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백악기 나뭇가지 피복체 산지’ 명명
“보존가치 뛰어나”

사천 선전리 백악기 나뭇가지 피복체 산지. (사진=국립문화재연구소 학술용역 자료 갈무리)
사천 선전리 백악기 나뭇가지 피복체 산지. (사진=국립문화재연구소 학술용역 자료 갈무리)

[단디뉴스=이은상 기자] 사천 선전리 해안가에서 중생대 환경을 보여주는 나뭇가지 모양의 특이한 화석이 발견돼 국가문화재로 지정될 전망이다.

이 화석은 탄산염이 나뭇가지를 둥글게 둘러싼 형태로 마치 하나의 돌처럼 보인다. 이 같은 지질구조(피복체)는 유럽 등의 현생 호수와 하천에서 일부 발견됐지만, 지질시대 퇴적층에서 화석형태로 발견된 것은 매우 드물다. 보존가치가 높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28일 천연기념물 분과위원회 회의를 열어 사천 선전리 백악기 나뭇가지 피복체 산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키로 결정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화석의 발달규모가 크고, 보존상태도 뛰어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화석은 나뭇가지를 핵으로 탄산염이 이를 둘러싸며 성장한 형태의 지질구조다. 화석은 길이 510, 지름 15의 원통형 구조를 보인다. 백악기 진주층에서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11000만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지역에서 이 같은 형태의 지질구조가 발견됐지만, 군집을 이루지 않았고 보존상태도 뛰어나지 않다.

화석의 형성원리는 해안가에 있던 나뭇가지에 박테리아 등의 생물체가 달라붙어 광합성 작용을 일으킨 후 탄산염 물질이 침전, 나뭇가지는 빠져나가고 빈 공간에 탄산염이 채워지는 방식으로 추정된다.

나뭇가지가 남아있지 않음에도 막대기의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성주 경북대 고생물학과 교수는 탄산염 광물이 침전되기 좋은 환경의 호수에서 나뭇가지 피복체 화석이 드물게 발견되지만, 이들 화석은 비교적 최근의 것이다. 이번 화석은 고환경(오래된 환경/중생대)의 특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100여 곳 이상에서 군집으로 발견돼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사천 선전리 백악기 나뭇가지 피복체 산지. (사진=사천시)
사천 선전리 백악기 나뭇가지 피복체 산지. (사진=사천시)

1990년대 말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이 화석은 당초 막대형 스트로마톨라이트로 불렸다. 스트로마톨라이트(미생물의 활동으로 형성된 퇴적구조)와 형성과정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스트로마톨라이트는 퇴적면에서 상부로 성장하는 반면, 나뭇가지 피복체는 퇴적면 위를 구르며 성장해 이들 간의 형성구조에는 차이점이 있다.

문화재청은 2014년 학술용역을 진행해 사천 선전리 해안가에서 발견된 화석이 스트로마톨라이트와 다른 물질임을 확인했다. 이에 문화재청은 지난 3월 전문가 현지조사 과정에서 이곳 부지를 사천 선전리 백악기 나뭇가지 피복체 산지로 명명했다.

이곳 화석산지는 바다에 인접해 있어 파도에 의해 화석이 유실될 위험이 높다. 사천시 관계자는 문화재청과 협의를 거쳐 적합한 화석 보존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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