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디뉴스=김순종 기자] 세월호 참사 9주기를 앞두고, 경남 진주에서도 추모행사가 이어진다. 세월호 참사 당시 10여명의 제자들을 구한 뒤 끝내 세상을 떠난 경상국립대 출신 고 유니나 선생을 기리는 추모행사가 14일 오전 열렸고, 15일 오후 4시 16분부터는 대안동 차없는 거리에서 추모행사가 이어진다. 차없는 거리에서 진행되는 행사에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도 참석할 예정이다. 비가 오면 진주교육지원청에서 행사가 진행된다.

14일 오전 11시 경상국립대 사범대 뒤편 고 유니나 선생의 추모비 앞에서는 유니나 선생을 추모하고, 세월호 참사의 실체적 진실을 요구하는 추모행사가 열렸다. 묵념과 함께 시작된 추모행사에는 세월호진실찾기진주시민의모임(=세진모)과 한국비정규교수노조 경상국립대분회 회원 등 시민 30여명이 함께했다. 이들은 희생자들의 안식을 빌며, 다시 한 번 세월호 참사를 둔 실체적 진실 규명과 안전사회 구성을 요구했다.

 

세월호 참사 9주기를 앞두고 고 유니나 선생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세월호 참사 9주기를 앞두고 고 유니나 선생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날 경상국립대 4학년 이은지 학생은 “새내기 때부터 요구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대한 이야기를 어느덧 졸업을 앞둔 지금까지 계속 말하고 있는 것에 여러 감정이 교차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선장이 무책임하게 배에서 탈출했을 때, 제자를 위해 끝까지 희생한 유니나 선생님의 희생정신에 추모와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며 “누군가를 위해 희생한 그 행동과 정신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최승제 한국비정규교수노조 경상국립대분회 대외협력국장은 “고 유니나 선생님의 추모비를 설치하는 것 이외에도 추가적인 다른 조치들을 학교에서 취할 수 있을 것인데, 부족한 것 같아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이태원 참사가 다시 일어났을 때, 어떻게 보면 9년 동안 (사회적 참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시는 이 같은 사회적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같이 힘을 모았으면 한다”고 했다.

백인식 진주같이 대표는 “4월 16일이 안전의 날로 제정됐지만, (일부지역) 교육청에서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지 말라는 공문이 내려졌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며 "아직 안전한 사회를 만들지 못했는데, 이러한 상황을 보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난해 이태원 참사가 일어나는 모습을 똑똑히 봤다. 언제까지 이러한 슬픔을 느껴야 할지, 시민들이 함께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참사 9주기를 앞두고 고 유니나 선생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세월호 참사 9주기를 앞두고 고 유니나 선생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한편 경상국립대 사범대 뒤편에는 2020년 말 고 유니나 선생의 추모비가 세워졌다. 고 유니나 선생은 2009년 경상국립대 일어교육과를 졸업하고 2011년 3월 1일 안산 단원고 교사로 부임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당시 제자 10여명을 구한 뒤 실종됐다가, 50여일 뒤 구명조끼도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견됐다. 교사로서 책임을 다한 뒤 끝내 사망한 채 발견된 그는 ‘세월호 의인’ 중 한 명으로 불리고 있다. /단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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