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반대에도 불구하고 진주시 용도변경 강행

진주시가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곡면 사곡리 옛 사곡초등학교 부지의 용도를 변경해 승마장, 승마학교, 퇴비사 등을 지을 계획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진주시 수곡면 사곡리 주민들은 27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민의 동의 없는 부지 용도변경 허가를 성토했다. 이날 하경철 수곡면 사곡리 노인회장은 “진주시 수곡면 사곡리 655-1번지(옛 사곡초등학교)의 건축물 용도변경에 반대하며 이에 대한 취소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의 행위(용도 변경)가 주민들의 의견 청취나 관련 공무원의 현장실태조사 없이 계장 전결로 허가돼 주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며 “특히 이 곳은 주택과 3~5m 인접한 곳으로 소음, 악취, 환경위해 등 일상생활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 예견된다”고 밝혔다.

하 회장은 진주시가 수곡면 사곡리 주민들에게 통보도 하지 않은 채 해당 부지의 용도를 변경하고, 주민들이 부지 내 공사가 진행되는 상황을 보고 이를 알게 된 점도 문제 삼았다. 하 회장은 “주민의견 수렴에서 모두가 반대의사를 밝혀 진주시 도시과에서 용도변경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건축과에서 우리에게 통보도 하지 않고 용도를 변경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 진주시 수곡면 사곡리 주민들이 27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곡마을은 진양 하 씨 집성마을로 덕곡서원을 비롯해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대각서원, 주자어류 책판 2천여 점이 보관된 광명각, 문회각 등이 위치하고 있는 선비의 마을이다. 촉석루기를 쓴 송정 하수일, 파리평화회의에 독립을 호소한 파리장서에 서명한 회봉 하겸진, 여인헌 하재화, 백촌 하봉수 선생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하경철 노인회장은 “이러한 마을 한복판에 마구간과 승마 관련 시설이 들어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진양 하 씨 문중과 수곡면 전체 주민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밝혔다. 이어 “진주시는 이러한 전통마을을 보존해야 할 책임이 있는데도 도리어 승마장 등을 짓기 위해 용도를 변경했다”며 “용도변경 건을 취소해 주시길 강력히 요청한다. 최악의 경우 법정공방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진주시는 이에 대해 “해당 부지는 용도지역상 계획관리지역으로 지난 1997년 11월 6일 교육청으로부터 개인이 매입해 공장으로 사용하다가 주민들의 반대로 현재까지 방치돼 왔다”며 “2017년 10월 25일 용도변경신고가 접수돼 관련 부서간 심도 있는 협의 후 적법하여 용도변경 신고 처리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승마장 시설을 갖춘 후 관련부서에 체육시설(승마장) 신고를 하는 절차만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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