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프로그램 따라 경사도 ‘들쭉날쭉’, 행정행위 문제없나?

집현면 봉강리 일대 대지조성지 경사도 두고 진주시의회 지적 김순종 기자l승인2020.07.27l수정2020.07.2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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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현면 봉강리 404번지 외 12필지의 경사도를 측정한 백인엔지리어링이 27일 이와 관련된 보고를 시의회에 하고 있다.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경사도 분석 프로그램에 따라 경사도가 5도 이상씩 차이가 난다면 경사도 12도 이하 지역에만 개발행위를 허가하는 진주시의 행정행위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경사도 분석 프로그램에 따라 경사도가 적게는 0.2도, 많게는 5.9도까지 차이가 나는 걸로 드러나면서, 경사도 12도 이하를 대상으로 개발행위를 허가하고 있는 진주시 행정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주)해밀은 2018년 4월 집현면 봉강리 404번지 외 12필지를 대상으로 대지조성사업 계획 승인 신청을 했다가 불허 판정을 받았다. 토지 경사도가 17도이며, 택지(21필지)마다 계단식 조성이 예정돼 안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한 경사진 도로로 주차장 진출입 시 교통문제가 우려되고, 과다한 계단식 석축설치로 도시경관 훼손과 재해위험이 있다는 이유였다.

이에 (주)해밀은 대지조성지를 기존 1만 7344제곱미터에서 1만 5108제곱미터로 축소해 대지조성사업 계획을 재신청했다. 경사도는 17도에서 11.98도로 떨어져 진주시의 개발행위 허가치인 12도 이하가 됐다. 시는 2019년 초 이를 심의했고, 같은 해 3월 15일 대지조성사업 계획이 승인됐다고 업체에 알렸다. 업체는 이에 따라 올해 8월쯤 대지조성사업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문제는 대지조성 면적을 2236제곱미터 줄이고 경사도 분석프로그램을 돌리자, 경사도가 급격히 하락해 이를 두고 진주시의회의 지적이 나왔다는 점이다. 진주시의회 도시환경위원회는 27일 사업 시행자인 (주)해밀 대표와 경사도 측정 등 업무를 담당한 백인 엔지니어링 상무이사, 진주시 도시계획과장 등을 불러 이 문제와 관련한 보고를 받았다. 주요쟁점은 경사도 측정 프로그램에 따라 경사도가 크게 변경되는 등의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 진주시가 의원들에게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경사도 11.98로 대지조성 사업 승인을 받은 집현면 봉강리 일대 땅의 경사도는, 프로그램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주)해밀이 사용한 프로그램(arcgis 10.0)에서는 11.98도의 경사도가 나왔지만, (주) 도화엔지니어링의 프로그램(acrgis 10.8)에서는 14.41도, (주)하우엔지니어링의 프로그램(arcgis 9.3)에서는 12.31도, 진주시 사용 프로그램에서는 16.5도가 나오는 등 차이가 심했던 것.

경사도 분석 프로그램에 따른 경사도 차이는 이미 논문을 통해서도 입증된 바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경사도 측정 분석 자료, 분석 프로그램의 종류 및 버전, 분석 절차 및 방법 등의 차이에 따라 경사도 수치에 ±5도 정도의 차이가 발생한다. 그럼에도 관련 법상 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하라고 정해진 바 없어 그간 각 업체들은 각각의 경사도 분석 프로그램을 사용해왔다.

 

▲ 집현면 봉강리 일대 대지조성계획과 관련한 경사도 문제를 보고받고 있는 진주시의회 도시환경위원회

류재수 의원(진보당)은 이에 “프로그램에 따라 경사도가 이렇게나 다르게 나온다면 진주시의 개발행위 허가를 어떻게 봐야할 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개발행위 허가 경사도 12도 이하가 아닌 12도 이상인 대지 소유주도, 여러 프로그램을 돌려 12도 이하가 나오는 프로그램의 수치로 사업허가 신청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그는 경우에 따라서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도 했다.

김천수 도시계획과장은 이 같은 논란에 “산지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른 경사도 측정방식에 걸맞으면 어떤 프로그램을 써도 관계는 없다”며 “개발행위 신청이 들어오면 신청 서류상의 경사도도 보지만, 현장을 가 본다. 또 다른 프로그램(5가지 정도)을 사용해 경사도 평균값을 내보고 판단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집현면 봉강리 건과 관련해서는 타 기관에 자문을 구하겠다”고 했다

류 의원은 2018년 4월 ㈜해밀이 제출해 불허된 대지조성계획(1차)과 2019년 3월 허가가난 대지조성계획(2차)을 보면 총 면적 차이가 2236제곱인데, 경사도 20도 이하 대지는 7000여 제곱미터에서 900제곱미터 정도로 크게 줄었다며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백인 엔지니어링 측은 기재상 일부 오류가 있었던 것이라고 답하고, 경사도 측정 과정에서는 문제가 없었다며 문제 발생 시 책임질 생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는 이번 논란에 (주)해밀 측이 제출한 집현면 봉강리 일대 경사도 산출의 적합성을 타 기관을 통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립산림과학원과 LH에 (주)해밀 측이 사용한 프로그램을 통해 산출된 경사도에 문제가 있는지 의뢰하겠다는 것. 김천수 도시계획과장은 “경사도에 허위가 있다면 기존의 사업승인을 취소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욱 도시환경위원장(무소속)은 “이번 기회로 철저한 경사도 측정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순종 기자  how2how2liv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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