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사에 달린 단 하나의 댓글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이 댓글을 다수의 말이라고 생각해본다면 아마 반은 농담, 반은 진담일 거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한편으로는 맞는 말이다. ‘죽도록 노력해서 좋은 대학가고, 어영부영 시간 보내다 허접한 대학 간 거 맞지 않냐’, ‘그렇게 불러주는 게 하나의 보상 아니냐, 그게 공정한 거 아니냐

그런 것을 공정한 보상이라고 받아들인다고 해도 우리나라의 깊은 병은 입시 이후의 노력을 전혀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한번 명문대출신이면 영원히 패스, 지잡대 출신이면 그는 영원히 자기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시지프스처럼

한걸음 더 들어가 볼까. 18세에 죽도록 공부해서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이 그에게 주어진 것이 과연 그의 노력에 달린 문제인가?

어떤 아이는 버려졌고, 어떤 아이는 학대받았고, 어떤 아이는 그 어린 나이에 형을 잃었다. 어떤 아이는 너무 예민해서 중고등학교가 지옥이었고, 어떤 아이는 우연히 너무 나쁜 사람들을 만나 그 중요한 몇 년을 망쳐버렸다.

이런 경우에도 입시결과가 단지 그 개인의 성실함과 게으름의 결과라고 볼 수 있는가.

지성은 무디고 양심도 없다.

 

오영수 배우가 프로이트 역으로 분한 사진과 배우의 변은 너무 멋진데 비해 기자의 정신은 너무 빈곤했다. 기사를 다시 찾지는 못했지만 기자는 이 배우가 광고 등의 기회를 마다하고 이 연극을 선택했다고 썼다. 그러나 광고만이 기회는 아니다.

사람들은 돈이 되는 것만을 기회라고 생각하게 될 정도로 상상력이 고갈되어있다.

돈은 그 뒤를 쫓으면 도망가고, 길을 따르면 오히려 그 길에 따라온다.

따라오는 돈이 많느냐, 적느냐 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내 생각과 너무 같은 뉴스와 댓글이 있다.

오로지 변별이라는 이유로 가르치지도 않은 것을 시험문제로 내고 최상위권 학생을 제외한 모든 학생들에게 좌절감을 주는 교육.

자기의 힘으로 책을 읽고 자기 힘으로 생각하는 법을 모르는 채 정답을 잘 골라 높은 점수를 받은 적이 있다는 기억 하나로 스스로 똑똑하고 잘났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교육.

교육이란 100년을 생각하는 긴호흡으로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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