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 “승인 없는 사용 막으려다 실수한 것, 차별 의도 없다”며 즉각 사과.

경상대학교 체육관 실습실에 외국인 출입을 막는 공지문이 붙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상대학교에 3년째 다니고 있는 유학생이라 자신을 소개한 한 학생은 지난 29일 페이스북 ‘국립경상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에 글을 올려 체육관 시설(실습실)에 외국인 출입을 막는 공지문이 붙었다며 이는 ‘인종차별’이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 글과 함께 공지문 사진을 첨부했다. 공지문에는 영어로 “외국인 학생의 사용을 금지한다. 왜냐하면 그들이 체육관(실습실)을 사용한 후 제대로 정리를 하기 않기 때문이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 인종차별 논란이 인 공지문

그는 “외국생활에서 가장 힘든 점이 인종차별”이라며 “친구들 가운데 인종차별을 당하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단과대학에서 다 같이 사용하는 공간 입구에 외국인 유학생 출입을 금지한다는 공지문을 붙인 걸 보고 충격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외국인 유학생)도 여러분(내국인 학생)과 다름없이 등록금, 기숙사비를 내며 학교를 다닌다. (실습실을) 정리정돈 하지 않은 몇몇 외국인 학생의 잘못으로 모든 외국인 학생을 탓하고 ‘외국인 들어오지마’라는 공지문을 붙여둔 것에 공식적인 사과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된 공지문은 경상대학교 체육교육학과 사무실에서 붙인 것이다. 체육교육학과 조교 ㄱ씨는 이 같은 공지문을 붙인 것은 경솔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인종차별을 의도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외국인 학생들이 실습실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내국인 학생들의 항의가 잦았고, 그에 대한 조치로 공지문을 붙였던 것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용승인을 받지 않은 학생들의 사용을 금지한다고 했어야 했는데, 외국인이라고 공지문에 기재한 점은 제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논란이 일었던 공지문을 떼고 체육교육학과 사무실에서 새롭게 붙인 공지문. 사과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이에 대한 조치로 ‘경상대학교 대나무 숲’에 사과 공지를 작성했고, 외국인 유학생 관리를 담당하는 대외협력과를 통해 해당 글을 번역, 외국인 유학생 포럼에 탑재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한 기존 공지문을 떼고, 그 자리에 사과내용을 담은 공지문을 붙였다고 했다.

그는 이번 일이 벌어지게 된 이유를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해당 시설물(실습실) 이용자는 전공 및 교양 강의 수강생, 체육교육과 학생, 동아리 학생, 외국인 유학생이었는데 몇몇 외국인 학생들이 승인절차를 거치지 않고 실습실을 사용해 이에 제동을 걸기 위해 공지문을 붙이게 됐다”고 했다.

이어 “이번 논란이 발생하기 전부터 수요가 많은 체육교육과 실습실 개방 방침에 대해 논의가 진행 중이었고, 앞으로 외국인 학생들도 실습실 사용 동의를 받고 대관을 하는 것으로 협의점을 이끌어낸 바 있다. 이는 내국인 학생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오던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추호도 외국인 유학생을 통제하거나 차별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공지문을 보고 불쾌한 마음을 가졌을 모든 분들께 사죄 말씀을 전한다. 안내문은 ‘외국인 유학생’에서 ‘승인을 받지 않은 학생’으로 정정 게시했다”고 해명했다.

 

▲ 경상대 대외협력과에서 올린 공지글, 사과 내용과 함께 앞으로 체육관 실습실 신청 방식을 공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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