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유월민주항쟁정신계승시민연대 정현찬 대표
“많은 사람들이 진주 6월항쟁 기억해줬으면..”
구) 개양파출소 부지 기념관 설립 논의도 이어져
진주 6월항쟁, 당시 민주화 시위 불씨 당겨

경상대학교 가좌캠퍼스 민주광장에 세워진 6월항쟁 기념 표지석
경상대학교 가좌캠퍼스 민주광장에 세워진 6월항쟁 기념 표지석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1987년 6월 15일 명동성당 농성 투쟁이 풀리면서 주춤해졌던 민주화시위는 6월 17일 경상대 학생들이 중심이 된 남해고속도로 점거시위와 LPG가스 수송차 징발로 다시 점화됐다. 이날 시위는 부산, 광주, 전주 등으로 확대되며 전국적인 민주화시위에 불을 지폈다” 6월항쟁을 서울 중심으로 기술한 주류 역사서 속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진주는 1987년 6월 민주화시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던 지역이다.

1987년 6월 15일 경상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시민 1만여 명이 시내거리를 장악하고 대규모 시위를 벌였으며, 같은 달 17일 남해고속도로와 경전선 철도 점거, LPG가스 수송차 2대 징발 등으로 민주화를 요구했다. 국내언론과 외신이 주목한 사건이었다. 같은 달 26일에는 평화대행진이 있기도 했다. 경상대 민주광장에서 30여 명의 학생으로 시작된 이날 행진은 구도심에 이르러 3천여 명의 시민을 이끌어내는 등 많은 호응을 얻었다.

 

경상대학교 가좌캠퍼스 민주광장에 세워진 6월항쟁 기념 표지석
경상대학교 가좌캠퍼스 민주광장에 세워진 6월항쟁 기념 표지석

당시를 기념하는 ‘6월항쟁 표지석 제막 및 기념행사’가 10일 오후 2시 경상대 민주광장에서 열린다. 표지석은 이미 세워졌으며, 표지석 앞면에는 ‘민주주의 유월항쟁 기념’, 옆면에는 "'탁' 치니 억하고 쓰러졌다는 6월은 뜨겁고 찰진 함성 헛되지 않았네",  뒷면에는 "1987년 경상대 학우들의 투쟁이 전국적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되었기에 여기 비를 세워 기념함"이라는 글귀가 새겨졌다. 옆면 글귀는 고 박노정 시인의 시에서 가져왔다.

진주 지역에 '6월항쟁' 관련 기념조형물이 세워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표지석은 경남도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다. 진주 6월항쟁에 참여한 인사들로 구성된 경남유월민주항쟁정신계승시민연대(대표 정현찬)는 애초 올해 6월 표지석 제막식을 계획했지만, 총장교체기였던 경상대 측과 날짜 협의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아 제막식이 다소 늦춰졌다. 이날 행사에는 김경수 경남지사, 박종훈 경남교육감과 조규일 진주시장 등이 축사를 할 예정이다.

 

경상대학교 가좌캠퍼스 민주광장에 세워진 6월항쟁 기념 표지석
경상대학교 가좌캠퍼스 민주광장에 세워진 6월항쟁 기념 표지석

정현찬 경남유월민주항쟁정신계승시민연대 대표는 4일 “1987년 6월항쟁 당시 시들해진 민주화 시위를 경상대를 중심으로 한 진주 시위대가 되살려났다는 점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특히 경전선 철도 점거, LPG가스 수송차 징발 등은 민주화 시위 바람을 살리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번 표지석 제막식을 통해 많은 후배들이 진주를 중심으로 한 서부경남이 6월항쟁에 기여했다는 점을 알게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경남유월민주항쟁정신계승시민연대는 파출소가 신축건물로 이전하면서 빈 건물이 된 구)개양파출소 부지에 ‘유월항쟁민주기념센터’가 들어서길 바라고 있다. 진주 6월항쟁 기록을 후대에 전해주기 위해서다. 논의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나, 시민연대 측은 관련기관과 협의를 해보겠다는 입장이다. 내년 초쯤 기념센터 건립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곳은 6월항쟁 당시 시위대의 공격에 불타기도 했던 옛 정촌파출소가 있던 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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