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초중순이면 아까시나무는 화사한 꽃과 진한 꽃내음으로 벌과 사람을 유혹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새하얀 꽃을 피웠지만 예전의 그 좋던 꽃내음이 희미해졌다. 꽃내음이 없으면 꿀도 없다고 한다. 

하얀꽃은 아까시나무.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하얀꽃은 아까시나무.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주유소 손님 지인이 합천 황매산 자락에서 벌을 키우신다. 거기서 나온 꿀을 주유소에서 조금 팔아 주는데,  아까시 꿀이 안 나온다고 할 정도로 줄어든 게 십 년쯤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주유소에도 아까시꿀은 오지 않는다.


우리 동네 천섭이 형은 1년에 아카시아꿀을 한 말씩 벌었었다. 청원리 마을에 양봉업자가 왔었는데 아카시아꿀을 따는 시기에 아르바이트하면 현금 대신 꿀 한 말로 대신했단다.

그 일이 십여 년 전부터 끊겼다고 했다.  아까시꿀이 줄어 일꾼을 쓸 필요가 없어진 탓이었다.

오늘 벌통을 실은 화물차 한 대가 들어왔다.


"사장님 올해 아까시꿀은 좀 어떻습니까?"

"죽을 맛입니다. 꽃필 쯤부터 저온이 계속되니 꿀이 없어요"

"그럼 아까시꿀이 잘 나오려면 새벽 온도가 몇도 아래로 떨어지면 안 됩니까?"

"15도는 돼야죠. 온난화되었다는데 초봄의 이상기후는 종잡을 수가 없어요. 이게 벌써 몇 년짼지 모르겠네요.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었는데..."


합천에서, 진주에서, 전국을 도는 양봉업자도
기상이변을, 아까시꽃을 통해 몸소 체감하고 있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오래전부터 기상이변 속에 살고 있다.
이전에는 별 관심 없었지만, 지금은 환경과 에너지 정책에도 관심이 간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정책도 긍정적인 부분들이 있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이어지지 못했다.
에너지 정책에서 김문수와 이준석은 낙제다. 왜냐하면 이들은 원전을 친환경 에너지로 꼽기 때문이다. 일본의 후쿠시마 사태를 보고도 최고의 안전성을 가졌다고 주장하는 후보들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내란의 시대, 

아카시아꽃이 묻는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는 누구를 찍어야 할까?

박성열 님은 진주시 지수면에서 농약방을 운영하며 틈틈이 글을 쓰며 지냅니다. 
박성열 님은 진주시 지수면에서 농약방을 운영하며 틈틈이 글을 쓰며 지냅니다. 

 

저작권자 © 단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