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가 일상이 된 시대다. 코로나19라는 전염성 강한 역병이 창궐하면서 한때 마스크 대란이라 불리는 사태까지 연출되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사태가 진정되고 나자, 마스크는 이제 기능성을 넘어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요즘 거리를 나가보면 모양도 색깔도 다양한 마스크들이 자주 눈에 띈다. 기왕 쓰는 거 예쁜 것을 찾게 마련. 제조자들은 이런 추세를 반영, 아이들이 좋아하는 자동차 무늬 마스크부터 연예인 마스크라 불리는 색깔 마스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출시해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주택이든 상가든 임대차 계약관계가 종료되는 경우 임차인은 해당 공간의 원상회복의무를 부담한다. 임차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 당시의 상태로 공간을 반환하면 된다.여기서 만약 새로운 임차인 C가 이전 임차인 B로부터 시설물을 인수했고, 임차인 C와 임대인 A가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면서 단순히 ‘원상회복한다’라고 약정하였다면 C는 자신이 들어와 설치한 시설물만 철거하면 원상회복의무를 모두 이행한 것인지, 아니면 기존에 B가 설치한 시설물도 철거하여 원상회복할 의무가 있는지 문제가 된다.임대인과 임차인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 원
폭풍이 지나가고 있다. 항암 구충제라는 광기의 폭풍이.태풍의 눈 한가운데에서는 합리적 판단이 불가능하다. 누구의 이야기도 통하지 않는다. 의견과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며 사람들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된다. 전문가에 대한 불신, 보건의료 제도와 제약산업에 대한 이해 부족, 정보 제공자인 유튜버의 무책임함까지 더해져 광풍의 회오리는 거세기만 하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환자와 가족들의 절박한 심정까지 더해지면서 회오리는 폭풍이 되었다.동물용 구충제 항암 이슈를 촉발시킨 개그맨이 결국 구충제 복용을 중단한
마을에는 마을주민 말고 마을시민들이 많이 모여 살아야 한다. 특히 농촌마을에는 농부 말고도 다채로운 재주와 경험을 가진 마을시민들이 한데 어우러져 살아가야 한다. 그래야 농촌은 농사일에만 매달리는 농장 일터가 아니라, 일과 삶이 하나 되는 사람 사는 마을이 될 수 있다.여기서 ‘시민’이란 근대 이후 사회에서 도시 지역이나 국가의 중심을 이루는 구성원이었던 그 ‘시민(Citizen)’을 말한다. 정치적 권리와 사회적 의무를 가지고 발휘하는 존재인 바로 ‘깨어있는 시민’이다.이 같은 시민의 개념은 18세기 봉건사회를 혁파하려는 영국의
코로나19 천재지변으로 생활재난 상태에 빠진 전 국민에게 ‘재난기본소득’이 지급되었다. 졸지에 기본소득이 미래의 상상이 아니라 현실의 제도가 된 것이다. 이로써 기본소득이라는 인간의 천부인권을 보장하는 축복은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왔다. 본격적인 전 국민기본소득도 전 지구적 차원의 기후재앙 같은 재난처럼 벼락같이, 공평하게 실현되리라 예감한다.재난기본소득으로 명명된 새로운 복지서비스는 소득보장의 보편성과 무조건성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가령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결과, 경기도 내 자영업 점포의 월매출은 코로나 19 확산기였
그 지겹고 습하던 장마도 끝나고 큰 상처를 남기고 간 태풍도 지나고 나니 더위는 한풀 꺾인 느낌이다. 유독 가을이 되면 듣고 싶어지는 음악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이 음반, 프랑스 태생의 러시안 2세 스볘뜰라나가 부른 러시아 로망스다.내가 이 음반을 산 지 20년이 넘었다. 신문에 난 음반 소개 기사를 보고는 시쳇말로 바로 질러버렸다. 내 전공이 러시아어이기도 하거니와 음악을 정말 좋아했기 때문이다. 이 음반에 수록된 노래들은 러시아 민요와 러시아 로망스가 주를 이룬다. 그 중 가장 유명한 노래는 “나 홀로 길을 가네”라는 노래이
Music “실례지만 내 마음대로 살게”우린 으레 남의 말, 남의 시선, 세상의 기준을 의식하며 살아간다. 내 건강보단 남의 평가를 위해 다이어트를 하고, 내면의 다스림 대신 주위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인정받기 위해 겉모습을 치장한다. 관심을 빙자한 간섭, 조언을 가장한 설교는 그 태생적 무례함을 무릅쓰고서라도 마치 우리가 반드시 받들어야 하는 절대 가치가 있는 마냥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내 일상을 파고들어 ‘오지랖’을 떤다.앵글로색슨족 문화권 국가들이 즐겨 먹는 통조림 요리 이름을 곡 제목으로 쓴 위저의 ‘포크 앤 빈스(Pork
중앙대 독문과 김누리 교수는 ‘한국 교육에서 꼭 없어져야 할 4가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먼저, 대학입학시험이다. “모든 게 대학 입시로 수렴되어 버리기 때문에, 지식을 주입하는 걸 교육으로 착각, 아이들을 인간으로 가르칠 수가 없다”고 개탄한다.대학의 서열구조도 없애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은 대학의 서열 구조가 고착화되어 특히 학벌 계급 사회가 되어 버렸고, 그래서 병든 사회가 되었다”고 비판한다. “앞으로도 계속 대학 서열이 존재하면 한국 사회가 그야말로 인간이 살아갈 수 없는 그런 지옥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R
지금 필요한 것은 우선적으로 의과대학생과 젊은 의사의 현업 복귀이고, 장기적으로는 건강 불평등을 해결하는 것이다.1. 의과대학생과 전공의들을 우선 현업(학업)에 복귀토록 하자.기후변화(장기간의 장마, 태풍) 그리고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전 국민이 두려움과 우울감에 빠져있다. 이러한 시국에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겠다는 의사들이 파업이라는 강수를 두고 있고 정부는 이러한 강수에 강수(법대로 집행)로 접근하고 있다.이들 싸움에서 최종 피해는 환자들이 떠안게 된다. 환자만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 어렵게 의과대학을 입학하여 훌륭한 의사가
“정평구가 하늘을 나는 수레(飛車)를 타고 왜병에 포위된 성 안으로 들어가, 친구를 구하여 30리 바깥으로 날아 빠져나갔다” 임진왜란이 끝난 지 약 150년 또는 200년이 지나 쓰여진 야사의 이 한 줄이 그로부터 다시 200년이 지난 오늘날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2016년부터 민간단체 ‘비차발전위원회’를 중심으로 추진하던 비거(또는 비차) 복원과 문화콘텐츠 제작 사업에 진주시가 본격적으로 가세, 1천억 원이 넘는 돈을 쏟아 부어 ‘비거테마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나서면서다.한류드라마의 시초격인 ‘대장금’이라는 명작 드라마가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의료계가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안에 반대해 26일부터 2차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전공의를 비롯한 의사들은 의사 수가 부족하지 않으며, 의료취약지와 일부 전문분야에 의사들이 부족한 것은 충분한 보상이 따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등 의료정책을 의료전문가인 자신들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한다고 한다. 과연 그러한가.첫째,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발표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 1000명 당 활동의사 수는 2017년 기준 2.3명으로 OECD 평균 3.5명에
올해 같은 농사를 ‘구멍농사’라 한다지요? 농사가 고루 잘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을 안에서도 어떤 집은 멀쩡하니 농사가 잘 됐는데 어떤 집은 쫄딱 망하는 꼴더러 군데군데 구멍이 난 모양 같다고 ‘구멍농사’라 한답니다.올 농사가 딱 그렇습니다. 그렇게 비가 내렸는데도 참깨대가 실하게 잘 큰 집이 있는가 하면, 잘 크다가 수확기의 비에 못 이겨 종자도 못 찾고 녹아내린 집이 있습니다. 고추도 이미 탄저병이 다 들어 뽑아내야 하는 집이 있는가 하면, 수월찮게 수확하는 집도 있습니다.아무리 봐도 농사는 하늘에 맡겨져 있는 듯합니다. 정성을
국제사회에서 한국은 ‘악당’으로 불린다. 기후변화 대응에 가장 무책임하고 게으른 국가에게 부여하는 오명인 ‘기후악당국’. 2016년, 영국의 기후변화 NGO 은 '세계 4대 기후 악당 국가'로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한국을 선정했다. 1인당 탄소배출량의 가파른 증가, 석탄화력발전소 수출에 대한 재정 지원, 202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폐기 등을 선정 이유로 꼽았다.“우리는 대규모 멸종의 초입에 와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돈과 경제가 끝없이
망한 언니들 / 천지경 철망 꽂고 비닐만 씌우면딸기가 열리는 줄 알았어요비닐하우스 망한 언니 물 틀어놓고 돈 받기만 하면손님 오는 줄 알았어요목욕탕 망한 언니 새 옷 걸고 기다리기만 하면옷이 팔리는 줄 알았어요옷가게 망한 언니 예쁜 그릇에 안주만 담으면큰돈 벌줄 알았어요실비집 망한 언니 잠 안 자고 문 열어놓으면저절로 될 줄 알았어요24시 망한 언니 천지경 시집 < 울음 바이러스>발췌 *** 달 목욕을 다니지만 쓸데없는 잡담에 엮이기 싫어 샤워만 하고 나온다. 30여 분이면 목욕을 끝내는데 가끔씩 찜질하는 사람들 이야기가 귀에 꽂힌
“결국 노동은 기계가 하는 것이 될 것이다” 사회사상가이자 미래학자 제레미 레프킨은‘노동의 종말’을 예언하고 경고한다. 그러면서도‘노동의 종말’을 굳이 종말론적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노동은 단지 효용을 생산하는 데 관한 것이다. 반면, 사람들은 내재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공유된 사회 공동체 의식을 재활성화하기 위해 해방되어야 한다. 사람들은 노동으로부터 해방됨으로써 다가오는 세기에 인류를 위한 위대한 도약을 꿈꾸고 있는 시민 사회에서 사회적 자산을 만들어 내기 위한 중요한 공헌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또 “미래의 기술 천국에 대
이제 지긋지긋한 장마도 끝나가고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 느낌이다. 이번에는 러시아 국민악파 작곡가인 모데스트 무쏘르그스키의 대표 곡인 “전람회의 그림”을 소개한다. 마침 지난 해 이맘 때 러시아에 있었다는 생각에 골라 본 음악이다.러시아 작곡가 무쏘르그스키는 흔히 ‘러시아 5인조’라는 그룹의 일원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곡가 차이코프스키가 서구적인 음악을 작곡했다면 러시아 5인조는 다분히 러시아적이며 슬라브적인 음악을 작곡한 사람들이었다.이 중 대표적인 작곡가는 무쏘르그스키와 아라비안나이트의 일부를 음악으로
신기하게도 이른바 보수정권이나 진보정권이나 차이가 거의 없는 정책분야가 있다. 바로 농업정책이다. 지난 60년 이상 보수든, 진보든 농정당국에서 일관되게 내거는 농정의 핵심 과제는 기업화 규모화 산업화이다. 농업선진화, 6차산업 또는 융복합농업, 스마트농업, 수출농업 등 현란하지만 공허한 농정구호의 깃발만 드높다. 아사, 소멸 직전인 전국 농촌의 빈 들판마다 을씨년스럽게, 요란하게 깃발만 나부끼고 있다. 물론 정부 나름대로 내세우는 명분이나 논리가 없는 건 아니다. 국제 자유무역시대에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
Music : 삼계탕 앞에 선 닭들의 입장, 하현곤 팩토리 ‘삼계탕’곡 ‘삼계탕’의 화자(話者)는 삼계탕의 당사자인 닭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개미에게, 나쓰메 소세키가 고양이에게, 조지 오웰이 가축들에게 발언권을 준 것처럼 특정 시기가 되면 한국인들의 ‘보양식’으로 희생되는 이 땅의 수많은 닭들에게 하현곤이 말할 기회를 준 것이다.해당 가사는 저 대문학가들이 창조한 캐릭터들의 냉소마저 닮아, 세상이 백숙이라고도 부르는 그 요리로 ‘새롭게 태어날 준비’를 끝낸 닭들이 자신의 처지를 마음껏 자조할 수 있게 돕는다. 같은 생명(인간)
한국 금융의 특징은 ‘관치금융’이다. 정부가 금융을 통제하고 지배한다. 경제관료가 시장의 돈줄과 금맥을 틀어쥐고 있다. 돈이 피라면, 금융은 혈관에 해당한다. 그래서 한국금융은 피의 흐름이 원활하거나 자유롭지 않아 수시로 혈관협착증, 고지혈증, 심근경색 등 연관 질병에 시달린다. 그럴 때마다 ‘돈이 필요한 곳에 돈을 공급하는 금융시스템’에 의해 적재적소에, 적절히 수혈을 받아야 목숨을 부지하는 기업이나 가계가 고질적, 만성적 경영난, 민생고를 겪는다. 돌아보면, 1961년 박정희 군사정부는 ‘금융기관에 대
코로나19가 지구촌을 덮친 지 반년이 더 지났다. 앞으로 이 사태가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다. 하루빨리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해 코로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새롭게 진화한 코로나는 만나지 않기를 더 강하게 희망한다. 기대와 희망과는 달리 그렇게 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을 떨칠 수 없다. 속 좁은 편견일지도 모르지만, 코로나로 인해 겉으로는 많이 변한 듯해도 속은 그리 변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코로나라는 것이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을 마비시키고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러나 코로나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