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환영한다”는 진주시 응원 댓글 쏟아져
주최측 “부당한 공격에 흔들림 없이 행사 진행할 것”

진주서 열릴 예정인 성평등 강의가 일부 시민들의 악성 민원으로 논란에 휘말렸다.

진주여성민우회는 오는 8월 29일부터 9월 27일까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2시 경상국립대학교 사회과학관(151동) 411호(휴머니티홀) 에서 ‘2025 모두를 위한 성평등’ 강의를 연다.
진주여성민우회는 오는 8월 29일부터 9월 27일까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2시 경상국립대학교 사회과학관(151동) 411호(휴머니티홀) 에서 ‘2025 모두를 위한 성평등’ 강의를 연다.

진주여성민우회는 오는 29일부터 ‘2025 모두를 위한 성평등’ 강좌를 열 계획이다.

이번 강의는 질병·과학·미술·대중문화 등 10개 분야를 페미니즘 관점에서 풀어내도록 기획됐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남녀평등은 괜찮지만 성평등은 동성애 옹호”라며 강의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진주시청 홈페이지 ‘시장에게 바란다’ 게시판에는 “성평등은 위헌적이다”, “좌파적 주장이다”, “가정과 국가를 위태롭게 한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진주시청 홈페이지 ‘시장에게 바란다’ 게시판에는 “성평등은 위헌적이다”, “좌파적 주장이다”, “가정과 국가를 위태롭게 한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최근 진주시청 홈페이지 ‘시장에게 바란다’ 게시판에는 “성평등은 위헌적이다”, “좌파적 주장이다”, “가정과 국가를 위태롭게 한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13일부터 본격화된 민원은 14일에는 담당 부서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전화가 폭주했고, 15일에는 여성민우회 관계자들이 시청 담당자와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민우회 측은 “공정한 절차를 거쳐 기금사업으로 선정된 사업”이라며 “해당 프로그램 강사들의 강의 내용은 사회를 이해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해 공감하는 내용이다. 오히려 악성 민원인들의 주장은 비이성적이고 논리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강의를 신청한 박수림(가명)씨는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폭행 사건이 발생한 진주에서 이런 강의가 열린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며 “형평운동 발상지인 진주가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무사히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진주시청 홈페이지 ‘시장에게 바란다’ 게시판에는 “성평등 강의를 환영한다"는 내용의 글도 올라왔다. 
진주시청 홈페이지 ‘시장에게 바란다’ 게시판에는 “성평등 강의를 환영한다"는 내용의 글도 올라왔다. 

진주시 여성가족과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되면 절차에 따라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행사가 원만히 진행되길 바라지만, 민원이 쏟아지면 행정에도 책임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진주시청 홈페이지 ‘시장에게 바란다’ 게시판에는 “성평등 강의를 환영한다"는 내용의 글도 올라왔다. 
진주시청 홈페이지 ‘시장에게 바란다’ 게시판에는 “성평등 강의를 환영한다"는 내용의 글도 올라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성평등과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한다.

권수현 경상국립대 사회학과 교수는 “페미니즘은 여성도 인간이라는 선언에서 출발한다. 성차별적 구조를 성평등하게 바꾸려는 운동이자 학문적 접근법”이라며 “페미니즘을 무조건 거부하는 것은 여성이 동료 시민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생활정치시민네트워크 ‘진주같이’ 백인식 대표도 “양성평등기금 사업은 공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 사업”이라며 “악성 민원으로 사업을 막는 것은 시민 권리를 빼앗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행정은 민원에 휘둘리지 말고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은 2019년 연세대 ‘연세 정신과 인권’ 강의 사태와 유사하다.

당시에도 강의 내용에 ‘젠더’와 ‘난민’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반동성애 단체가 학교측에 집단 민원을 제기했고, ‘연세 정신과 인권’ 강의는 필수 교양 과목에서 선택 과목으로 격하됐다.

당시 학생과 연구자들은 “학교가 스스로 인권의 가치를 짓밟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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