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시민모임 “인도까지 발굴지 넓혀 옹벽 확인하면 입증 가능”

역사진주시민모임 등 시민단체 회원과 시민 30여 명은 3일 진주성 남문의 것으로 추정되는 기단석이 발견된 진주대첩광장 조성 부지를 방문해 이곳이 진주성 남문터가 맞는지 의견을 나누고, 보다 명확한 판단을 위해 일부 구간을 더 발굴하고 고지도 등도 살펴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또한 이들은 남문 복원과정에 철저한 역사적 고증이 필요하고, 남문 앞 쪽에 있던 나루터 등도 복원하면 좋겠다고 했다.

 

▲ 3일 진주성 남문 기단석으로 추정되는 돌들이 발견된 진주성대첩광장 조성지를 방문한 시민, 시의원들

진주성 외성 남문의 것으로 추정되는 기단석이 발견된 곳은 진주대첩광장 동쪽 끝으로 길이 15미터에 너비 4미터 규모이다. 이곳은 지난해 발견된 진주성 외성 성벽을 따라 이어지는 구간으로, 발굴을 진행한 한국문물연구원은 “지난해 발견된 외성 벽에서 동쪽으로 가면서 성의 폭이 점점 확장됐고, 돌도 커져 이곳을 남문터로 추정했다”고 밝혔다. 성문이 있던 곳인 만큼 돌의 크기가 커지는 것 아니겠냐는 주장이다.

하지만 연구원은 “아직 명확하게 남문 기단석이라 할 수는 없고, 추정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진주성 고지도, 사진 등을 모아 좀 더 정확히 관련 사실을 밝혀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계, 건축계 등과 의논하고 앞으로 학술대회도 이어지지 않겠냐”며 이곳이 남문터였다는 점을 분명히 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내비쳤다.

 

▲ 진주대첩광장 부지에서 발견된 진주성 남문의 것으로 추정되는 기단석

역사진주시민모임 회원들은 이곳이 남문터임을 분명히 하려면 발굴 대상지를 조금 더 넓혀야 한다고 했다. 현재 진주교 북측편 인도는 발굴 대상지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그곳을 파 남문 옆에 있던 옹벽의 존재 여부를 확인한다면 이번에 발굴된 곳이 남문터라는 점을 입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도가 다리목에 있는 터라 다리기반공사로 옛 흔적이 없어졌을 수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역사진주시민모임 회원들은 옛 진주 지도를 보면 남강을 지나는 옛 다리 끝에 진주성 남문이 있었는데 남문의 것으로 추정되는 기단석이 다소 서쪽에서 발견돼 그간 다리의 위치가 이전된 상황 등을 세심히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남문터가 맞는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다. 진주교는 앞서 1970년대 다소 동쪽으로 확장된 바 있다. 2차로였던 다리가 4차로로 바뀌면서다.

 

▲ 1918년 당시 진주성 부근 지도
▲ 1933년 당시 진주성 부근 지도

역사진주시민모임 회원들은 이곳이 남문터로 명확하게 규정되면 역사적 고증을 통해 제대로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주성 촉석문과 공북문은 제대로 된 역사 고증 없이 복원됐는데 같은 일을 반복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조창래 역사진주시민모임 공동대표는 “고증을 통해 진주성 남문을 복원하고, 앞 쪽에 있던 백사장 복원과 함께 나루터가 있던 쪽에 자그마한 다리를 놓아 사람들이 남강을 거닐며 남문을 볼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진주대첩광장 조성 부지에서는 그간 통일신라시대 배수로, 고려시대 토성, 조선시대 진주성 외성 등이 발견돼 한 곳에서 진주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곳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진주시는 “문화재 조사결과와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 내용을 바탕으로 진주내성과 연계한 외성 복원 방안이 구체적으로 정해지면,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수렴한 뒤 진주대첩광장 조성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 진주성 남문 기단석으로 추정되는 암석이 발견된 곳을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김준형 경상대 교수(오른쪽)와 조창래 역사진주시민모임 공동대표(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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