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연 감독, “문화 소비자로, 창작자로서 페미니즘적 관점은 무엇인가?”
지난 13일 경상국립대 사회과학관 휴머니티홀에서 열린 ‘모두를 위한 성평등 6’ 강연에는 영화 다큐멘터리 성덕으로 주목받은 오세연 감독이 참석했다. 강연은 영화·문학·대중문화 속 여성 캐릭터를 주제로 진행됐다.
오 감독은 “‘애마’, ‘케이팝 데몬 헌터’, ‘고백의 역사’ 등 여성 중심 작품을 보면서, 관객으로서 느끼는 불편함과 창작자로서의 고민이 끊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 캐릭터가 활약하면서도 차별과 혐오에 노출되는 장면을 반복적으로 접할 때 느끼는 복합적 감정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불편함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 그 불편함이 무엇을 말하는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강연에서는 문학 작품 사례도 소개됐다.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모순, 옐로 페이스등 작품에서 강력한 여성 인물이 등장해도 독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감독은 짚었다.
오 감독은 “이는 작품의 메시지와 현실 사이의 괴리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K-POP으로도 논의는 확장됐다. 그는 제니, 아이브, 전소연 등 여성 아이돌의 뮤직비디오를 사례로 들며, “여성이 하고 싶은 것을 표현한다고 해서 반드시 페미니즘적이라고 할 수 없다. 소비자의 시선과 사회적 맥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오 감독은 “대중문화 속 여성 서사는 단일한 기준으로 판단할 수 없으며, 페미니즘적 해석도 고정적이지 않다. 관객과 창작자가 서로 고민하고 소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세연 감독은 1999년 부산에서 태어나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있다. 데뷔작 성덕은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에서 처음 상영된 뒤 국내외 영화제를 돌며 매진을 기록했다. 그의 저서로는 오세연의 필름에세이 <성덕일기>, 내란 사태에 맞서고 사유하는 여성들 <다시 만날 세계에서>(공저)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