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우 MBC경남 PD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여전히 숙제”

일자리와 놀거리를 찾아 대도시로 떠나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청년인구 유출 현상이 심화되지만, 이와 반대로 대도시를 떠나 고향에 돌아오거나 지방에서 꿈을 펼치는 청년인구도 늘어나고 있다. 창업가가 돼 자신만의 공간을 운영하기도 하고, 농사일에 뛰어들기도 한다. 단디뉴스는 진주에서 자신의 꿈을 펼쳐나가거나 진주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게 된 청년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청년들에게 있어 진주는 어떠한 가치가 있는 곳인지, 한편으로는 어떤 점이 부족한지 돌아보는 취지에서다. / 편집자 주

 

MBC경남 조현우 PD
MBC경남 조현우 PD

[단디뉴스=강누리 기자] “진주는 제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고요를 가진 도시였어요. 시골과 대도시의 중간 형태로, 선택에 따라 적당히 고요하고 적당히 바쁠 수 있었죠. 비슷한 규모의 도시들과 비교했을 때 대학교가 많아 청년인구가 꾸준히 유입되고, 구석구석 세월의 흔적과 트렌디함을 동시에 품고 있는 도시로 느껴졌어요”

2014년, 우연히 진주를 여행한 뒤 진주의 매력에 빠져 정착을 결심한 MBC경남 조현우 PD는 진주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8년간의 서울 생활을 뒤로하고 2018년 MBC경남에 입사하며 진주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조PD는 입사 면접 과정에서부터 진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부산 출생에 서울지역 대학을 졸업했지만 진주가 좋다는 그는 올해 근무지 변경으로 거주지를 진주에서 창원으로 옮겼다. 하지만 여전히 진주를 오가며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조PD는 은퇴 후 진주로 돌아와 살고 싶다는 뜻을 전하며 “타지인인 저의 애착을 진주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저는 진주가 참 좋아요”라고 했다.

 

조현우 PD는 진주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로 금호지를 꼽았다.
조현우 PD는 진주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로 금호지를 꼽았다.

조 PD는 “2014년 KTX 잡지에서 우연히 진주 소개 글을 보고 여행을 결정했다. 숙소를 칠암동 뭉클 게스트하우스로 잡았는데, 동네 사랑방 같은 분위기였다. 그곳에서 진주지역 예술인, 시민단체 등 지역민들과 함께 어울리며 보낸 경험들이 진주를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이 아닌 중소도시 진주에서 일어나는 문화·예술·시민활동 등이 신선하게 다가왔고, 덕분에 수도권 집중화 현상 등으로 인해 지방이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주 남강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자전거 산책과 소풍 문화가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서울이 아닌 중소도시 지역민들이 자발적으로 지역적 특성을 활용해 시민문화를 형성하고,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점이 인상 깊었다는 것. 마냥 적막하지도, 정신없이 복잡하지도 않으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 분위기와 서울에서 보기 힘든 도농 풍경도 진주를 좋아하게 된 이유라고 했다.

조 PD는 진주에 살면서 과거 자신이 살았던 대도시(부산·서울)와 비교해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진주라서 불편했다기보다 새로운 곳에서 삶을 꾸려나가는 데 적응이 필요했던 것뿐”이라며, 지역별 정치 성향과 교통 불편 문제 등은 진주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중소도시가 겪고 있는 공통의 문제라고 했다.

다만 그는 지역 청년 유출을 막고 유입을 늘리기 위해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하는 것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자신 역시 안정적인 일자리가 있었기에 진주 정착을 확정했다면서다.

그는 “양질의 일자리 없이 청년들에게 지역에 정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무책임한 행동이다. 당장은 여러 이유로 청년 수가 늘어나더라도 결국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일시적인 현상으로 기록될 뿐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주에 혁신도시가 들어선 후 공동화 현상과 부동산 공실 사태 등의 문제가 생겨났지만, 청년 인구가 정주하거나 유입되는 계기가 됐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앞으로도 진주가 이 같은 기회를 잘 활용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이뤄내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동화 현상: 도심 외곽지역으로 인구가 밀집되는 현상

조현우 PD가 찍은 진주역 모습
조현우 PD가 찍은 진주역 모습

그는 자신처럼 여행으로 진주를 방문한 이들에게 지역에 대한 긍정적 인상을 남기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한 추억들이 진주를 ‘살아볼 만한 도시, 살고 싶은 도시’로 기억되게 한다면서다. 또 장기적 관점에서 진주만의 성장이 아닌 창원·남해·하동 등 진주 인근 지역과의 공동 발전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 마지막 한마디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조 PD는 “진주를 경험하면서 경남의 다른 지역들에도 관심이 생겼다. 앞으로도 PD로써 진주를 비롯해 경남 곳곳의 이야기를 다양한 시선과 방식으로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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