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예정자, 계약해지요구·집단소송 등 반발 거세

사천 에르가 2차 아파트 공사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업 시행사인 세종알엔디(이하 세종)가 아파트 공사를 맡을 건설업체를 찾지 못해 공사가 장기간 중단 되고 있기 때문이다. 흥한건설이 지난해 8월 부도 처리된데 이어 사업을 승계하려던 두산건설마저 입주민의 동의율이 부족해 지난 8일 손을 뗐다. 세종은 “대체 건설업체를 찾고 있는 중” 이라는 입장이지만, 입주예정자들은 “더 이상 세종을 믿을 수 없다” 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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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가 아파트의 입주예정일은 오는 7월이지만 공정률은 44% 대(주택도시보증공사 공시자료, 지난해 11월 말 기준)에 머물러있다. 지난해 8월말 기준 공정률은 43%, 이는 공사가 사실상 중단됐음을 의미한다. 세종은 대체 시공사를 찾아 공사를 재개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입주예정자들은 “기간이 촉박해 부실공사의 우려가 크고, 보증사고 요건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차라리 계약을 해지 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사천 에르가 2차 아파트 공사가 장기간 중단돼 입주예정자들이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세종 관계자는 “대체 시공사 선정을 위해 이미 2·3등급 건설사 여러 곳과 협의,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중이다. 내주 중에 결정이 날 것 같고, 신속하게 문자로 공지할 것”이라며 “만약 돌관공사(장비와 인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단기간에 끝내는 공사)로 진행하게 된다하더라도 하자발생가능성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시공사와 협의 중 이며, 입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입주예정자들은 집단소송 제기, 보증채무 이행청구서 제출 등을 통해 계약을 해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먼저 184명은 “공사가 사실상 중단돼 입주지연에 따른 계약해제 조건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계약금·중도금을 반환하고, 위약금을 지급하라”며, 집단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110여 명은 “현재 공정률이 낮아 보증사고 요건에 해당할 가능성이 커 계약을 해지 하겠다”며 보증공사에 보증채무 이행청구서를 우편으로 발송했다.

세종은 이번사업을 승계할 건설업체를 아직 선정하지 못한 상태고, 입주예정자들 중 다수는 아파트 계약해지를 원하는 상황이다. 입주민들은 1등급 건설사인 두산건설마저 사업 참여에 이탈했고, 2·3등급 건설업체가 시일이 촉박한 상황에서 사업을 승계한다면 돌관공사 등에 따른 하자발생이 우려된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이번 사업의 ‘보증사고 해당여부’. 그리고 만약 보증사고에 해당될 시 ‘향후 처리방법’이다.

사천시 관계자는 “이 문제로 민원이 극심하다. 시는 승인권자로서 당사자 간에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지고, 행정상 권고 조치를 하고 있다”며 “보증사고 약관 등에 대한 판단은 시의 권한이 아니다. 보증공사가 결정할 사안이며, 만약 보증사고 처리가 된다면 이번 사업의 주체가 보증공사로 변경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보증공사관계자는 “무엇보다 보증사고 사유에 해당하는지 면밀히 검토해야한다. 시행사가 부도가 난 상황이 아니고, 의지를 가지고 시공사를 찾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행사가 사업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는지 여부도 꼼꼼히 판단해야한다”며 “절차에 따라 문제를 처리하는데 시일이 다소 걸리겠지만 지역민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조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사천 에르가 2차 아파트는 1295세대 중 70% 에 해당하는 913세대가 계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사천 에르가 2차 아파트 공사가 장기간 중단돼 입주예정자들이 계약해제를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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