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생활용품 매장 ‘가이아’, 지역 환경 지키는 사랑방 역할 기대”

[단디뉴스=이은상 기자] “우리나라에서 1년 동안 사용하는 비닐봉지는 한반도를 70%가량 덮을 수 있고, 플라스틱 컵을 쌓으면 지구에서 달까지 닿는다. 또 페트병을 세우면 지구 10.6바퀴를 두를 수 있다.”

지난 4일 그린피스의 ‘일회용의 유혹, 플라스틱 대한민국’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용된 비닐봉지는 235억 개, 페트병 49억 개, 플라스틱 컵 33억 개로 나타났다. 일회용품 사용 빈도가 심각한 수준인 만큼 환경오염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오가닉 코튼 출산선물세트와 친환경 업무용 세제를 주로 판매하는 사회적 기업 착한지구는 LH가 공모한 ‘사회적 기업 공간 1호 운영자’로 선정됐다.

이 가운데, 진주에서 플라스틱 포장용기를 쓰지 않고 천연제품을 사용하는 친환경 생활용품 매장이 들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회적 기업 ‘착한지구’가 운영하는 이 매장의 이름은 가이아(Gaia)로 붙여졌다. 가이아는 지구를 지키는 ‘대지의 여신’을 뜻한다.

특히 이 매장은 LH가 선정한 ‘사회적 기업 공간 1호 운영자’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가이아는 진주혁신도시 LH 3단지(임대주택)에 들어섰다. 이 공간은 앞으로 친환경 문화공간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단디뉴스>는 지난 8일, 가이아 개소식을 맞아 착한지구 권춘현 대표를 만나봤다. 그는 “친환경 생활용품 매장 가이아가 앞으로 지역 환경을 지키는 사랑방 역할을 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사회적 기업 착한지구, 권춘현 대표.

- 사회적 기업 착한지구가 운영하는 ‘가이아’가 LH가 선정한 ‘사회적 기업 공간 1호 운영자’로 선정됐다. 이 매장과 사업에 대해 설명하자면?

이번 사업은 LH가 공모를 통해 공공임대 아파트 단지에 사회적 기업이 입점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 것이다. 103.27㎡의 공간을 2년간 무상으로 제공받았다. 사업계획서 심사과정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착한지구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을 생각하는 공간으로 이곳을 활용할 것이다. 이곳 매장에서는 친환경세제와 소독제, 산모와 영·유아를 위한 유기농 코튼 등 친환경 제품을 전시·판매하고, 지역주민들을 위한 무료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임대단지 입주민을 채용해 일자리를 제공하는 역할도 할 계획이다.

 

▲ 가이아 개소식이 지난 8일 열렸다.

- 사회적 기업 착한지구에 대해 설명하자면?

회사이름은 ‘(아낌없이 주는) 착한지구’ 라는 말에서 착안했다. 우리에게 아낌없이 베푸는 지구처럼 우리도 지구환경을 위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우리 회사는 2013년 친환경 천연염색업체 ‘춘염원(봄을 물들이는 정원)’으로 시작됐다. 2016년에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사회적 기업인증을 받으면서 ‘착한지구’로 이름을 바꿨다. 또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국제인증인 GTOS(국제유기농섬유국제규격인증)도 따냈다.

착한지구는 현재 어린이집과 병원, 학교 등에 친환경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산청군 신안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직원은 9명이다. 가이아 매장에는 직원 2명이 배치될 것이다.

경남과기대 등과 새로운 친환경제품을 공동연구개발하고 있다. 앞으로 생산 공장을 갖추고 판매망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 친환경 세제와 일반세제 비교 실험.

- 친환경 제품을 유통하는 사회적 기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

착한지구는 오가닉 코튼(유기농 면) 출산선물세트와 친환경 업무용 세제를 주로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생각은 기존의 경험과 함께 사회적 기업의 이미지에 맞는 제품을 판매해야겠다는 고민에서 나왔다.

사회적 기업은 영리 추구가 목적은 아니지만 자립성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사업을 하면서 일자리가 창출되고, 사업의 지속성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제품이 사회적 기업이 할 만한 일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요즘 저출산 사회문제를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정부나 자치단체에서 출산지원금 등 제도적인 지원이외에 우리사회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과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고민 끝에 산모가 갖고 싶어 하는 오가닉 코튼 출산선물세트가 탄생한 것이다.

 

▲ 찬한지구는 오가닉 코튼 출산선물세트와 친환경 업무용 세제를 주로 판매하고 있다.

- 친환경 제품을 판매한다면, 사업성이 떨어질 우려도 있지 않나?

사회적 기업은 수익성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고민은 수반되어야 한다. 착한지구가 수행하고 있는 사업은 사회적인 의미도 있고, 시장성도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시작한 것이다.

사회적으로 필요한 물품은 실제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고, 우리 제품에 이러한 의미를 담았다. 오가닉 코튼 출산선물세트는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산모와 영·유아의 욕구를 자극하기 충분하다.

또 친환경 세제는 학교 급식소에서 관심이 많다. 친환경 급식과 관련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환경 제품은 비용문제로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린이집 연합회가 공동구매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 착한지구는 친환경을 위한 다양한 사업도 실시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에 대해 말하자면?

2016년부터 매년 4회에 걸쳐 중증장애인 직장 체험교실을 열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회사소개와 직장예절에 대해 공부하고, 다양한 직접체험을 하게 된다. 이를 통해 장애인들이 직장에 대한 꿈과 함께 도전정신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됐다.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지구환경지킴이 캠페인,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친환경 어린이집 만들기, 진주지역자활센터와 업무협약을 통한 네트워크 구축, 경력단절여성 일자리 창출사업, 포장제로 에코샵사업 등 다양한 활동도 하고 있다.

 

▲ 중증장애인 직장 체험교실.

- 유럽에서는 일회용품을 줄이는 문화가 보편화 되어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생활 속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방법이 있을까?

최근 정부에서 대형마트 종이박스용 테이프 끈을 제공하지 않도록 하는 것처럼 제도적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인식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문화가 최근에서야 정착됐다. 이처럼 일회용품을 줄이고, 생활 속에서 대안용품을 사용하는 것이 문화로 자리 잡으려면 이를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가이아는 이러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눈으로 직접 보고, 손으로 만져보면서 친환경제품을 쉽게 접하다보면 이러한 인식이 보편화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가이아 외에도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또 정부와 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에서도 이러한 활동에 동참하고, 서로의 역할을 분담한다면 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고 본다. 한 회사의 노력만으로 쉽게 해결 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는 활동은 단 기간에 성과를 보는 것이 아니다. 많은 이들이 이 문제에 고민을 하고,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끝으로 가이아가 이러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친환경 문화공간으로 거듭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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