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호 자유기고가
박훈호 자유기고가

위드코로나 한 달여 만에 일일 확진자가 오천 명대에 이르고 새로운 변이바이러스가 발견되면서 방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다시금 다중이용시설 이용제한과 집합금지 조처가 시행된다고 한다. 이런 노력과 고민에는 많은 박수와 찬사가 뒤따라야 할 테지만 그렇게만 상찬하기에는 새로운 방역대책에 아쉬운 점이 너무 많다. 새로운 방역대책 중 눈에 띄는 몇 가지는, 이용제한 시설 지정,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의 출입을 제한하는 소위 백신패스 조치, 그리고 12세 이상의 청소년 백신 접종이다.

다시 모임을 제한하는 시설로는 카페, 식당 따위의 영세한 업종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에 반해 교회 같은 종교시설, 골프장, 백화점 따위의 다중이용시설은 그대로 허용한다고 한다. 이는 누가 보아도 일관성이 결여된 차별적인 결정이고 실효성이 떨어지는 결정이다. 힘 있고 돈 있는 집단 봐주기란 말이 나오기 딱 좋다. 전에 없던 백신패스는 정당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비민주적이기까지 한 잘못된 조치다.

정부는 우선 전 국민이 백신을 80%이상 접종했다면서 왜 코로나가 다시금 창궐하는지부터 설명해야 한다. 접종 70%대에 집단면역이 이루어질 거라 했던 말이 틀렸으니 변명이라도 성의껏 해야 한다는 말이다. 기간, 백신 부작용으로 보이는 사망자 수는 일천삼백 명을 넘어섰다. 중증 합병증까지 합치면 피해자는 수만에 이른다. 더해서 돌파 감염도 감염이다. 이 지점에서 미접종자를 차별할 자그만 근거조차 증발하고 만다. 오미크론 변이를 한반도에 가져온 목사 부부가 2차까지 백신을 접종한 백신패스 대상자였음을 기억하시라. 백신의 신뢰 회복이 더 중요해 보이는 때, 이런 백신을 안 맞으면 나다니지 말라는 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미접종자를 차별하는 일련의 조치들은 결국 백신접종을 강제하려는 움직임에 다름 아니다. 출입제한 시설에 학원, 독서실 따위를 집어넣은 이유는 코로나 치명율이 거의 제로에 수렴하는 십대들에게까지 백신을 맞으라, 강제하기 위함이 분명하다. 이런 조치는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려는 반민주적 행위들이다. 마땅히 민주국가라면 이런 조치는 철회되어야 한다. 집단의 이익을 위해 권유하고 선전하되 판단은 개별 국민이 스스로 하게 두어야 맞다. 우리는 통합적 생존적합성만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곤충사회나, 전체주의 국가에 살고 있지 않다.

나도 이런 혼란한 판국에 안전성 검증이 덜 된, 효과도 완전하지 않은 백신이나 따나 믿고는 싶다. 믿으면 편하다. 그래서 백번이고 믿어버리고 싶다. 그러나 백신은 종교가 아니다. 그것은 철저한 검증을 필요로 하는 과학의 영역에 있는 것이다. 가장 회의적인 방법으로 검증하고 또 검증해야 하는, 단 하나뿐인 생명을 향한 것이기도 하다. 해서 나는 지금의 코로나19백신을 확신하지 못한다.

차별적인 백신패스는 민주국가에서 시민의 고유권리를 제한하려는 시도다. 그래서 나는 코로나19백신을 강제하려는 일련의 차별조처들을 반대한다. 지금은 확진자 숫자만 늘리는 코로나 검사를 중단하고, 중증자 위주의 치료에 매달려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게 위드코로나 하는 길이다. 이 위드의 뜻을 사회로 확대하자. 함께는 백신(百信)과 불신 사이를 모두 포괄하는 단어다. 국민들은 그 사이에 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으려 마시라.

박훈호 자유기고가 tkakdrlt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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