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옥희 진보당 진주시의원 예비후보

전옥희 진보당 진주시의원 예비후보(사 선거구)
전옥희 진보당 진주시의원 예비후보(사 선거구)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촛불혁명 이후 많은 기대가 있었지만, 달라진 게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시민들이 정치를 필요로 하는 순간, 우리 정치는 그들 곁을 지켜주지 않아요. 청년이자 여성운동가로서 직접 정치에 뛰어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입니다. 약자의 편에 서서 그들을 대신해 싸우고, 때론 중재하는, 그런 시의원이 되고 싶어요.”

6.1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전옥희 진보당 진주시의원 예비후보(사 선거구)는 14일 이번 선거에 출마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여성운동을 하면서 과거에는 정치와 여성운동이 별개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아니”라며 “사회운동의 한계를 체감했다. 직접 정치에 뛰어들어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정치세력화를 통해 사회를 바꾸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만 39세인 전 예비후보는 경상국립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한 후 17여 년간 여성운동가로서의 외길을 걸어왔다. 대학 시절 가정폭력상담원 교육 등을 받으며 여성운동을 해야겠다고 다짐했고, 졸업 직후 부산 ‘여성의 전화’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해 상근활동가로 일했다. 2014년부터는 진주에서 진주여성회 사무국장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어떠한 정치가 펼쳐지는가에 따라 시민들의 일상생활이 바뀐다”며 정치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곳에 사회적자원을 고르게 분배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치학에서 통용되는 정치의 정의, ‘한 사회의 자원을 권위적으로 배분하는 행위(데이비드 이스턴)’와 그가 생각하는 정치의 맥락은 같았다.

전 예비후보는 현재의 정치는 “절망의 정치”라며 이것을 “희망의 정치”로 바꾸어 나가는 청년정치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불공정, 불평등한 사회 속에 개인의 삶이 무너지고 절망 속에 스러져 가는 이들이 있는데도, 이들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방치하는 정치가 자행되고 있다”면서다. 그는 생활비가 없어서 혹은 일을 하다가 사람이 죽는 일만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그가 생각하는 “희망의 정치”는 특별한 게 아니다. “지금의 사회구조 때문에 사람이 죽어나가는 일만은 없어야 하”고 “힘겨운 사람들의 말을 경청하며, 곁에서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는 사람이 있는 정치”가 그에게는 ‘희망의 정치’이다. 그는 “기득권이 아닌 일반시민, 여성, 노동자가 의회에 들어가야 공감능력을 갖고 이 일을 해낼 수 있다”고 했다.

전 예비후보는 준비 중인 공약도 일부 소개했다. 처음으로 제시한 공약은 ‘돌봄노동경력인정제’였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돌봄노동(육아 등)으로 생긴 공백기가 있게 마련인데, 이것을 경력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라면서다. 그는 돌봄노동은 다른 누군가를 위한 노동인 만큼 존중받고, 인정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청소년들이 갈 곳이 없다”며 청소년들을 위한 문화공간을 더 확충하고 싶다는 생각과 청년들을 위한 월세지원, 진주시민을 대상으로 한 실질적이고 포괄적인 성교육, 노동인권교육, 기후위기 관련 교육을 강화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사회변화를 위해서는 교육과 토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엿보였다.

 

전옥희 진보당 진주시의원 예비후보(사 선거구)
전옥희 진보당 진주시의원 예비후보(사 선거구)

8대 진주시의회를 둔 평가는 박했다. 그는 공무직 공무원 채용비리 의혹과 시내버스 문제를 거론하며 “시민들이 의혹을 밝히라고 혹은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하라고 요구함에도 의회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자기 소속 정당의 이해를 대변하며 시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했다”는 것. 그러면서 “시민,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의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예비후보는 의회에 청년․여성 정치인이 많아져야 한다고 했다.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한 세대를 우리가 이해할 수 없듯이, 60~70대가 청년들을 이해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그는 “물론 나이만 청년, 여성이 아니라 청년의 정체성, 여성의 정체성을 가진 이들이 의회에 입성해야 청년과 여성을 제대로 대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청년․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이 확실한 후보임을 내비치며 “진주시는 여성친화도시임을 내세우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여성친화’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공공기관에도 여전히 성차별 문화가 존재한다. 공공기관부터 성평등이 실현되는 도시를 만들고 싶다. 의례적 교육이 아닌, 실질적 교육으로 또 성차별 문제를 적극 구제하는 방식으로..”라고 말했다.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고 있는 것에는 “마땅히 할 일이 없기 때문일 거다. 공무원 아니면 자영업, 일자리가 부족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려 해도 한계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이지 않지만, 청년들이 마음껏 도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회복탄력성을 보장해주는 그런 진주를 만들어 보고 싶다. 여전히 고민 중인 부분”이라고 했다.

6.1지방선거에서 정의당, 진보당, 녹색당, 노동당이 연대하기로 함에 따라, 전 예비후보는 진주시의원 사 선거구에 진보단일후보로 출마한다. 그는 “4개 정당이 집중하는 가치는 다르지만, 힘을 합쳐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진주시의회에 들어간다면, 누구보다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진보정당 연합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진보정당의 장점은 “사람을 귀하게 여긴다는 점”이라며 “기쁜 일이 있을 때는 옆에 있지 못했더라도, 시민들이 힘들고 도움이 필요할 때 그들 옆에 서 있는 것은 진보정당이었다”고 주장했다. 경상국립대학교 비정규직 투쟁, 삼성교통 파업, CJ택배 노동자 파업 등 최근 일어난 몇 가지 사례를 들면서다.

전 예비후보는 진보당을 포함한 진보정당이 예전처럼 시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에 “통합진보당 해산 국면에서 크게 탄압을 받은 점도 있지만, 돌아보면 대중들을 제대로 대변하고 있다는 믿음을 주지 못한 점도 있는 것 같다”며 “그래서 노동을 하는 사람, 여성운동을 하는 사람이 직접 정치를 하면서 시민들을 대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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