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헌만 기증 사진전 "집을 닮은 삶, 삶은 담은 집"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박물관
황헌만 기증 사진전 ‘집을 닮은 삶, 삶을 담은 집’이 올해 말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박물관(진주 혁신도시) 본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1970년대 급격히 변화하던 주거 문화를 현장에서 기록한 황헌만 작가의 작품을 공개한다. 황 작가는 농촌과 어촌, 산촌, 섬 지역 등 전국을 돌며 사라져 가는 전통 주거 공간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작품에는 당시의 생활 환경과 분위기가 생생하게 남아 있어 기록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황 작가가 이 사진들을 토지주택박물관에 기증하면서, 이를 기념하고 시민들이 자료를 직접 접할 수 있도록 전시가 마련됐다. 관람객들은 중장년층에게는 익숙한 과거의 생활상과, 청소년층에게는 이전 세대의 주거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자료들을 확인할 수 있다. 관람은 무료이며 전시는 올해 12월 말까지 진행된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으로 초가집이 함석·슬레이트 지붕의 주택으로 대거 교체되면서 주거 환경은 큰 변화를 맞았다.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며 현재는 국민의 약 93%가 도시에 살게 되었고, 아파트가 대표적인 주거 형태로 자리 잡았다. 황헌만 작가의 사진은 이러한 변화의 한복판에 놓여 있던 1970년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1부 집을 닮은 삶
우리 민족은 오랫동안 온돌과 마루가 중심인 단층집에서 살아왔다. 집은 주거 공간이자 일터였고, 돌잔치·결혼식·회갑연 등 중요한 행사가 열리는 공동체의 중심이었다. 이러한 삶의 방식은 자연스럽게 집의 형태와 구조에 반영되었다.
2부 삶을 담은 집
지역의 환경은 곧 집의 재료와 형태를 결정했다. 농촌에서는 짚, 강변에서는 갈대, 산촌에서는 나무껍질이나 판재가 지붕재로 사용되었다. 산업화 이전까지 사람들은 태어난 지역에서 부모의 일을 물려받아 생계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았고, 집과 직업, 삶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돼 있었다.
3부 변화하는 집
전통 가옥은 수백 년을 버티는 경우도 흔했지만, 오늘날 대다수가 거주하는 아파트의 수명은 30~50년에 불과하다. 집은 더 이상 삶의 대부분을 해결하는 공간이 아니라, 일정 시간 머무르는 장소로 변모했다.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서라벌예술대학 사진학과를 마친 뒤 《중앙일보》, 《어깨동무》, 《소년중앙》 등에서 사진기자로 활동하며 삶의 현장을 기록해왔다.
사라져 가는 전통 주거와 생활문화, 풍속을 평생의 화두로 삼아 『초가』, 『옹이』, 『조선 땅 마을지킴이』, 『한국의 세시풍속』 등 다수의 사진집을 펴냈다.
전통 문화유산과 자연 생태계를 끈질기게, 그리고 누구보다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온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황헌만 씨는 지난 2022년 암투병 끝에 향년 74세의 나이로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눈을 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