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희 직접행동 영등포당 대표
15일 경남 진주 찾아 강연

직접행동 영등포당 이용희 대표가 15일 저녁 경남 진주에 와 시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직접행동 영등포당 이용희 대표가 15일 저녁 경남 진주에 와 시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귀하의 지역정당 등록신청서와 관련하여 「정당법」에는 지역정당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직접행동 영등포당이 지난해 10월 서울시 선관위원회에 창당 신청을 하고 받은 공문에 담긴 내용이다. 현행 「정당법」이 지역정당 설립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에 기초해, 헌법소원으로 지역정당 설립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직접행동 영등포당 이용희 대표가 15일 저녁 경남 진주를 찾아 시민들과 대화했다.

그는 이날 지역정당을 설립하려 노력하고 있는 것은 “지역의 조례라든지, 지역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1순위가 지역정당이라고 믿기 때문”이라며 “양당 독점 체제 속에서는 생활정치가 실현될 수 없다. 지역문제에 관심이 크지 않고, 예산을 확보해 개발에만 힘을 기울이는 것이 양당의 한계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양당 체제는 공천문제 등으로 “지역정치가 (중앙에) 종속되는 폐단을 부른다”며 지역정당이 설립돼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용희 대표는 "세계에 정당법이 존재하는 나라가 얼마나 될까요?”라는 물음으로 이날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독일에도 정당법이 있지만, 나치당과 같은 정당의 등장을 막으려고 한 것일 뿐, 정치결사의 자유를 강하게 제약하는 나라는 우리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중앙당을 서울에 두고, 5곳 이상의 광역단위에 시·도당을 설립해야 하며, 시·도당 소속 당원 1천명 이상이 확보돼야 창당을 허가하는 정당법이 정치결사의 자유를 방해하고 있다면서다.

이용희 대표는 왜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에 정당법이 있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그는 “정당이라는 건 사회가 어떠한 모습을 가져야 한다고 합의한 사람들이 모여 집단적으로 행동하기로 한 조직”이라며 “그 중 인기를 얻거나 사람들에게 동의를 받은 조직(정당)이 국가를 경영하는 것인데, 왜 국가가 정당법으로 정당설립 요건을 결정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용희 대표는 정당법이 군사정권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만들어진 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현행 정당법은 1962년 만들어져, 1963년 시행됐다. 지금까지 여러 차례 개정돼 왔지만, 정당설립 요건은 여전히 까다롭다. 군사정권은 정당법 제정 당시 군소정당의 난립을 방지해 정국안정을 도모한다는 취지를 내걸었지만, 군소정치세력의 정치결사와 정치활동의 자유를 억제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견해가 많다. 이 대표도 이날 이 견해에 힘을 싣는 발언을 했다.

이용희 대표는 직접행동 영등포당을 창당해 펼쳐온 그간의 활동과 헌법소원 진행과정을 상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 창당설립 신고 반려, 11월 헌법소원 제기, 2022년 1월 직접행동 영등포당 소속 예비후보 등록 반려, 3월 예비후보 선거운동, 5월 본후보 등록 반려 등의 행적들을 소개한 그는 사실상 이 모두가 헌법소원 제기를 위한 공문을 받기 위한 것이었다며, 진행 중인 헌법소원에 승소해야 지역정당 창당과 주민직접정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참석자와의 문답시간에도 그는 여러 이야기를 내놨다. 지역정당만으로는 전국적 이슈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물음에 그는 “스페인의 ‘포데모스’처럼 지역정당 간 연합을 통해 이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포데모스는 2014년 결성돼 2016년 스페인의 제3당으로 부상하며 돌풍을 일으킨 정당이다. 사실상 스페인 전역의 지역정당 간 연합체로, 국회에 진출해 나라 전체의 정책도 다루고 있다.

이용희 대표는 강의 막바지에 “헌법소원에 패하더라도, 지역정당 창당을 위해 적어도 10년은 힘쓸 것”이라며 “주민직접정치가 가능하려면 어떠한 대안보다 지역정당을 창당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직접행동 영등포당 이외에도 지역정당을 표방하며 창당된 단체가 전국에는 여럿 존재한다. 수도권에서 지난해 말 ‘은평민들레당’과 ‘과천시민정치당’이 창당됐고, 경남 진주에도 2013년 지역정당 성격을 띤 ‘진주같이’가 설립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단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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