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에서 내일부터 총 10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었던 2025년 '모두를 위한 성평등 교육' 행사가 극우 기독교 단체의 집단 민원과 몰상식한 혐오 행동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진주시양성평등지원기금을 지원받아 진행되는 행사인데, 기독교 단체들이 "동성애를 옹호하는 행사에 공공예산이 지원되어서는 안 된다"는 논리로 벌써 수 주 전부터 진주시에 집단 민원을 접수하고, 업무를 마비 시킬 정도로 극성을 부렸다. 

설마 하던 일은 일어나고야 말았다. 진주시가 주최 측에 공문을 보내 행사 프로그램 내용을 진주시와 협의, 조정하고, 그대로 진행할 경우 지원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별다른 이유도 근거도 설명이 없었다. 막무가내였다. 
이번 행사는 진주여성민우회가 주최하고 경상국립대여성연구소, 단디뉴스가 공동 주관해 열리는 평범한 성평등 교육 행사일 뿐이다. 그런데 반대하는 단체는 강사의 정치적 성향이나, 페미니즘 옹호, 퀴어문화축제에 참여 이력 등을 문제 삼아 이미 승인된 교육 행사를 뒤집어엎으려 한다. 이미 부산과 거제 등에서 추진된 비슷한 교육 행사를 비틀고 무산시킨 사례들을 마치 전리품처럼 전시하기도 한다. 
그들이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을 믿든, 믿지 않든 상관하지 않는다. 기독교 단체가 하는 성탄절 행사나 교육 행사, 축제에 막대한 공공 예산이 들어가는 게 썩 내키지 않지만, 아무도 상관하지 않는다. 동성애가 질병이라고 믿거나 죄악이라고 믿더라도 상관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그들은 남의 머릿속 생각을 바꾸려 하고, 이미 결정된 교육 행사나 프로그램을 망치려 드는가. 그것이 예수의 가르침과 무슨 상관이 있고, 하느님 나라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그들이 진주시청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보면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 "남녀평등은 괜찮지만 성평등은 동성애 옹호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비논리도 우습지만, 동성애를 죄악시하고, 전염병처럼 여기는 태도, 에이즈와 같은 각종 질병의 원인이라고 강변하는 말들은 너무나 구시대적이고 전근대적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억지와 폭력에 단호히 대처해야 할 진주시장을 포함한 행정 관료들이 눈치나 보다가, 거꾸로 행사 주최 측을 압박하는 어이없는 일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일들 뒤에는 지독히 보수적인 한국 기독교계의 반과학적인 태도, 숨 막힐 정도로 보수화된 신앙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전근대성이 버티고 있다. 
기독교계 전체를 비난하고 싶진 않지만, 아직도 '불신지옥 예수천당'과 별반 다를 게 없는 교리에 매달려 건축 헌금이나 걷고, 목사에게 고급차 사주는 일에 몰두하고, 타 종교인을 개종시키는 것을 자랑삼는 교회의 행태와 케케묵은 교리에 집착하는 전근대적인 문화를 반성하고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계엄과 탄핵 사태, 법원 침탈과 같은 폭력적인 파시즘 현상에 기독교계가 미친 영향력에 대해 양심이 있다면 제대로 무릎 꿇고 반성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 들어 특검이 통일교를 비롯해,  거짓말과 불법, 폭력까지 서슴지 않았던 신천지, 전광훈, 손현보 같은 썩은내 나는 극우 개신교회를 대대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종교의 자유라는 그늘에 숨어 독버섯처럼 자란 사이비 종교단체들을 이번 기회에 대대적으로 청소하길 바란다. 이번 기회에 반드시 종교인 과세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서성룡 편집장
서성룡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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