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진주 정촌 공룡발자국 7700여개로 ‘세계 최대’ 수준

문화재 전문가 검토회의 열렸으나 현지 보존은 여전히 ‘불투명’ 이은상 기자l승인2019.04.05l수정2019.04.0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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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정촌뿌리산업단지(이하 뿌리산단)조성 부지에서 공룡발자국 7714개가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볼리비아에서 발견된 공룡발자국 5000여 개가 역대 최고 기록이었는데, 정촌 지역은 이미 이 기록을 훌쩍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문화재청은 지난 4일 전문가검토회의를 열어 정촌 화석단지에 대한 문화재 지정 및 보존방법을 결정하려 했지만 보존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날 회의는 문화재전문위원을 비롯한 유관기관 관계자 10여 명이 공룡화석산지 현장실사와 전문가 검토회의 자료 분석을 통해 이곳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이곳의 보존방법을 잠정적으로 결정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이 자리에 참가한 문화재 위원은 단 두 명. 결국 이 문제는 문화재청 평가회의로 이관돼 더 많은 검토작업이 필요하게 됐다. 평가회의에서 보존조치방법이 제시되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 문제가 최종 결정된다.

 

▲ <단디뉴스>가 지난 4일 전문가 검토회의 현장에서 단독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이곳에서 발견된 공룡발자국 수는 7714개로 확인됐다. 볼리비아에서 발견된 공룡발자국 5000여 개가 역대 최고였는데, 현장이 보존된다면 이 기록을 넘어서는 것은 물론, 세계최대 공룡발자국 밀집지인 '라거슈타테'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룡화석산지에 대한 천연기념물 지정 여부다. 이곳이 천연기념물로 지정 되면, 문화재청은 이곳의 보존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보존방법은 ‘이전보존’과 ‘현지보존’ 두 가지로 나뉜다.

천연기념물 지정은 큰 어려움 없이 정상적인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촌 공룡발자국산지는 세계적인 학술지로부터 △공룡발자국이 세계최대 밀집도로 발견된 점 △공룡이외에도 백악기의 다양한 생물이 발견된 점 등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분야 권위자인 미국 콜로라도 대학 마틴 로클리 교수와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대학 로밀리오 엔써니교수는 이곳의 학술적 가치가 크다고 수차례 밝혀왔다. 또한 문화재전문위원 임모 씨도 이곳의 학술적 가치가 크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문제는 이곳의 보존방법이다. 최상책은 ‘현지보존’이지만 이곳의 지반이 약해 보존이 쉽지 않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질학 권위자 A교수는 “먼저 현지보존을 위해 이곳의 암석 성분부터 분석해야한다. 이후 비·바람을 차단할 수 있는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후 강화처리제 등을 이용해 접합 작업을 한다면 현지 보존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곳의 화석을 떼어내 다른 곳에 보관하는 ‘이전보존’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문화재 검토 위원 백모 씨는 지난해 실시된 현장실사에서 이와 비슷한 맥락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백씨는 “이 분분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며, 차후 많은 사람의 의견을 반영해 지혜로운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뿌리산단 조성사업도 현지보존 결정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결정으로 뿌리산단 사업이 지연돼 차질을 입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진주시(40%)와 민간사업자(60%)로 설립된 특수목적 법인이 맡고 있지만 실적은 저조하다. 공정률은 60%에 달했지만 분양률은 6%에 머물러 있기 때문. 시는 지난해부터 업종변경을 통해 분양률을 높이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사업변경신청서 조차 접수되지 않고있다. 현재 뿌리산단 관계자는 현장 출입을 전면통제하고 있다.

 

▲ 지난 4일 전문가 검토회의가 열렸지만 이곳의 보존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관건은 40%의 지분을 가진 진주시의 의지다. 현지보존이 결정되면, 국가 지정매입 등의 방식으로 뿌리산단 부지를 보상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될 수 있고, 사업변경 추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 관계자는 “이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문화재청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대안으로 공룡화석산지 원형을 살려 공룡 관광단지를 개발할 수 있도록 사업설계를 변경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진주혁신 포럼 갈상돈 대표는 “이전 조치를 하게 되면, 그 과정에서 발자국화석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 진주시가 먼저 나서 현지 보존 결정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문화재청에 전달하고, 이곳을 문화와 산단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사업 설계를 변경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은상 기자  ayoe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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