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시자들 “재시험으로 모든 문제 해결되는 것 아냐. 가해자는 남동발전 측”

▲ 한국남동발전이 2020 신입사원 필기전형의 문제를 인정하고 7월 중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한국남동발전이 2020년 신입사원 공개채용 필기전형에서 일어난 관리감독 부실과 고사장 운영 미흡을 인정하고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필기전형에서 일어난 공정성 훼손을 인정하고 피해자 발생을 막기 위해서다.

한국남동발전은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채용관련 사과문을 필기전형 응시생들에게 배포했다. 남동발전은 사과문에서 “일부 고사장에서 공정한 시간분배가 이루어지지 않는 등 문제점이 나타났음이 확인됐다”며 거듭 사과의 말을 전했다.

발단은 남동발전 측이 NCS시험과 전공시험 문제지를 한 번에 배포·수거하면서 수험생 가운데 일부가 전공시험 시간 NCS 문제를 푸는 등 불공정 행위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NCS는 영역(3개)마다 15분, 전공시험은 55분의 시험시간이 있지만 이것이 지켜지지 않은 것.

한국남동발전은 이 같은 문제를 인정하고 재시험을 치겠다는 입장이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응시생들은 네이버 카페 ‘공준모’ 등에 글을 올려 21일 있었던 시험을 잘 봤던 사람들도 재시험을 치러야 해 그들이 또 다른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닉네임 ‘공정이 중요’는 “단 한 명의 피해자도 발생하지 않도록 재시험을 실시한다는데 기존의 시험을 정직하게 보고, 그날 최고의 실력과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 달려온 수험생들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거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부정의 정황이 있었고, 형평성이 무너질 수 있어 재시험은 불가피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사태의 가해자는 관리부실과 부정을 저지른 사람이라고 본다”며 “재시험을 본다고 해결될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는 입장을 전했다.

진주에서 한국남동발전 필기시험을 친 A씨는 “이번에 NCS가 어려웠는데 전공시험이 끝나고 다시 NCS를 풀 수 있어 평균점수가 올랐다. 근데 다시 NCS를 못 보도록 규제를 한 곳이 있고 아닌 곳이 있어 형평성에 문제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남동발전이 잘못한 건데 위탁업체 탓으로 돌렸다가 지금은 다시 재시험 결정을 했다”며 “응시생들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아니 그제서야 자기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거다. 어이없는 일이다”고 덧붙였다.

한국남동발전은 이번 사과문에서 채용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해 외부 채용전문기관에 채용절차 일체를 위임해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한국남동발전은 7월 중 재시험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재시험은 필기시험 응시자 1만901명을 대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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