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꾸라지는 서울에만 있는 게 아니었구나.”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홍준표 경남지사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마자 페이스북에 올라온 서성룡(진주 시민) 씨의 게시글이다. 미꾸라지가 요리조리 진흙탕을 헤집고 잘 빠져나간다면 홍 지사가 법망을 잘 빠져나간다는 의미를 담은 듯하다.  

 

▲ '홍준표 2심 무죄' 판결 발표되자 페이스북 게시글.

 

홍준표 주민소환 청구운동을 했던 경남도민과 시민사회단체의 실망과 분노는 컸다. 16일 오전 11시 이후부터 페이스북에는 경남도민들의 ‘무죄 판결 유감’ 게시글이 쏟아졌다.

이영균(진주) 씨는 ‘오늘 점심 밥맛은 별로겠다. 그래서 더 꼭꼭 씹어서 먹어야지. 판결, 얄궂다.’ 이청진(진주) 씨는 ‘3심에서는 죗값을 받겠지.’ 최세현(산청) 씨는 ‘속에 천불이 난다. 진주의료원, 무상급식, 지리산댐과 케이블카…경남도민들은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등의 글을 올렸다.

서부경남공공병원설립 도민운동본부

16일 '홍준표 무죄 판결 규탄' 기자회견

 

▲ 16일 '홍준표 2심 무죄' 판결 후 오후 1시 30분경 경남서부청사(옛 진주의료원)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

 

이날 오후 1시 30분, 서부경남공공병원설립 도민운동본부는 경남도청 서부청사(옛 진주의료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대한 무죄 판결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운동본부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측근을 통해 1억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 홍준표 경남도지사에게 당선 무효형인 징역 1년 6월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한 1심 재판부의 판결이 완전히 뒤집힌 것을 우리는 인정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운동본부는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진주의료원을 강제 폐업하고 무상급식을 중단시킨 행위는 경남도민들의 건강과 생명, 복지를 파괴한 독재행동·불통행정으로서 반드시 청산되어야 할 홍준표 도정의 적폐"라며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으며 도지사로서의 자격도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홍준표 지사는 무죄 선고 당일 오후 6시께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으로 입장을 발표했다. 홍 지사는 "이번 일을 계기로 저 자신부터 뼈를 깎는 심정으로 거듭 태어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분골쇄신하고, 더욱 낮은 자세로 저의 모든 성심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홍 지사는 17일 아침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사무소 도지사실에 있는 행운목 꽃이 활짝 피었다”며 “10년에 한번 필까말까 하는 꽃이라는데 이번에 활짝 피었다” 운운하며 은근히 '대권 출마설'을 풍기기도 했다.

 

▲ 홍준표 경남지사 페이스북. 2월 17일 오전 게시글.

 

= 아래는 서부경남공공병원설립 도민운동본부 기자회견문이다.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대한 무죄 판결을 규탄한다!

홍준표 도지사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

서부경남 공공병원 진주의료원 강제폐업 적폐부터 청산하라!

○ 2월 16일(목) 오전 10시 30분 열린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홍준표 도지사가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재판장 이상주 부장판사)는 2011년 6월 한나라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측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홍준표 경남도지사에게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 우리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대한 법원의 무죄 판결 결과를 강력히 규탄한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측근을 통해 1억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 홍준표 경남도지사에게 당선 무효형인 징역 1년 6월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한 1심 재판부의 판결이 완전히 뒤집힌 것을 우리는 인정할 수 없다.

○ 우리는 항소심 재판부가 진실을 외면한 채 봐주기 부실 판결로 홍준표 경남도지사에게 면죄부를 준 데 대해 강력한 의혹을 제기하며, 철저한 수사와 엄정한 법 집행을 촉구한다. 정치인이 기업인으로부터 뒷돈을 받아 챙긴 것은 썩은 정치의 표본이며, 명백한 범죄행위이다. 이러한 범죄행위는 반드시 단죄되어야 할 적폐이다. 이같은 적폐를 단죄하고 청산하지 않고서는 정치의 발전도 국민의 행복도 기대할 수 없다.

○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무죄판결을 받음에 따라 대선 후보로 출마하거나 경남도지사 3선에 도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무죄판결을 받았다고 해서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도정에서 드러난 적폐행위에 면죄부가 주어진 것은 아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진주의료원을 강제 폐업하고 무상급식을 중단시킨 행위는 경남도민들의 건강과 생명, 복지를 파괴한 독재행동·불통행정으로서 반드시 청산되어야 할 홍준표 도정의 적폐이다. 따라서, 홍준표 도지사는 대선 출마를 선언하거나 경남도지사 3선에 도전하는 것을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으며 도지사로서의 자격도 없다.  

○ 지금 당장 홍준표 도지사가 해야 할 일은 자신이 저지른 적폐부터 청산하는 일이다. 가장 우선적으로 홍준표 도지사가 해야 할 일은 진주의료원을 강제폐업하고 경남도청 서부청사로 용도변경한 데 대해 경남도민에게 사죄하고, 진주의료원 재개원방안을 마련하는 일과 중단된 무상급식을 재개하는 일이다.

○ 촛불민심은 경남도정의 적폐 청산과 새로운 경남도정을 요구하고 있다. 경남도민의 건강과 생명, 복지가 실현되는 새로운 경남도정을 추진하기 위해 우리는 진주의료원 재개원과 서부경남지역 공공병원 설립운동, 무상급식운동을 더욱 더 강력하게 전개해나갈 것이다.

2017년 2월 16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도민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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