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기행 - 경남 진주시 하대동에만 있는 이것

하대본동 경로당에 가면 입구에 큰 비석이 있다. 2010년에 주민들이 세운 ‘만대할머니 유적비’다.

“어릴 때부터 만대할머니 이야기를 들어왔지만 어른들도 잘 모르데예. 이 경로당하고 중앙고등학교 뒤쪽 땅이 만대할머니가 주신 땅이라예."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일가친척도 자식도 없었던 할머니는 생존시 가난한 주민들을 위해 선행을 베풀었고 돌아가실 때는 현재 하대본동 경로당 터와 중앙고등학교 뒤쪽 농지 400평을 하대동 주민들을 위해 내놓았다고 한다.

▲ 진주시 하대동 본동 경로당 앞에 있는 만대할머니 유적비.

“현 시가로 치면 20억 원 정도 됩니더. 매년 재산 지내고 재산세 내고 원금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이 동네 주민들을 위해 쓰고 있지예. 만대할머니가 평생 동안 아끼고 모은 재산이 대물림 되면서 우리 동네 자손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 것이 더 큰 일이지예.”

본동경로당에서 만난 박방조(73) 아재는 만대 할머니는 언제 생존했는지, 존함마저도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언제부터인지 ‘자손만대’에서 따온 만대를 붙여 ‘만대할머니’라 부르게 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경로당 건물은 진종석 도의원 무렵 지은 건데 우리가 세를 도에다 내고 있지예. 만대할머니가 기부한 자산을 관리하는 재산위원회가 있는데 전체 회원이 109명이라예. 하대본동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회원 제명이 됩니더.”

지금도 주민들은 매년 음력 5월 7일이면 본동경로당에서 만대할머니 제를 지내고 뜻을 추모하고 있다.

“유적비 세운 장소가 좀 협소하지예. 옆터에다 만들고 싶었는데 뜻대로 안된 기라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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