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피해 보고된 바 없고, ‘작은뿌리파리’인지 확실치 않아

작은뿌리파리로 추정되는 벌레가 진주시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대량 출몰하면서 이같은 현상이 일어난 뒷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기물이 많고, 습한 곳에 파리가 알을 놓고 이후 성충이 되는데 진주 지역에 이러한 조건이 성립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들은 부엽토(낙엽이 섞인 땅)나 나무가 죽은 곳에 파리가 자라기 쉽다면서도 올해 파리가 창궐한 이유를 정확히 찾기는 힘들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파리가 검정날개버섯파리과의 파리인 것은 확실하나 작은뿌리파리라고 단정짓기는 힘들다며 정확한 개체명은 육안으로 판단할 수 없고 DNA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했다.

 

▲ 진주지역에 대량 출몰하고 있는 검정날개버섯파리과 작은뿌리파리로 추정되는 벌레

앞선 9일 ‘농가골칫거리 작은뿌리파리, 도시에도 대량 출몰’이라는 제하의 기사가 나가자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진주 전역에 이같은 파리가 나타나고 있다고 증언했다. “우리 사무실도 난리다”, “금곡면에서도 대거 발생했는데 이유를 모르겠다”, “우리집에도 몇 마리”, “요즘 유독 눈에 띄더라고요” 등의 반응.

특히 한 시민은 파리 출몰 이유를 모르겠고 유충들을 방제하는 방법이 궁금하다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도 올해 파리가 대거 출몰하고 있는 이유를 정확히는 특정하지 못했다. 서식환경이나 서식하는 토양의 유기물 함량 등이 중요한 요인인데 땅을 파봐야 그 여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유충은 유충방지를 위해 제작된 농약을 통해 제거가 가능하다. 하지만 유충이 어디에 있는지 찾기 힘들고, 넓은 지역의 땅을 모두 조사해볼 수도 없는 터라 명확한 대책마련은 힘들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성충이 된 파리를 방역 작업을 통해 제거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진주시는 이에 따라 9일 진주 동부지역 4개 동·읍·면(충무공동, 문산읍, 금곡면, 금산면)에 집중적인 방역활동을 폈다. 방역팀은 “방역은 평소에도 하고 있는데 어제는 특히 이곳 4개 지역에 대대적인 방역작업을 했다. 10월까지 방역은 계속될 거다. 문제가 계속 발생하면 또 다시 집중방역을 하겠다”고 전했다.

 

▲ 진주지역에 대량 출몰하고 있는 검정날개버섯파리과 작은뿌리파리로 추정되는 벌레

작은뿌리파리 유충은 딸기 백합 오이 수박 등 재배 작물의 뿌리를 손상시켜 농민들에게 피해를 입히지만, 진주농민회는 현재까지 작은뿌리파리 유충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은 없다고 했다. 금산농민농약방 주인 A씨도 “특별히 올해 작은뿌리파리 유충과 관련된 농약을 찾는 농민이 늘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같은 증언에 이흥수 경남농업기술원 농업기후담당은 이번에 출몰한 파리를 작은뿌리파리라고 단정짓기는 힘들고, 꼭 농작물이 심어진 곳에만 파리가 알을 부화하는 건 아니라고 했다. 그는 “검정날개버섯파리과는 국내에서만 10여종이 발견됐고, 그 생김새가 모두 비슷하다. DNA 분석 전에는 육안으로 개체를 확인하기 힘들다”고 했다.

이어 “검정날개버섯파리과는 농작물이 심어진 곳뿐만 아니라 유기물이 많은 토양, 습한 곳 아래에 알을 부화한다. 올해 평상시보다 이 파리가 많은 것은 진주지역에 그런 조건이 형성됐다고 보는 게 합당할거다”고 했다. 다만 정확한 이유는 찾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유충을 제거하려면 파리가 알을 부화한 곳을 찾아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땅 속인 터라 찾기 어렵다”며 “파리가 사람에게 크게 피해를 끼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방역 등을 통해 성충을 제거하는 게 우선 취해져야 할 조치이다”고 설명했다.

정인홍 국립농업과학원 작물보호과원도 “유충을 찾기는 어렵고 파리용 방제약제를 뿌려 성충을 제거해야 한다” 며 “일반적인 나무 아래도 부식물이 많거나 습하면 파리가 알을 부화한다. 환경적으로 파리가 자라기 좋은 조건이 형성됐다고 봐야 하고, 특히 양분이나 비료를 많이 뿌리면 그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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