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진주남강유등축제 발전 방안 모색을 위한 대시민토론회'
전면유료화와 가림막 설치 찬반 입장 팽팽
이창희 시장 "전면 유료화 할 수밖에"...서원명 대표 "부분 유료화 충분"

이창희 진주시장이 공개 토론회에서 지난해 남강유등축제 가림막 설치가 문제였음을 시인했다. '지난해와는 다르게 하겠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이 시장이 축제 전면 유료화는 '변함없다'는 입장이라 올해도 '남강을 가리고 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 가림막이 '축제 흉물'이었다면 올해 가림막은 '조형예술'로 만들겠다는 것으로 짐작된다.

이창희 시장이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3일 진주시청 시민홀에서 열린 ‘진주남강유등축제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시민대토론회’ 자리였다. 

▲ 3일 진주시청 시민홀에서 ‘진주남강유등축제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시민대토론회’를 열렸다. 이창희 진주시장이 토론자로 참석해 '가림막 설치가 문제였다'고 말했다. / 진주시

이날 토론회는 주선태 경상대 교수가 사회를 맡고, 토론자로 이창희 진주시장, 서원명 생활정치 시민네트워크 진주같이 공동대표, 김일식 진주 YMCA 사무총장, 김태영 경남발전연구원 연구위원, 김태훈 지역스토리텔링 연구소장, 석장호 진주문화예술재단 사무국장 등 6명이 참여했다. 진행은 유등축제 유료화, 축제 운영, 축제 관련 경제 활성화 등을 토론한 후 시민들과의 자유 질의 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토론 주제는 유등축제 유료화 왜 필요한가, 축제 가림막 어떻게 바꿔야 할까, 상권 활성화 위한 대책은 없나, 교통•숙박업소 등 문제 해결 방안은 있나, 유등축제 발전 위한 현실적인 방법 제안 등이었다.

예상했던 대로 이날 토론회의 쟁점은 축제 유료화와 가장 논란거리였던 가림막 설치 부분이었다. 6명 토론자가 4:2로 엇갈렸다. 이 시장을 비롯한 4명은 전면 유료화와 가림막 설치 찬성을 주장하거나 또는 동의하는 분위기였고, 서원명 공동대표와 김태훈 소장은 반대 입장을 명확하게 드러냈다.

1. 유등축제 유료화 왜 필요한가

이창희 진주시장은 “유료화 하지 않으면 안된다”로 입을 열었다. 이 시장은 기존에 언론을 통해 이야기 해왔듯이 축제 일몰제, 축제 총액한도제, 보통교부세 등 3가지 이유를 들었다. 즉, 축제 재정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가 지원금(보통교부세)을 제대로 가져와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축제 수익을 높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유료화를 꼭 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 시장의 ‘축제 재정 자립법’이다.

이 시장은 “나도 표를 먹고 사는 사람”이라며 “수익이 남으면 개천예술제 등 다른 축제에 지원하고, 또 문화예술에 지원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 이창희 진주시장은 전면 유료화를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석장호 진주문화예술재단 사무국장은 “유등축제는 문화관광부가 인정하는 문화관광상품이다. 유등축제로 (상품으로) 개발한 거다”면서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진주시민이 대상이 되는 축제가 아니라, 진주지역 외 사람들을 유치하는 축제다"라고 전면 유료화 찬성 입장을 말했다.

석 국장은 “유등축제 성공사례, 유료화 재정자립도 발표 등 각 지역에서 요청이 들어온다. 행사가 안 좋으면 타 지역에서 사례 발표 안 부른다”며 “유료화를 할 수밖에 없는 진정성을 알아달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서원명 진주같이 공동대표는 “부분 유료화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콘텐츠를 풍부하게 담아 운영하면 현실적으로 더 큰 수익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반박했다. 

서 대표는 “실제 시민여론을 알기위해 설문조사를 해보니 전면 유료화보다 부분을 훨씬 지지한다”고 밝혔다. 서 대표는 “재정 자립도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생각해 내어야 한다. (전면 유료화만이 답이 아니다) 전면 유료화를 하니 가림막을 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 서원명 진주같이 공동대표는 전면 유료화에 반대하며 “부분 유료화도 충분히 가능하다. 현실적인 수익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일식 진주 YMCA 사무총장은 “문화관광부 축제는 돈을 버는 축제”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뒤로 후진시킬 수 없는 문제”라며 “산업과 연결, 재투자 재비용 등을 생각하니 유료화로 충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만 축제의 주인이었던 시민들의 소외감, 상실감을 어떻게 줄이고 앞으로 주인의식을 갖게 하느냐의 문제가 남았다”며 “주인으로 참여하는데 행정이 다양하게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영 경남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현 수준을 유지하려면 유료화 해야 한다. 재정자립이 안돼 없어지는 지역 축제가 많다”며 “재정 충원으로 장기적 플랜을 세워야 한다. 수요디마케팅으로 보자면 축제 유료화가 객관적인 전환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태훈 지역스토리텔링 연구소장은 "축제는 원래 주최자인 시민들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현재 유등축제는 축제 경제적 효과, 성과와 수익 등을 너무 고민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관람객이 돈을 내는 것이 아니라 흔쾌히 돈을 쓸 수 있게 다양한 콘텐츠와 종합적인 구상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같은 정책변화 시기에 밀어부치는 게 아니라 시간이 들더라도 시민들과 합의를 도출해나가는 것이 지방정부의 품격이다”고 덧붙였다.

2. 축제 가림막 어떻게 바꿔야 할까

서원명 대표는 “가림막 문제는 불만과 분노가 크다. 축제 유료화를 하려고 하니 가림막을 할 수밖에 없었다, 최대 흉물이었다”고 지적했다.

서 대표는 “돈을 내는 것이 아니라 돈을 쓰는 방식이어야 한다. 축제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사람이 많으려면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강제되는 것보다 자율성이 강조돼야 한다”며 “가림막이 안전펜스가 될 수는 없다. 근본적으로 안전사고를 없애려면 가림막을 없애면 된다”고 주장했다.

석장호 국장은 “천수·진주교는 자전거 타고 다녀도 위험하다. 불꽃놀이 보려고 몰려오면 위험하다. 안전펜스(가림막)는 해야 한다”며 “개선하기 위한 시민 의견 있으면 충분히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김일식 총장은 “유료화 반대 의견 낸 적 없다”고 잘라 말한 뒤 “(가림막은) 기능적으로 안전펜스, 의미적으로는 유료화”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를 예술적 조형물로 보면 안 될까 싶다”고 말했다.

또 김태영 연구위원은 “현재로는 최선이다. 기존의 공공재와 수익성을 포괄하는 방법”이라며 가림막을 아트펜스로 만드는 방법을 이야기 했다.

김태훈 소장은 서 대표와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김 소장은 "가림막은 안전펜스가 아니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김 소장은 “가림막을 자꾸 안전펜스라고 하는데 그럼 돈을 안 받아야 한다.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가림막 설치 반대 입장을 말한 뒤 “진정한 안전문제라면, 보는 것을 막는 것이 아닌, 안전을 위한 만큼만 펜스를 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 주제의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이창희 시장은 가림막 설치가 첫째는 시민들의 안전이며, 두 번째는 유료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진주교와 천수교는 한꺼번에 사람들이 몰릴 경우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시장은 “가림막이 제일 문제가 됐는데…”라고 시인한 뒤, “올해는 좋은 안을 주면 하겠다. 토론 후든 개선책이 있으면 이야기해 달라”고 덧붙였다. 전면 유료화를 위해서는 가림막을 설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일식 진주 YMCA 사무총장, 석장호 진주문화예술재단 사무국장 등 축제 전면 유료화를 찬성하는 토론자들은 "축제유료화는 세계적인 추세“라는 이유를 들었으나 김태훈 소장은 "축제 유료화가 세계적인 추세라는 것은 처음 듣는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SCS(서경방송) 주최로, 서경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논란이 됐던 축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토론하고, 시민들이 직접 축제에 대한 의견을 제안하는 ‘시민대공감’ 자리로써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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