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산에서 내려다보면 노무현대통령 모역이 가오리 연이 긴꼬리를 달고 날아가는 모습처럼 보인다.
봉화산에서 내려다보면 노무현대통령 모역이 가오리 연이 긴꼬리를 달고 날아가는 모습처럼 보인다.

올 겨울은 삼일이 추우면 사일이 따뜻한 날이 이어지는 전형적인 겨울 날씨다.

사온이 끝나고 삼한이 시작되는 날에, 김해 봉하마을을 경남생명의숲 회원들과 찾았다.

봉하마을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잔디광장에서 신나게 놀고 오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겨울 바람에 기를 못 펴고 살펴보는 시간만 가졌다.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 묘역 둘레에 있는 생태체험장과 화포천은 생태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노무현 대통령 묘역과 둘레에 있는 이야기 중에, 이번에는 민속이야기를 살펴보기로 했다.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처음 찾는 사람들이 많이 묻는 것 중의 하나가, 노무현 대통령이 떨어진 바위가 어느 바위인지다. 노무현 대통령 묘역 뒷편 오른쪽에 눈에 확 띄는 바위는 사자바위이고, 왼쪽이 부엉이바위인데 부엉이바위에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 다들 부엉이바위를 바라보면 숙연해진다.

봉하마을 곳곳에 노무현 대통령이 일구고자 했던 생태 삶 이야기 중에, 노무현 대통령 사저와 생가를 설계했던 정기용(1945~2011) 건축가와 노무현 대통령 묘역의 설계 총 책임자인 승효상 건축가 이야기부터 살펴봤다.

승효상 건축가는 현대건축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고 김수근 건축가의 뜻을 이어받아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고 정기용 건축가는 <무주프로젝트> 이름으로 사람과 소통하는 건축으로 알려진 생태 건축가이다.

지금도 무주군에 남아 있는 건축물들은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기적의도서관> 만들기가 방송을 통해 많이 알려졌다. <기적의도서관> 설계를 했던 사람, 그 사람이 정기용 건축가다고 하면 "아~ 하!" 하고 많은 사람들이 안다고 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 사저 아래에 있는 생가. 모둠별로 살펴본 내용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사저 아래에 있는 생가. 모둠별로 살펴본 내용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사저와 생가는 고 정기용 건축가가 설계했다. 사저는 정해진 시간에 따라 방문할 수 있는데, 코로나19로 지금은 문을 열지 않는다. 그래서 생가에서 옛집의 구조와 초가집에 얽힌 이야기를 살펴봤다.

우리 조상들이 입었던 한복, 한옥은 실용성에 밀려 대부분 체험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흙집은 현대인의 삶에서 불편한 점이 있지만, 자연에서 재료를 구했고, 다시 자연으로 쉽게 돌아갈 수 있는 생태 건축이다. 노무현 대통령 생가에 있는 어처구니, 서까래, 화장실, 사립문 옆으로 굽은 담장, 마사토가 깔린 앞마당에 대해 살펴봤다. 그 중에 찾은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진 것이 짚으로 이은 초가지붕이었다. 봉하마을 옆 화포천에서 자란 갈대, 물억새로 이은 지붕에 대해 더 살펴보기 위해 영강사 갈집도 찾아보았다. 이렇게 노무현 대통형 생가를 꼼꼼히 살펴보며 나눌 이야기가 많다. 어떻게 보고 무엇을 생각할 것인가 따라 그 느낌은 확연히 다르다.

 

노무현 대통령 묘역 수반. 물을 담아 놓는데 겨울이고, 깔린 돌에 물이끼가 끼여 물을 빼 놓았다. 묘역에 있는 주요 상징물에 안내 글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 묘역 수반. 물을 담아 놓는데 겨울이고, 깔린 돌에 물이끼가 끼여 물을 빼 놓았다. 묘역에 있는 주요 상징물에 안내 글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승효상 건축가를 비롯해서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묘역을 설계했다.

그래서 묘역 곳곳이 우리 민속과 관련되어 있다. 서울에 있는 종묘 월대를 바탕으로 만든 묘역은 제주식 문인 정낭, 마을과 물길, 고인돌 모양의 무덤, 내후성 강판으로 만든 곡장들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만오천 개의 추모 글이 담긴 <국민박석>이다.

묘역이 죽은 자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실상 살아 있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 묘역 바닥에 깔린 글들을 보고 있으면 깨어있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자글자글 들려오는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 묘역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소통의 공간이고 우리 민속전시관이다.

 

묘역 둘레에 있는 비자나무와 호랑가시나무
묘역 둘레에 있는 비자나무와 호랑가시나무

비자나무하면 제주도에 있는 비자림이 먼저 떠오른다. 바둑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비자나무로 만든 바둑판을 최고로 친다.

향이 좋아 왕들의 관재로 쓰이기도 하고, 열매는 살충재로도 사용했다고 하지만, 나무 잎이 한자 아니 비자를 닮았다고 비자나무라고 한다..

불의와 싸웠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했던 노무현 정신과 닮아 있다. 호랑가시나무는 예수님과 관련 있다. 겨울에 빨갛게 익은 열매가 탐스럽다. 봉하마을 곳곳에 호랑가시나무와 장군차가 심어져 있다. 알고 보면 그냥 심은 것이 없다. 심은 사연들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 무덤, 너럭바위. 김해 금관가야 대표 생산품 쇠. 오랜 세월이 지나면 검은색으로 변하는 내후성 강판으로 만들었다.
노무현 대통령 무덤, 너럭바위. 김해 금관가야 대표 생산품 쇠. 오랜 세월이 지나면 검은색으로 변하는 내후성 강판으로 만들었다.

노무현 대통령 묘역 곳곳에 담긴 뜻을 살펴보면서 둘러보는 재미에 겨울바람도 가볍게 비켜갔다.

한 번쯤은 찾아왔던 봉하마을이었지만, 무엇을 보고,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가오는 느낌이 다르다.

봉화산에 있는 호미든 보살과 봉화산 건너편으로 보이는 낙동강과 한림 들판 이야기는 다음에 살펴보기로 하고 봉하마을 답사를 마쳤다.

저작권자 © 단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