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근종의 <나의 진주성>

2주 정도 개인적인 일로 진주성을 다녀오지 못했다.

오랜만에 진주성을 가게 되면 가장 먼저 들르는 데가 공북문 지나 비석군 근처에 있는 자작나무가 있는 곳이다.

원래 자작나무는 추운 기후에서 주로 자라는데 진주성에는 그냥 조경용으로 심어 놓은 다섯 그루가 있다.

하지만 그 중 한 그루의 상태가 좋지 않다.

몇 년 전부터 썩어 들어가더니 지난해 생각하기를 '내년엔 새 순을 볼 수 있을까?'였는데 다행히 이파리는 돋아났지만 보기에도 애처로울 정도로 많이 썩어 있다.

그나마 다른 네 그루가 성하니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자작나무가 왜 자작나무일까?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자작나무 하얀 수피에는 지방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껍질을 벗겨 태우면 "자작자작"하는 소리가 난다.

참으로 음악적인 이름이라 어떤 나무보다 더 좋아한다!

몰라서 그렇지 사실 자작나무는 우리가 생각지 못한 곳에서 나타난다.

어린 시절 역사책에서 배운 경주 천마총에 있는 천마도가 바로 자작나무 수피에 그려진 그림이고,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신라시대 금관 장식은 자작나무의 이파리를 형상화한 것이다.

그리고 합천 해인사의 팔만대장경 경판의 일부도 자작나무를 썼다 한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이 왔다.

졸리는 점심시간에 시원한 음료 한 잔 들고 진주성 자작나무 그늘에서 잠깐의 여유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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