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대 대표요구안,
진주시와 의회에 전달 예정
정책화될 지가 관건.
주민대회 매년 시행 예정

진주주민대회가 17일 열렸다. /사진=박동구
진주주민대회가 17일 열렸다. /사진=박동구

진주시민들이 실현되길 바란 최우선 정책은 진주시가 모든 시민에게 진주사랑상품권(지역화폐)을 배당하는 것이었다. 시내버스 노선 개편 및 수요응답형 대중교통체계 구축, 범죄 피해자 트라우마 지원센터 설립, 공공생리대 지원사업, 도심지역 청년 공공임대주택 설립, 권역별 청소년 센터 설립 및 운영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결과는 17일 진주교육지원청 대강당에서 열린 2023 진주주민대회에서 나왔다. 진주주민대회 조직위원회는 시민들이 직접 써낸 7285개의 요구안을 13대 대표요구안으로 간추린 뒤, 시민 3141명의 온·오프라인 투표를 통해 이들의 우선순위를 정했다. 요구안은 진주시와 진주시의회에 전달된다. 정책화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17일 오후 4시 진주교육지원청 대강당에서 2023 진주주민대회가 열렸다. ‘주민에게 권력을’, ‘우리가 낸 세금의 사용처, 우리 손으로 정한다’는 취지 아래 열린 진주주민대회에는 3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문화행사가 이어지는 등 대회는 축제 형식으로 진행됐다. 주민대회 측은 조규일 진주시장(국민의힘)과 박대출•강민국 국회의원(국민의힘), 양해영 진주시의회 의장(국민의힘)과 진주시의원들에게 참석을 권유했지만, 대회에 참석한 이들은 이규섭, 신서경, 최지원 진주시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전부였다. 이들은 이날 단상에 올라 “오늘 시민들의 목소리와 바람을 들었다. 시민들은 가장 두려운 존재이며, 우리는 대리인에 불과하다”며 요구안 실현을 약속했다.

 

2023 진주주민대회 공동조직위원장들이 '주권선언문' 발표 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박동구
2023 진주주민대회 공동조직위원장들이 '주권선언문' 발표 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박동구

진주주민대회 공동조직위원장들(9명)은 이날 참석자들을 대신해 ‘주권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헌법 1조 2항에 따라, 대한민국의 모든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며 “진주시의 주권은 주민들에게 있고, 주민이 권력의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선거철에만 주인으로 호명되는 것을 거부한다”며 “1년 365일 주인임을 확인하는 첫 단계로, 우리가 낸 세금의 예산편성에 개입하”기 위해 진주주민대회를 열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주시와 진주시의회는 주민들의 요구안을 책임감 있게 실행하라”며 올해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매년 진주주민대회를 열어 주민요구안 실현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주주민대회 조직위원회가 주민대회를 연 것은 ‘주민 직접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앞서 조직위원회 측은 “행정(시), 입법(의회), 주민, 세 기둥이 바로 서야 지방자치가 튼튼해진다”며 진주주민대회는 이 가운데 주민의 역할을 보다 강화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지방자치법 전면개정 등으로 주민들의 권한이 강화된 측면도 있지만, 여전히 주민 직접정치 수단인 주민자치회, 주민참여예산제 등의 역할에 한계가 있다면서다. 주민자치회는 진주지역 30개 읍면동 가운데 고작 3곳에서만 운영되고 있다. 주민참여예산제는 예산 사용 가능 분야가 적고, 한해 총액도 20여억 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주민 직접정치 실현에 한계가 있는 셈이다.

 

13대 대표요구안을 두고 진주시민 3141명이 투표한 결과
13대 대표요구안을 두고 진주시민 3141명이 투표한 결과

이날 류재수 진주주민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은 “주민들의 삶에 정치는 꼭 필요하다. 정치가 올바로 기능하지 않으면 우리 주변부터, 나라까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정치는 언제부터 혐오의 대상이 됐다. 현실정치의 한계를 주민 스스로 넘어서려는 도전이 바로 주민대회”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민대회는 주민이 권력을 가지고자 하는 활동의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주민들의 요구안을 실현시키려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주주민대회 조직위 발족 후 이루어진 모든 활동은 “주민 직접정치의 중요성을 알리고, 시민들을 진주시의 진정한 주인으로 모시는 과정”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시민 3141명이 참여한 투표결과 13대 대표요구안의 우선순위는 다음과 같이 결정됐다. 모든 시민에게 진주사랑상품권 배당(45.2%), 시내버스 노선 개편 및 수요응답형 대중교통체계 구축(32.3%), 범죄피해자 트라우마 지원센터 설립(27.2%), 공공생리대 지원사업(24.5%), 도심지역 청년 공공임대주택 확대(22.7%), 권역별 청소년 센터 설치 및 운영(22.2%), 노인 병원 동행 도우미 확대(20.3%), 급식노동자 처우개선(20.2%), 소극장 건립(19.2%), 축제·장례식장·공공기관 행사 다회용기 사용(19.1%), 농민수당 1인당 100만원으로 확대(17.2%), 돌봄 노동자 처우 개선(15.7%), 농촌지역 마을별 공용분리수거장 설치 및 운영(14.2%) 등이다.

 

2023 진주주민대회 참석자가 13대 대표요구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 = 박동구
2023 진주주민대회 참석자가 13대 대표요구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박동구

/단디뉴스 = 김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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