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 초콜릿에 진주 담는 박해경 씨 “진주사람들, 지역에 자부심 더 가졌으면”

[연재 인터뷰 - 진주모아1] 초코숲 대표 박해경 씨 김순종 기자l승인2019.07.26l수정2019.08.0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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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를 담은 문화관광상품을 꾸준히 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진주모아 회원들이다. 진주모아는 3년 전쯤 우연한 기회에 진주를 주제로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단체이다. 매달 평거동 진주문고 등에서 ‘진주모아마켓’을 열고 있다.

진주성, 촉석루, 유등축제 등 이들이 작품에 담고 있는 것들은 진주를 대표하는 상징물이다. 그간 꾸준한 활동을 펼쳐왔지만 이들은 세간의 주목을 그다지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진주의 상징물을 앞으로도 작품에 담아낼 것이라는 이들에게서 진주사랑이 엿보인다.

<단디뉴스>는 진주를 각종 작품에 담아내고 있는 진주모아 작가들을 찾아 연재 인터뷰를 진행한다. 첫 번째로 ‘망경싸롱’을 운영하고 있는 초코숲의 박해경 씨를 지난 25일 만났다. 그는 올해 진주 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금상(1위)을 받기도 했다.

박 씨는 수제 초콜릿에 진주성, 촉석루, 유등축제 등 진주의 상징물을 담아내고 있지만 정작 진주시민들의 반응은 건조하다고 했다. “진주 사람들이 이러한 상징물에 너무 익숙하기 때문일 것”이라는 그는 그럼에도 “진주의 상징을 담아내는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한 “진주사람들이 진주의 상징물을 담은 작품에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고, 시에서도 이러한 작품들을 활용해 관광 상품화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진주에는 국립진주박물관 외에 진주를 상징하는 관광 상품을 구매할 곳이 없어 아쉽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 박해경 씨의 수제 초콜릿, 촉석루, 유등축제 불꽃놀이, 논개, 천자평통 형상이 들어가 있다. (사진 = 박해경 씨 제공)

다음은 초코숲 대표 박해경 씨와의 일문 일답.

- 진주모아는 언제 만들어진 단체이고, 어떤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나?

“진주모아는 3년 전쯤 성북동 근방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이 모여 만든 단체이다. 작가는 모두 6명이고, 진주모아마켓이 열릴 때 참여하는 셀러들이 10여명 정도 더 있다. 모두 작품에 진주의 상징인 진주성, 촉석루 등을 담아내고 있다. 중심은 이미경 씨다. 이 분은 진주의 상징을 담은 노트라든지 다양한 걸 만든다. 박건우, 권혁춘 씨는 화가이다. 진주성에서 자주 그림을 그린다. 유근종 씨는 사진작가로 매일 아침 진주성에 가 사진을 찍고, 박민철 씨는 목공예가로 공예품에 진주 상징물을 담고 있다. 저는 초콜릿에 진주성, 촉석루, 유등축제 등 여러 가지의 상징들을 담아내고 있다”

- 진주모아,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했다. 각자 손으로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들인데, 만나서 이야기하다가 작품을 만드는 것만 하지 말고 모임을 만들자고 했다. 진주모아라는 이름으로 모임을 시작한 지 3년쯤 됐다. 진주모아는 진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진주만의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 모인 것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일부로 모인 것이 아니라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하다 모인 거다. 우연이라고도 볼 수 있다”

 

▲ 2019년 진주 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수상한 후 조규일 진주시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진주모아 회원들, 박해경 씨는 왼쪽에서 두번째(사진 = 박해경 씨 제공)
▲ 2019 진주 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금상(1위)을 차지한 박해경 씨의 작품(사진 = 박해경 씨 제공)

- 올해 진주시 관광기념품 공모전 시상식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고?

“저는 올해 금상(1위)을 탔다. 2017년에는 동상을 타기도 했다. 저 뿐만 아니라 진주모아 작가들이 이번 공모전에서 모두 수상을 했다. 이미경 씨는 은상을, 권혁춘 씨는 동상을, 유근종씨와 박민철 씨는 장려상을 탔다. 진주모아 이름과 로고로 입선도 했다. 진주모아가 올해 공모전을 싹쓸이했는데, 예년과는 달라 심사위원이 누구인지 궁금했다”

- 진주의 상징 가운데 주로 진주성과 촉석루를 담나?

“저는 촉석루, 진주성, 그리고 진주성 안에 전시돼 있는 천자청통(대포), 논개, 유등, 불꽃놀이 등을 담았다. 논개의 경우 어떤 생김새였는가를 두고 논란이 많아 얼굴은 그리지 않고 선만으로 나타냈다. 수제 초콜릿에 이들을 담기 위한 디자인은 직접 한다. 서울 쪽 업체에 디자인을 맡겨 판제작을 하고, 그걸로 초콜릿을 만든다. 판 하나 뜨는데 30만 원 정도 든다. 이걸 받아 감자전분으로 문양을 떠 초콜릿에 붙인다. 하나 만드는 데 3일 정도 걸린다”

 

▲ 박해경 씨의 작품, 지난해 진주 국제재즈페스티벌 당시 만들었던 작품이다. 촉석루, 논개와 재즈페스티벌 문양, 재즈페스티벌이 열리는 데 기여한 한국남동발전 로고가 새겨져 있다.(사진 = 박해경 씨 제공)

- 사람들 반응은 어떤가?

“조금 무미건조한 것 같다. 젊은 친구들이나 진주에 살지 않는 사람들 반응은 좋다. 재미있어 하고. 서울 사는 한 분은 자기 직원들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촉석루와 유등축제가 담긴 초콜릿을 꼭 넣어 달라하기도 했다. 그런데 진주에 사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촉석루라든지 이런 것에 자부심이 없는 것 같다. 너무 익숙하고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반응을 보고 싶어 ‘이게 뭔지 아세요?’라고 물으면 ‘촉석루네요, 왜요?’ 이런 답변이 돌아온다. 진주에 살면서 진주와 관련된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촉석루를 소중히 생각하고 좋아한다. 이 때문에 이러한 작업을 하는 거다. 개인적으로 진주에 오면 냉면이나 비빔밥만 있는 게 아니라 촉석루를 담은 초콜릿도 있다는 걸 선보이고 싶다. 생각보다 벽이 높다”

- 본래 진주 사람이 아니라고, 진주는 어떤 곳인가?

“광주에서도 살아보고, 경기도에서도 살아봤다. 진주에 산지는 17년쯤 됐다. 가장 오래 살았고, 이제 진주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진주는 참 아름답고 살고 싶은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부정적인 면도 있다. 사람들은 진주에 살려면 학연, 지연이 필요하다고들 한다. 폐쇄적인 곳이고 어떤 일을 하려면 인맥이 필요하다는 건데, 실감한다. 새로운 시도를 하기 힘든 측면도 있다. 그러니 작가나 예술인들이 살기는 좀 힘든 동네인 것 같다.”

 

▲ 평거동 진주문고 앞에서 열린 진주모아마켓(사진 = 박해경 씨 제공)

- 진주모아는 진주모아마켓 등의 행사도 하는 걸로 안다.

“진주모아마켓 외에는 특별한 행사가 없다. 진주모아마켓은 시작한 지 1년이 조금 넘었다. 평거동 진주문고 1층에서 월1회 마켓을 연다. 작년에는 경남문화예술회관 재즈페스티벌에서 우리를 초대해 간 적이 있고, 올해 여름예술축제 때도 초대받아 참여했다. 진주를 담은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지만 주목받지는 못하는 것 같다. 진주모아 작가들의 작품 일부가 국립진주박물관에 전시되고 있기는 한데, 생계에 크게 보탬은 안 된다. 6대4 정도로 수익을 나누고 있기 때문이다. 진주에는 관광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다. 관광콘텐츠도 부족하다. 시에서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 진주에서 진주모아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거나 판매하고 있는 곳은 없나?

“진주성 앞 카페 유정에 일부 상품을 볼 수 있다. 진주박물관에서도 일부, 이외에는 없다. 올해 관광상품 공모전에서 진주모아 회원들이 수상을 했지만, 그걸로 끝이다. 다른 지역은 관광상품 공모전에서 수상을 한 작품들을 활용하는데 진주는 그렇지 않다. 순천에서 열린 공모전에서 수상한 적이 있는데 순천시는 앞으로 3년간 공모전을 열지 않겠다고 하더라. 이유는 수상 작품들을 관광상품으로 어떻게 개발할지, 판매할지를 고민하고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진주시청 1층에 비쥬몰이 있는데 우리가 관광상품 공모전에서 수상을 해도 판매 중인 상품은 없다”

 

▲ 박해경 씨의 수제 초콜렛, 촉석루, 유등축제 불꽃놀이, 유등축제 로고 등이 새겨져 있다. (사진 = 박해경 씨 제공)

- 그럼 수제 초콜릿을 어떻게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있나?

“보통 SNS를 보고 주문을 하는 사람들, 혹은 인맥으로 문의해오는 사람들을 통해 초콜릿을 판매하고 있다. 유등축제장에 나가고 싶어도 입점비용이 너무 비싸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게 아니라 손으로 하는 것이다 보니 수량이 많지 않고, 적자를 각오해야 한다. 그렇다고 반응이 뜨거운 것도 아니다. 우리가 진주모아마켓을 하는 이유는 순전히 홍보를 위해서다. 진주모아를 초대해주는 공간에는 앞으로도 언제든 갈 생각이다. 물건만 파는 게 아니라 전시를 하고 싶다“

- 다른 활동을 하는 건 없나?

“최근 아이들과 초콜릿 만들기 체험 시간을 가졌다. 보통 사비를 털어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자치단체에서 도움을 주지 않는다. 망경초등학교 쪽에서 체험 시간을 가지자고 해서 곧 아이들과 체험 시간을 가지게 될 것 같다. 강연 같은 걸 하려고 해도 재능기부를 요구하는 때가 많다보니 좀 힘들다”

- 앞으로 계획은?

“가끔 좌절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계속 진주의 상징을 담은 작품들을 만들어 갈 거다. 공룡 발자국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이런 아이디어가 있으면 전해주시면 고맙겠다. 아이들과의 체험시간도 계속 가져나갈 거다. 올 연말에는 진주모아 바자회를 기획하고 있다. 1년 동안 작업해온 기록을 전시하고, 뒷풀이도 하고.. 그때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면 좋을 것 같다”


김순종 기자  how2how2liv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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