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근종의 <나의 진주성>

다시 오랜만에 찾은 진주성엔 자귀나무 꽃이 한창이다.

바람이라도 살짝 불어오면 은은한 향이 전해져오니 장마가 시작된다는 이번 주 진주성 산책하면서 만날 수 있는 기분좋은 꽃이다.

오늘 별 생각없이 진주성 들렀다가 만난 꽃들이 몇 종류 있는데 가장 향기로운 자귀의 꽃이 많기도 했다.

진주성 곳곳에서 향을 전해주고 있으니 지나던 관광객도 폰카 꺼내 사진찍기 바쁘다.

내 어릴 적 우리 시골에선 자귀나무를 "짜구사리"리 불렀다.

그냥 특별한 뜻은 없을테고 발음하기 편해서 일 것이라 막연히 추측만 해본다.

자귀나무의 이파리를 자세히 보면 미모사와 비슷하다. 미모사는 건드리면 잎이 서로 껴안듯 오므리는데 자귀는 밤에만 이렇게 한다. 그래서 남녀가 사이좋게 안고 잠자는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고, 옛사람들은 ‘야합수(夜合樹)’란 이름을 붙였다.

이제 여름을 식혀줄 장마가 시작된단다.

장맛비가 내리면 이제 이 자귀꽃과도 감미로운 향과도 이별해야하니 서둘러 진주성에 한 번 가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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