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상대 24동 171호에서 ‘지지 않을 용기-을의 비상’ 주제로 강연

[단디뉴스=김순종 기자] “나 또한 과거 사회 부조리에 눈을 감아왔다. 그것이 겹겹이 쌓여 땅콩회항이라는 사건이 들이닥쳤다. 눈 뜨고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정치활동도 이어나가야 한다. 그래야 보다 나은 세상에 살아갈 수 있다. 인간으로서 기본권을 지킬 수 있다”

땅콩회항 사건의 피해자 박창진 정의당 국민의 노동조합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20일 경상대에서 강연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2014년 일어난 땅콩 회항 사건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당하는 등의 피해를 입은 그는 최근 대한항공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2심)에서 승소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지지 않을 용기-을의 비상’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2014년 땅콩회항 사건 발생 후 지금까지 있어온 일들과 그간의 경험으로 얻은 지혜를 청중들과 나누었다. 그는 특히 자기자신을 사랑하고, 을의 지위를 당연하게 여기지 말 것을 강조했다.

 

▲ 21일 경상대에서 '지지않을 용기- 을의 비상'을 주제로 강연을 열고 있는 박창진 위원장

땅콩회항 사건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014년 12월 5일 뉴욕발 대한항공 1등석에서 마카다미아(땅콩)을 봉지째 가져온 승무원의 서비스를 문제삼으며 일어났던 소동이다. 당시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 중인 항공기를 되돌린 그는 박 위원장을 비행기에서 내려 보냈다.

이 사건으로 당시 같은 비행기에 탑승했던 250여 명의 승객들은 출발이 20분가량 연착되는 불편을 겪었으며, 언론 보도를 통해 재벌가 갑질 논란이 촉발됐다. 대한항공은 이후 조 전 부사장을 옹호하는 사과문을 발표해 논란을 가열시키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우리사회의 부가 편중돼 있듯이 인간으로서의 권리보장 또한 편중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위 20%가 우리 사회의 50%가 넘는 자산을 가지고 있듯, 권리보장에서도 가진 자는 권리를 온전히 보장받는데 비해 가지지 못한 자는 권리를 쉽게 박탈당한다고 했다.

그는 자발적 복종이 이러한 상황을 만든다고 했다. 그는 자신을 사례로 들며 “땅콩회항 사건이 발생했을 때 처음에는 내 잘못이라 생각했다. 갑의 위치에 선 자들은 충분히 할 수 있는 행동이라 여겼고 나는 을이기에 참아야 한다고 여겼다. 그렇지 않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고 했다.

그는 뒤늦게 땅콩회항 사건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고 투쟁에 나섰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고 했지만, 오랜 투쟁 끝에 대한항공 내 민주노총 산하 노조가 생겼고, 조양호 회장이 대한항공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스스로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살아가려면 우리가 사회문제에 눈 뜨고 정치적 행위를 이어가야 한다”며 어느 정당이라도 가입해 정치활동을 이어갈 것을 당부했다. 땅콩회항 이후 자신이 펼친 모든 활동도 그러한 의미의 정치활동이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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