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을 학교에 묶어두는 것만이 교육이 아니다

방학의 사전적 의미는 학교에서 일정 기간 동안 학생의 건전한 발달을 위한 심신의 피로를 덜어주기 위해 수업을 쉬는 기간을 말한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는 '자율보충'이라는 명목 아래에 방학기간동안 '반강제적'으로 학교를 나와야 한다. 이처럼 방학전과 다를 바가 없는 말만 방학인 지금의 방학은, 방학이라고 할 수 없다.

푹푹찌는 더위를 뚫고 아침 일찍 부터 교복을 입고 가장 더운 12시에 하교해야 되는 그런 방학보충에는 여러가지 진실들이 숨어 있다.

▲ 진주 J여고의 방학 보충수업 등교모습

한 학생이 선생님께 '방학보충을 꼭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하자 돌아오는 대답은 "대학갈 생각 없으면 안 해도 된다"라는 단호한 대답이었다. 방학보충을 안한다고 적어내면 담임선생님께서는 따로 불러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신다.

물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빼주시는 선생님도 있으시지만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아니라고 한다. 대학을 가는 것과 방학에 보충을 하는 것이 무슨 상관관계가 있길래 선생님들이 이렇게나 방학보충에 강제적이실까? 답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방학보충 중에 대부분의 학교가 4교시까지 수업한다. 4교시 까지 수업을 할 때에 문과는 영어와 문학을 주로하고 이과는 과학과 수학을 중점으로 수업을 한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이런 방학 수업들이 모두 시험에 들어가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강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방학보충 기간에 하는 수업이 시험범위에 들어가는 것은 원칙적으로 맞지 않고 또 학교에서도 그렇게 규정하고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는지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선생님들께서는 보충기간에 졸고 있는 아이들에게 '시험범위 들어가니까 얼른 일어나라!'라는 말씀을 하시는 것이다.

방학보충은 의무적으로 시행되서는 안된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방학보충 신청서를 나누어 주고 일방적으로 제출하게 한다. 이게 과연 자율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보충수업을 하지 말아야 한다'가 아니다. 왜 모두가 똑같이 강제적으로 그렇게 해야 하는가의 문제다. 강제보충수업의 배경에는 억지로라도 공부를 시켜야 하고 공부 이외의 다른 것은 생각하는 것조차 학생들의 미래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라는 생각과 또한 보충수업을 하지 않으면 학생들은 그냥 놀게 되고 시간을 허비하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 있다.

그러나 자기 의지가 아닌 강제보충수업이 효과적일 수 없다.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선 학교 교실의 빈 자리를 채우는 것보다 자신의 의지로 방학을 보내는 것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 또한 마음껏 놀아보는 것도 청소년시기의 우리 학생들만의 특권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보다 더 잘 사는 선진국들에서는 강제보충수업, 야간 자율학습학교과 같은 일은 없다.

이렇듯 지금의 방학에 이루어지는 강제보충수업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학생들의 성장과 학업효율에 많은 문제를 낳기 때문에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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