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재난지원금 지급 예정", 수자원공사 "보상 방안 검토"

▲ 8일 물에 잠긴 진주 내동면 양옥마을 전경[사진 = 독자 제공]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공장하고 주택이 다 물에 잠겼어요.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추산이 안 될 정도로 피해가 큽니다. 차 3대, 가공공장 기계(포장기, 세척기, 추출기, 냉장고), 비닐하우스가 잠겼고, 체험 공간을 마련하려 사둔 책상 800세트도 모두 물에 잠겼습니다”

“집안에 물이 차서 냉장고, 싱크대, 옷장, TV 다 버렸어. 어제(9일) 시청이나 봉사단체, 군인들이 와서 복구 작업을 도와줬지만 집에서는 잠을 못 잤지. 물에 다 젖었는데 뭐. 동네 사는 사람들 대부분 노인들인데 피해가 적지 않아. 이런 피해는 30여년 만이네”

 

▲ 물에 젖어 쌓여있는 가구들을 굴삭기가 대형 트럭에 옮겨 싣고 있다.

지난 7~8일 쏟아진 폭우로 물에 잠긴 진주시 내동면 양옥마을은 10일 오전까지도 복구 작업에 바빴다. 각종 봉사단체와 진주시 관계자, 군인(공군)들이 9일 복구 작업에 나섰지만, 이날까지 복구 작업은 계속되고 있었다. 주민들은 이번 침수로 재산피해가 크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마을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길가에는 물에 젖어 버리게 된 각종 가구와 가전제품들이 쌓여 있었다. 대형 굴삭기는 버려진 물건들을 트럭으로 옮기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 마을 주민들의 소중한 재산이었던 이들은 트럭에 실려 진주시 매립장으로 향할 예정이라고 했다.

 

▲ 8일 물에 잠긴 뒤 문 씨가 운영하는 가공공장의 모습[사진 = 독자 제공]

이 마을에서 농산물 가공공장을 하는 문창현 씨는 피해액을 산출할 수 없을 만큼 큰 피해를 입었다. 가공공장 기계가 물에 다 젖었고 하우스가 무너졌다. 차량 3대와 트랙터가 침수됐고 체험장 조성을 위해 사둔 책상 800여 세트, 농산물, 약재도 물에 잠겨 버려야 할 상황이다.

그는 “8일 새벽부터 오전까지 수자원공사 남강댐 관리단에서 방수량을 점차 늘려 이날 오전 10시쯤에는 초당 5400여 톤의 물이 방수됐다. 이미 이날 7시쯤 마을이 물에 잠겨 사람이 나가기도 힘든 상황이었는데 차량이라든지 다른 것을 옮길 수 없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수자원공사에서 남강댐 방수량을 늘린 게 침수의 주된 원인인데, 진주시도 수자원 공사도 보상에 관해서는 구체적 이야기가 없다. 당일 방수량을 늘린다는 문자도 늦었다. 어느 정도 침수피해가 정리가 되면 항의 방문할 참이다”고 했다. 이 마을은 남강댐 사천방향 제수문으로부터 300여 미터 거리에 있다.

 

▲ 물에 잠겨 쓰지 못하게 된 책걸상과 각종 가구들[사진=독자 제공]

마을주민 A씨(75)는 마을사람 대다수가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10여 채 넘는 주택이 물에 잠기면서 대다수 가정에서 가전제품이나 가구를 버리게 됐다는 것. 그는 “30년 전쯤 태풍 셀마 이후로 마을이 잠긴 건 처음”이라며 “오늘도 태풍이 온다고 해서 걱정이다. 또 다시 침수되면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A씨를 따라 그의 집을 방문하니, 집안에 남은 가전제품, 가구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TV 2대, 양문형 고가의 냉장고, 옷장 등 대부분의 살림살이가 물에 잠겨 모두 버릴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심지어 싱크대도 물에 잠겨 뜯어낸 흔적이 엿보였다. 벽면에는 1미터 높이까지 비에 잠긴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는 “8일 오전 7시쯤부터 마을이 물에 잠기기 시작했고, 남강에서 가까운 마을 아래 쪽 사람들은 한 때 고립되기도 했다. 119가 와서 고무보트로 사람들을 대피시켰다. 그만큼 물이 차는 시간이 짧았다. 9일 새벽녘에서야 물이 빠져 어제부터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 10일 양옥마을 주민의 집 앞에 쌓인 각종 가전제품, 가구, 생필품들

또 다른 마을주민 B씨도 피해가 크기는 마찬가지다. 남강변 바로 옆에 위치한 그의 집 앞에는 거의 모든 살림살이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그는 비축해둔 농산물이 모두 떠내려갔고,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도 물에 휩쓸려 내려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게 보상이 될지 모르겠다. 개인이 책임져야 할 문제라는 이야기도 있던데”라며 일단은 피해 상황을 알려달라고 덧붙였다.

진주시 관계자는 “재난으로 집이 침수되거나 이재민이 발생하면 재난지원금을 지원하게 돼 있다. 내동면 양곡마을 주민들의 피해를 조사 중이고, 조사가 끝나면 어느 정도 지원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농산물 가공공장이 입은 피해는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 마을주민 B씨의 집 앞 전경

수자원공사 남강댐관리단 관계자는 “피해주민들에게 보상을 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하고 당시 많은 양의 물을 방수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당시 최고수준일 때 초당 8700톤의 물이 남강댐으로 유입돼 많은 양의 물을 방수해야만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통상적으로 태풍이 오더라도 주민들이 피해를 볼 만큼 물을 방수하지는 않는다. 오늘 태풍이 온다고 하지만 저번처럼 많은 양의 물이 방수되지는 않을 걸로 본다”고 덧붙였다. 기상청은 10일 태풍 장미의 영향으로 서부경남지역에 50~15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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