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함양·산청 시민참여 학교 강연 열려
“반헌법적인 12·3 계엄 사태 이후 광장으로 뛰쳐나온 2030 젊은 여성들이 보여준 신선한 모습은 우리 사회 '새로운 희망의 실마리'라고 본다. 남태령에서 농민들과 밤을 새운 청년들이 “내가 먹는 밥 한 그릇이 여기 계신 농민들의 피와 땀, 눈물이 어려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됐다”는 발언, 촛불과 남태령대첩, 응원봉·키세스 등 ‘빛의 혁명’에서 민주주의의 열망을 느낀다”
지난 25일 열린 함양·산청 시민참여 학교에서 강수돌 교수는 이같이 말했다.
함양·산청 난개발대책위원회는 함양, 산청, 거창 등 각지에서 모인 40여 명의 시민들과 함께 ‘윤 파면 이후 우리가 바라는 세상’이란 주제의 강연회를 함양제일교회에서 열었다.
‘마우스콘신’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보셨나요?
강 교수는 마우스콘신(Mouseconsin) 우화를 들려주었다.
“쥐 마을에서는 4년마다 한 번씩 대표자를 뽑는다. 그런데 정작 매번 당선되는 것은 고양이들이다. 흰 고양이를 뽑았다가 4년 후에는 검은 고양이를 뽑는 식이다. 고양이는 쥐를 잡을 수 있는 전방위적 법률을 만들어 쥐들을 위기에 처하게 한다. 한데 언론은 고양이가 쥐를 위해 최고의 선택을 했다고 선전한다. 쥐들은 별생각 없이 이번에도 얼룩 고양이를 뽑았다. 그도 처음에는 쥐들의 목소리를 듣는 척하더니 날이 갈수록 쥐들의 목을 조이고 이리저리 괴롭히기 시작한다. 고통의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야 쥐들은 겨우 정신을 차리게 된다. 선거철이 돌아오자 쥐 한 마리가 용감하게 일어서서는 “쥐 여러분, 이제는 절대 고양이를 뽑지 맙시다. 앞으로는 우리 스스로가 나설 때입니다!”라고 외친다. 이에 수많은 쥐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그는 이 우화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정치 대표자를 뽑는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라고 꼬집으며, 말을 이었다.
“내가 뽑는 정치 대표자가 ‘고양이’인지, ‘쥐’인지 알고 뽑아야 한다. 쥐들의 세상에서는 쥐 스스로가 다스리는 게 자치이고 민주주의인데, 쥐들의 세상에서 고양이를 뽑는다는 것은 우리의 선택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강연이 끝나갈 무렵 한 참가자는 “농촌의 현실을 생각하면 새로운 사회에 대한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다. 앞으로 농촌과 농업에 불어닥친 위기는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라고 질문했다.
강 교수는 “우리나라 여러 직업 분야 중에 제일 돈 안 되는 분야가 농사”라고 짚으며, “박정희 시절 이후에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추진되면서 농촌은 값싼 노동력을 재생산하기 위한 식량 생산 기지 역할을 강요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극심한 기후위기로 농업은 생존의 위기에 처했다”라고 짚으며, “농산물은 공산품과 달리 새롭게 접근해야 하며, 정부는 농민에게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함양·산청난개발 대책위원회는 지리산 케이블카를 비롯해 함양과 산청 등 지역의 환경파괴 개발사업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주민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역공동체 문화를 되살리기 위해 배움의 장을 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