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암어린이집 앞 플라타너스 중가지만 남기고 잘라내 ‘흉물’
진주시 “인명피해 예방하기 위해 잘라낸 것, 인근 나무그늘 이용하면 문제없다”

칠암어린이집 앞 플라타너스 현재 모습  
칠암어린이집 앞 플라타너스 현재 모습  

진주 칠암어린이공원 내 칠암어린이집 진출입로 주변 플라타너스(양버즘나무)의 과도한 전정 작업으로 인해 나무가 훼손되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진주시는 지난 6월 14일 플라타너스의 가지가 부러져 위험하다는 민원이 발생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긴급하게 전정 작업을 실시한 바 있다. 가지치기 작업은 오전 9시 30분경에 이루어졌는데, 칠암어린이집 아이들이 등원하는 시간이었다.

칠암어린이집 학부모가 국민신문고에 올린 내용에 의하면 “지난 6월 14일 9시 30분경 등원하러 간 저희 가족은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항상 어린이집 앞에서 큰 그늘막과 쉼터를 주던 커다란 플라타너스가 난도질당하고 있었습니다”고 시작해 “그늘의 부재에 대한 대책 마련, 가지치기로 손상된 나무의 처후 관리, 졸속행정에 대한 지역 주민과 어린이집 관계자에서 사과문을 요구한다”고 올렸다.

이에 진주시 공원관리과 직원은 “인명 피해 등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긴급하게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작업 상황이 노출된 점에 대하여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어린이집 가장자리에 위치한 수목으로 그늘을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6월 14일 전정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칠암동주민
6월 14일 전정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칠암동주민

오래된 나무이기 때문에 가지가 떨어져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실시했지만, 나뭇가지를 모두 잘라 보기 싫다는 의견이 많다. 또한 신속한 민원처리라는 이유로 칠암어린이집에 통보도 하지 않고, 아이들이 등원하는 시간에 작업을 진행한 부분도 지적되고 있다.

등원하는 시간에 만난 칠암어린이집 학부모는 “과거 농촌진흥원 시절부터 있던 플라타너스 나무이다. 나무에 붙어 있던 가지가 떨어져 위험하긴 했지만, 전지를 너무 심하게 해서 보기가 흉하다”고 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열린시장실에 “어른이라는 사람들이 왜 이리 아이들의 정서를 사려 깊게 돌봐주지 못하나”며 “고목을 한순간에 처참하게 다룰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올렸다.

칠암어린이집 관계자도 “어린이집에 통보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전정 작업을 진행했다. 아이들이 등원하는 시간에 작업이 이루어져 위험했다”며 “울창하고 아름다운 나무를 저렇게 만들어버려서 속상하다”고 전했다.

칠암어린이집 앞 플라타너스 과거 모습 @사진제공=칠암동주민
칠암어린이집 앞 플라타너스 과거 모습 @사진제공=칠암동주민

이번 플라타너스의 전정 작업에 관련해 전문가 2명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전 경남과기대 조경학과 강호철 교수는 “나무도 소중하지만, 죽은 가지에 의한 안전사고 대비가 더 중요하다. 다행스럽게 고유한 수형을 유지하며 정지 작업을 하여 그나마 다행이라 판단된다”고 말했다.

A생태연구소 소장은 “이 플라타너스(양버즘나무)는 100년은 더 되어 보이는데, 민원 제기로 인해 태풍이 오기 전 안전상의 이유로 급하게 전정 작업을 한 것이 아닌가 판단된다. 필요에 따라 나무에 대해 가지치기가 필요하지만, 반드시 주변 경관과 조화롭게 해야 한다”며 “문제가 되는 고사지를 전정하고 건강한 가지는 남겨야 하며, 최소한의 잎이 있어야 광합성 등의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생태교육적 가치를 염두에 두고 세밀한 작업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 예로 ‘테마 전정’을 들 수 있는데, 서울 서초구, 대구, 인천, 경기 수원·의정부, 충북 단양 등 가로수를 수종에 따라 네모·세모·동그라미 모양으로 만드는 등 미적인 부분을 고려해 전정을 하는 추세이다.”

국립산림과학원에 의하면 “플라타너스 한 그루는 매일 이산화탄소 3.6㎏을 흡수하고 산소 2.6㎏을 방출함으로써 3.5명이 하루 동안 숨쉴 수 있는 산소를 제공하며, 하루 13g의 오존을 흡수하는 뛰어난 대기정화효과를 갖고 있다. 이 양은 느티나무보다 3.5배, 은행나무보다 5.5배나 많은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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