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진주환경운동연합

<24년 전인 1991년 9월 25일 ‘남강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이 결성됐다. 지리산 양수댐 건설반대 투쟁활동 등을 해온 이 모임은 1993년 4월 2일 서울 공해추방운동연합을 포함한 전국 7개 환경단체들과 함께 ‘환경운동연합’을 탄생시켰다. 공식적으로 진주환경운동연합으로 불리게 된 것은 이때부터이다. 아시아 최대의 환경단체로 성장한 환경운동연합의 모태가 바로 진주환경운동연합인 셈이다. 진주환경운동연합은 현재 진주시 상대동 흥한타운상가 2층에 있다.>

13일 오후 윤송식 공동의장(진주제일중 교사)을 만나 진주환경운동연합이 걸어온 지금까지의 이야기도 듣고, 최근 어떤 활동에 주력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 진주환경운동연합 윤송식 공동의장

-“환경운동은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일”

진주환경운동연합은(이하 환경연합) 의장이 3명이다. 공동의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윤 의장은 왜 의장이 3명인지에 대해 “짝수가 되면 편이 갈라질 수 있기 때문에 홀수다”라고 말했다.

성인기 상임의장은 재정과 사업, 대외협력을, 박준영 공동의장은 생활환경을, 윤 의장은 환경교육과 청소년, 연대사업 분야를 맡고 있다.

환경연합의 상근직원은 3명인데 현재 탁영진 사무국장과 백인식 팀장이 일하고 있고 9월에는 휴직 중인 1명이 돌아온다.

환경연합의 활동 목적은 각종 오염과 공해, 인간의 무분별한 환경파괴행위로부터 자연과 인간을 보호하고 생명.평화.참여의 가치가 구현된 ‘지속가능한 사회’을 만드는 것이다.

윤 의장은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조가 됐으면 좋겠다. 현 세태는 당장 돈이 될만하면 다 쓰고 있는데 우리 세대에서 다 쓰고 나면 후손들은 어떻게 하느냐”며 “핵발전소를 지어 전기를 뽑아쓰는 건 30년 정도인데 그 뒷처리는 후손들의 몫이다. 그걸 막자. 자연을 그대로 물려주는 것이 환경연합이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환경연합의 가치는 자연과 공존하는 삶터를 지키고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일이다.

그는 “환경운동은 관심이다. 시민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환경교육과 홍보, 캠페인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고 환경연합의 사업을 설명했다.

-“우리는 대안 없는 반대는 하지 않는다”

환경연합은 진주를 비롯한 서부경남지역의 환경이슈에 의견을 내고 환경을 지키기 위한 여러 활동을 해오고 있다.

1995년에는 도심 난개발을 막고 지역의 교육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금성초등학교 보존운동을 벌였고 1997년에는 산청군 둔철산 골프장 건설 백지화 운동을 추진했다. 윤 의장은 20년 넘게 환경연합 활동을 하면서 가장 보람된 일이 둔철산 골프장 건설을 막은 것이라고 기억했다.

윤 의장은 환경연합이 무조건 개발을 막고 반대만 하는 단체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전기를 아껴쓰면 핵발전소를 더 짓지 않아도 되고 밀양 송전탑 갈등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 않는다. 대안 없는 반대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리산댐 건설 논란은 지역사회 환경분야의 최대 이슈다. 지난 30일 열린 경남도의회 정례회 5분 자유발언에서 이만호 의원이 지리산댐 조기 건설을 촉구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홍준표 도지사도 정부가 추진하는 지리산댐은 홍수조절용이 아닌 식수 기능을 포함한 다목적댐으로 건설돼야 한다는 견해를 여러 차례 밝혔다.

윤 의장은 환경연합이 지리산댐 건설을 왜 반대하는지 묻자 “지리산댐은 결국 부산에 물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물을 나눠 먹어야 한다는데 동의하지만 지리산댐을 지으면 낙동강 물은 어떻게 하느냐”며 “낙동강 수질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진양호로 유입되는 물은 산청과 함양 등 지리산 상류에서 내려오는데 지리산댐을 짓고 나면 상류의 물 유입은 줄고 생활하수가 경호강으로 흘러들고, 결국 진양호로 내려와 수질이 악화된다”고 말했다. 또한 함양군이 주장하는 가뭄이나 홍수 대비를 위한 목적도 사실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윤 의장은 “지리산생명연대 등 단체들과 지리산댐 건설 반대 활동을 계속 펼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리산 케이블카 문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 탈핵 캠페인

환경연합은 올해 <탈핵> 캠페인과 대안에너지 운동, 탈핵 시민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4주기를 맞아 시민들에게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진주 기후에너지 시민학교>도 열었다. 박종권(탈핵경남시민행동 공동대표) 강사의 ‘에너지자립과 대안에너지’ 강좌에 이어 서토덕 강사(환경운동연합 원전안전특별위원회 공동대표)의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와 에너지 전환'을 주제로 한 강좌가 열렸다. 9월에는 기후변화와 물, 도시텃밭 등을 주제로 진주 기후에너지 시민학교 강좌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 진주기후에너지 시민학교

-<숲생태.도시농업.생활환경.환경교육 등 활동 다양해>

그렇다면 환경현안에 대응하는 일 외에 환경연합이 일상적으로 하고 있는 일들을 살펴보자. 각 분과로 나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진주환경운동연합 부설 <열린숲>은 지역민을 대상으로 생태특강을 열고 있다. 지난 달에는 최세현 전 상임의장의 [알면서도 모르는 나무이야기] 강좌가 열렸다. 열린숲은 "앞으로 두달에 한번 씩 외부강사를 초청해 생태특강을 열 계획"이라며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 <열린숲> 생태특강

<지리산초록걸음>이란 이름의 지리산 둘레길 시민모니터링단도 운영 중이다. 지리산을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매월 셋째 토요일마다 진행된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환경연합은 <주말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금산면과 판문동에 있는데 금산면은 6년째고 판문동은 올해 처음 분양해 ‘우리가족 행복텃밭’을 슬로건으로 건강한 먹거리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진주생태탐사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남강과 진양호의 철새를 탐조하고 남강 생태지도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이 밖에 청소년 환경동아리 <푸른마당>과 대학생 환경동아리 <까치밥>, 주부자전거실천단 <두바퀴>, 그리고 생활환경 분야에서 ‘몸살림’ 운동 동아리가 활동 중이다.

윤 의장은 “환경연합의 회원은 500명으로 진주에서 가장 큰 시민단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다양한 활동으로 회원과 시민의 소통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 가족 생태숲 체험활동

-“환경이슈 포기할 수 없다. 직원들의 희생 크다”

성중곤 진주시민미디어센터 대표의 질문. 환경연합은 일상적으로 하는 일과 발생하는 이슈를 어떻게 조화롭게 풀어가는지 물었다.

윤 의장은 “일은 많고 이슈는 계속 터지는데 사람은 적다. 그래도 이슈를 포기할 수 없다”며 “사무국 상근 직원들의 희생으로 해결해 가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희생이 너무 크다. 적은 임금에 고생하고 있는데 시민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 속으로 다가가는 시민단체 만들겠다”

가장 힘든 점을 묻자 윤 의장은 “관변단체는 보조금을 받지만 환경연합은 투명성을 위해 관공서의 후원을 받지 않고 있다”며 “환경연합은 후원회비로 운영되기 때문에 회원확보가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윤 의장은 “시민 속으로 다가가는 시민단체로, 시민 누구나 부담없이 사무실에 찾아와서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단체로 만들어가겠다”며 환경운동은 관심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편집자 주 : <요즘 어떻습니까>는 매주 금요일 게재하며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합니다. 다음으로 찾았으면 하는 단체를 묻자 탁영진 사무국장은 진주여성민우회를 꼽았다. 탁 국장은 진주여성민우회가 지금 어떤 활동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는지를 궁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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