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디뉴스=김순종 기자] 진양호동물원 이전 사업을 두고 지역시민단체와 진주시가 간담회를 열었다. 12일 진양호공원 사무소 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는 이전될 동물원에서의 동물복지 실현을 주제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이날 참석한 시민단체 회원들은 동물을 가두는 동물원 자체에는 찬성할 수 없다면서도, 현재의 열악한 동물원보다는 이전될 환경이 더 낫다는 데 동의를 표했다. 그러면서 동물들이 지내기 유익한 환경을 조성해달라며 여러 제안들을 내놨다.

시는 앞서 2026년 3월까지 진양호동물원을 판문동 산 171-1번지에서 진양호 후문 상락원 일원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총 사업비 480억 원을 들여서다. 시는 동물행동 풍부화 기반을 구축해 동물복지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동물원 이전으로 부지면적은 기존 4만 1500㎡에서 29만 5890㎡로 7.1배, 방사장 규모는 기존 6100㎡에서 4만㎡로 6.6배 늘어난다. 이에 따라 동물 개체 당 방사장 규모는 22㎡에서 136㎡로 6.2배 증가할 예정이다. 주차장 규모도 현재 69대에서 243대로 늘어난다.

이전될 동물원은 크게 소형 동물존, 중형 동물존, 대형 동물존, 수달계곡, 민자유치존(편익시설), 생태체험관 등으로 구성된다. 시는 특히 수달종 보전원을 마련해, 환경부로부터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 지정받을 수 있게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진양호동물원 및 반려동물지원센터 이전 계획안
진양호동물원 및 반려동물지원센터 이전 계획안

시민단체 회원들은 이날 동물 개체 수를 늘리기보다 기존 동물들의 방사면적을 늘리는 데 집중해줄 것, 유리창이 많아지는데 조류가 창에 충돌하지 않도록 하고, 야생조류가 오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줄 것, 지역 동물을 보호하는 동물원이 되도록 해줄 것 등을 요구했다.

정은아 진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이전될 동물원에 개체 수를 늘리기보다, 개체 당 방사면적을 늘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편익시설 공간 등을 축소하고 방사면적을 늘리자"고 제안했다. 시는 동물 수를 기존 46종 276개체에서 55종 293개체로 늘릴 예정이다.

배정철 진양호공원팀장은 “개체 수는 1.1배 늘지만, 개체 당 방사면적은 6.2배 늘 예정”이라며 “방사장도 자연환경에 가까운 공간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동물들이 좁은 우리 안에 들어가 있다”며 이전 공간은 한결 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병렬 한국탐조연합 대표는 “계획안을 보면 유리창이 많아지는데, 조류 충돌을 방지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생조류가 오가는 모습을 관찰할 시설도 있었으면 한다”며 “해외에서는 탐조관광이 유행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배 팀장은 “늘어나는 유리창에 조류 충돌 방지스티커를 붙이는 방법 등으로 조류 충돌을 방지할 것”이라고 답하고, “습지 등을 좀 더 만드는 방법으로 야생조류가 오갈 수 있는 공간 마련을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진주시-시민단체 회원들이 진양호동물원 이전사업을 두고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진주시-시민단체 회원들이 진양호동물원 이전사업을 두고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심인경 진주참여연대 지방자치위원장은 “지역동물도 보호하고, 지역에 어떠한 동물이 살고 있는지 소개도 했으면 한다. 가령 진주, 산청 지역 동물을 소개하는 방식”이라며 “동물원이 지역민과 지역동물을 연결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배 팀장은 “동물행동 풍부화를 위해 놀이감도 많이 만들고 있다. 서식지 외 보호기관 지정을 받아 수달 등 지역동물을 보호하는 공익적 역할을 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며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람이 동물을 구경하는 게 아니라, 동물이 사람을 보는 느낌의 동물원을 만들 것”이라며 넓은 공간에 동물을 방사하고, 이들 사이로 관람객들이 지나다니도록 하겠다고 했다. 유리창 필름 등을 활용해 동물이 관람객에게 스트레스 받는 일도 줄여보겠다고 했다.

그는 이날 동물원에서 발생하는 오수 처리 계획도 전했다. 분뇨는 임시 퇴비장에 모았다가, 가축분뇨처리시설 전문업체를 이용해 퇴비로 활용하고, 사육장 청소 물 등은 별도 오수처리시설로 1차 정화 뒤 하수처리장에 보내겠다면서다.

한편 진양호동물원은 서부경남 유일 공립 동물원으로, 2022년 기준 19만여 명(유료 입장 13만 여명, 무료 입장 6만 5천여명)이 방문했다. 시는 동물원 이전으로 연간 60만 여명의 관람객을 유치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이다. /단디뉴스

 

진양호동물원 이전안(사진=진주시)
진양호동물원 이전안(사진=진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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