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진주 남강유등축제 유료화와 가림막 설치 여부를 두고 시민 논란과 지적이 계속되는 가운데 창원시에 소재한 경남대 신문방송학과 학생들이 이와 관련 집중토의 후 개인 블로그를 통해 의견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단디뉴스는 이들 학생들의 글을 필자의 동의를 구한 후 차례로 싣는다. 그 두번째이다. - 편집자 

남강유등축제는 진주의 개천예술제에서 행사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던 유등놀이가 자체적인 축제로 발전한 것으로 2000년 처음 개최되었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우수축제, 최우수축제로 지정되었고, 2011년부터 13년까지 3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 축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현재는 캐나다, 미국LA로 진출하며 글로벌 축제로 거듭나고 있음은 물론 수많은 국내 관광객에게도 최고의 축제로 인정받는, 명실공히 대한민국 대표 지역축제이다.

▲ 진주성 촉석문 앞 가림막. 안전을 위협받지 않은 곳임에도 남강 쪽 시선을 차단하기위해 가림막 설치를 했다. 결국은 돈 내지 않으면 보지 말라는 조치로 짐작된다./ 단디뉴스 DB

그런데 지난 2015년, 진주시가 남강유등축제를 전면 유료화하기로 결정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축제가 전면 유료화되자, 진주시는 입장료를 지불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 차등을 두기 위해 가림막 설치라는 최악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축제가 진행되는 동안 입장료를 지불하지 않은 사람은 남강을 볼 수 없도록 진주시가 가림막을 설치한 것이다. 바로 이 가림막이 대다수의 지역민들에게 비난을 받으면서 큰 논란이 되었다. 

지역민들은 진주시가 자연자원인 남강 일부 구간에 가림막을 설치함으로써 남강을 볼 자연 조망권을 강제로 박탈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역축제에 애정을 가지고 발전시켜온 시민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외면하려는 시의 행동에 분노를 표했다. 실제로 진주시 지역인터넷 언론사인 단디뉴스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적극 수용하려 하기 보다는 반발하는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묻어버릴 대책을 세우는 진주시 축제 관련인사들의 회의내용이 폭로된 바 있었다. 

지역축제 유료화는 꼭 필요한 것일까? 진주시는 지역축제의 재정자립화를 위해 유료화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축제가 끝난 이후에는 지역민들의 비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보다 축제의 경제적 실적을 들이밀며 성공적인 유료화였다는 자체평가를 내놓기에 급급했다. 진주 남강유등축제는 대한민국 대표축제다운 규모와 인지도를 자랑하는 만큼, 전면 유료화 했음에도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큰 경제적 수익을 얻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축제를 지켜본 모든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유료화로 인한 관람 환경의 개선이나 축제 콘텐츠의 질적 향상을 체감했을 지 의문이다.  

지역의 역사를 바탕으로 한 고유 콘텐츠들로 꾸미는 축제가 전국적으로, 나아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분명 자랑스러워 할만 한 일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축제가 성장하고 자리잡아 온 과정이다. 진심으로 지역의 환경과 문화를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지역민들과, 지역민들로부터 타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며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함께 향유하는 방문객들에 의해 성장한 축제인가 아닌가 하는 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2015년 이전까지 남강유등축제는 이런 면에서도 대한민국을 대표할 만한 축제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2015년 유료화 결정은 잘 이어져오던 축제에 있어 옥에 티가 된 것 같다. 유료화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유료화를 진행하고 실시한 진주시의 행태가 문제다. 축제 유료화라는 중요한 사안과 그 방안 마련이 지역민들과의 논의 없이 진행되었다는 점이 아쉽다. 설령 수많은 지역민들의 의견을 모두 수용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시에서 자체적으로 '가림막 설치'라는 방안을 마련했다 해도, 축제 이후에 큰 논란이 일어났고 또 많은 지역민들이 반발한다면 다시 논의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지만 진주시는 최근까지도 가림막 '설치'문제 자체를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가림막 '개선' 방안을 세울 목적으로 시민토론회를 열고, 국민들의 아이디어 제안을 받고 있다. 끝까지 지역민들의 진짜 의견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  

임진왜란 때의 '진주성 전투'라는, 지역의 역사적 사건을 기리기 위해 소규모로 이어오던 일종의 '의식'이 진주시를 대표하는 축제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분명 지역민들의 공이 크다. 소규모 행사로 진행될 때부터 자부심을 가지고 꾸준하게 지역축제를 이어 오며 발전시킨 축제의 주인이 누구인지 먼저 생각했더라면 뒤늦게 저런 토론회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진주 남강유등축제의 유료화' 문제 자체와 구체적인 유료화 방안까지 논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런 논의 없이 설치된 가림막은 축제 유료화와 함께 크게 이슈화되며 다음 축제를 준비할 시점이 다가오는 현재까지도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지금이라도 진주시가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려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야외 축제 현장을 가림막으로 가리고, 입장료를 내지 않으면 축제를 아예 즐길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지나지게 일차원적인 발상이 아닌가 싶다. 모두 축제를 즐기되, 기존의 공연콘텐츠를 더욱 개발하여 그런 공연에 대한 관람료를 부과하거나, 유등만들기나 소원등 만들기 같은 체험행사를 유료로 진행하는 부분적 유료화 방안도 있다. 또 함안 해바라기 축제의 경우, 3000원을 내고 구매하는 입장료에 '마을화폐'라는 이름을 붙여 지역 특산물로 교환하거나 먹거리를 구매하는 데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지역민들과 더불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축제인 진주남강유등축제를 사랑하는 국민들과 함께 논의한다면, 더욱 다양하고 창의적인 유료화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진주시가 오늘까지 진주남강유등축제 외곽 가림막 '운영'과 축제 발전 방향에 대한 제안 공모를 받았지만 아직까지도 '유료화와 가림막 설치'에 대한 진주시와 지역민의 합의가 이루어 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진주시는 지역민들의 의견을 수용하는 척하면서 여전히, '가림막을 이용한 축제현장 통제와 전면 유료화'를 고수하고 있어 올해 축제가 시작되는 순간까지도 이런 논란이 계속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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