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쓰여진 독서교육지침서"

책하나 소개하려 합니다. 이 책은 저희 서점에 근무하는 젊은 문학청년이 환한 눈빛으로 열정적으로 안내한 책입니다. 다니엘 페나크의 [소설처럼]. 당신들도 그렇겠지만 저도 종종 ‘우리 아이에게 무슨 책을 읽게 해야’하는지 하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대부분 맥락도 없고 그저 아이들의 학년정도만 가지고 책을 소개하라니 여간 난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르자면 이런 문제들입니다. 아이가 게임이나 스마트폰에 빠져있다거나 예전에는 책을 좋아했는데 중학교에 가서는 도통 책을 읽지 않는다 등등 사실 저는 한시기에 아이들이 책을 멀리 할 수도 있고 잠시 다른 매체에 빠져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그 자체로 위대하기에 무엇을 하든 삶의 지혜들을 터득한다고 여겨집니다. 놀이를 하든, 게임을 하든... 그런데 한가지 고려할 것은 무엇이 아이들에게 책에 대한 흥미를 잃게 했는가의 문제는 생각해봐야 합니다,

▲ 이윤호 진주문고 스토리텔러

[소설처럼]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읽다’라는 동사에는 명령법이 먹혀들지 않는다. 이를테면 ‘사랑한다’라든지 ‘꿈꾸다’ 같은 동사들처럼 ‘읽다’는 명령문에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예, 그의 말대로 우리가 아이들의 문제에 대해서 ‘교육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을 때 우리는 얼마나 훌륭한 교사였던가!’ 그렇다면 아이에게 ‘무슨’ 책을 읽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책을 만나게 할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일 듯합니다.

“프랑스에선 ‘읽다’를 속된 말로 ‘꼼짝없이 매였다’고 한다. ‘두꺼운 책’은 흔히들 ‘보도블록’에 빗대기도 한다. 이러한 구속에서 벗어나면 ‘보도블럭’도 구름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재밌게 쓰여진 독서교육지침서입니다. 다양한 사례와 함께 우리들이 놓치고 있던 문제들을 던져줍니다. 우리들도 그렇지만 아이들도 책읽을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책을 읽는 것은 ‘사랑하는’ 일과 같아서 바쁘다고 사랑을 지워버리지 않는 것처럼 일상의 문제입니다. 책을 읽는 시간은 언제나 ‘훔친 시간’입니다. 아울러 책을 읽는 시간은 사랑이 그렇듯 삶의 시간을 확장시킵니다.

[소설처럼]은 독서에 관한 재밌는 권리선언을 하고 있습니다.

1. 책을 읽지 않을 권리

2. 건너뛰며 읽을 권리

3.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4. 다시 읽을 권리

5. 아무 책이나 읽을 권리

6. 보봐리즘을 누릴 권리

7. 아무 데서나 읽을 권리

8. 군데군데 골라 읽을 권리

9. 소리내서 읽을 권리

10. 읽고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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