금을 넣고 끓인 후 식초, 호두 3컵을 넣어 불을 끈다.

- 약 10분 정도 끓는 물에 담근 뒤 흐르는 물에 한 번 씻어낸다.

- 냄비에 설탕 1컵, 물 1컵을 넣고 끓여 시럽을 만든 뒤 익힌 호두를 넣어 조린다.

- 다 만든 호두강정은 체에 걸러 시럽을 제거하고 140도로 예열한 기름에 3~5분 정도 튀긴다.

- 노릇하게 튀긴 호두강정은 기름을 없애고 고루 펴 식힌다.

2. 대추 손질하기

- 건조된 대추는 청주를 뿌려 씻는다. 씻은 대추를 면으로 고루 닦은 뒤 돌려 깎아 씨를 제거하고 곱게 채썬다.

3. 유자청 준비하기

- 유자청은 건지만 건져 곱게 다진다.

4. 속 재료 만들기

- 볼에 채를 썬 대추, 곱게 다진 유자청, 다진 호두강정, 계핏가루, 꿀을 넣고 골고루 섞어 소를 만든다.

 

5. 곶감 손질

- 곶감은 가위로 꼭지를 잘라 속 씨를 제거한다.

 

6. 곶감단지 만들기

- 꼭지를 자른 곶감에 속 재료로 만든 소를 채워 담는다.

- 껍질이 터지지 않게 조심해서 담는다.

7. 곶감단지 보관하기

- 완성한 곶감단지는 비닐 랩으로 잘 감싼 다음 냉동실에 넣어 보관한다.

 

 

글, 사진, 요리&레시피 / 강인실 (요리연구가, 푸드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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