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미터 철탑에 선 삼성교통 노동자, “최저임금 보장 약속하면 내려간다”

[인터뷰] 7일 간 고공농성 이어가고 있는 삼성교통 노조원 김영식 씨 김순종 기자l승인2019.03.11l수정2019.03.1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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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교통이 50여일 간의 파업 끝에 현업에 복귀한 11일, 아직 진주IC 부근 45미터 철탑 위에서는 삼성교통 노조원 김영식, 문정식 씨가 고공농성을 펼치고 있다. 파업은 끝나지 않았지만, 삼성교통은 일단 현업에 복귀한 채 부분 파업, 선전전 등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한 상황.

파업의 최전선에 서 있는 두 사람은 지금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을까. <단디뉴스>는 11일 오후 4시쯤 45미터 철탑 위에서 7일째 고공농성을 펼치고 있는 김영식 씨를 (전화) 인터뷰했다. 그는 “최저임금이 반영된 표준운송원가 보장”이 이루어질 때 고공농성을 풀고 내려오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조규일 시장에게는 “진주시청 교통과 직원들 말만 일방적으로 듣지 말고, 삼성교통 노조 말도 직접 들어봐달라”는 당부를, 시민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삼성교통 노조원의 상황을 이해해주시고, 앞으로 시민 위주의 시내버스로 거듭나겠다”는 약속을 전했다.

 

▲ 11일 오후 4시쯤 진주IC 부근 철탑 위에서 고공농성을 펼치고 있는 삼성교통 노조원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고공농성에 들어간 지 7일째다. 그간 비가 오기도 했는데 건강이 염려된다. 건강은?

“철탑이 높다보니 바람이 심하게 부는 어려움이 있지만 아직 건강에는 별 다른 문제가 없다. 식사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먹고 있고, 좀 춥기는 한데 상황이 그러니 참을 수밖에 없다. 두꺼운 옷이나 이불을 둘러싸고 있기도 하고..”

- 지난 5일 새벽 노조에 통보도 하지 않고 철탑에 올랐다. 고공농성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결정을 하게 된 이유는?

“고공농성과 같은 투쟁을 하겠다고 하면 누구나 말릴 거다. 그래서 상의하지 않았다. 우리 두 사람이 결정하고 올라왔다. 고공농성 한 이유는 다른 게 아니다. 당시 파업 44일째였다. 그런데 진주시는 귀 막고 눈 감으며 버텼다. 장기파업을 유도한다고 봤다. 우리 조합원들이 그간 참 힘들었다. 작년 12월부터 해서 지금까지 4개월 정도 임금을 받지 못했다. 조합원들의 희생이 큰 상황에서 업무 복귀를 하려면 새로운 투쟁 방향이 필요했다. 그래서 문정식 씨와 ‘고공농성을 하자. 그러면 다른 조합원들은 업무복귀를 하고, 새로운 투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판단했다.”

- 오늘 아침 조규일 진주시장이 고공농성장을 방문했다고? 어떠한 말들이 오갔나?

“느닷없이 나타났다.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 이제까지 진주시에서 발표한 입장을 그대로 되풀이했다. 하지만 삼성교통 파업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조규일 진주시장이 노조원 앞에 나타났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 오늘 오후 2시30분 조규일 진주시장이 기자회견에 나섰다. 삼성교통의 경영적자 보전, 최저임금 보장은 진주시의 책무가 아님을 명시하고, 삼성교통에 경영 합리화 노력을 기울일 것, 또 2019년 표준운송원가는 사회적 변화를 반영해 별도 산정하지만, 기존의 표준운송원가 적용방식(매년 인건비 3%인상)은 적용하겠다고 하더라. 어떻게 보나?

“여전히 ‘갑질행정’이라 생각한다. 사실 지난해 8월 진주시, 진주시의회, 업체 등이 합의해 용역을 실시, 표준운송원가 적정성을 판단하기로 했다. 적정성에 문제가 있으면 2018년 표준운송원가도 소급지원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모든 자료가 공개되지 않았고, 토론도 없었다. 투명하게 공개하고 객관적으로 표준운송원가를 책정하면 어느 누구도 반발하지 않을 거다. 그런데 혈세를 들여 용역을 하고 일부만 공개했다. 거기다 일부 내용을 왜곡까지 했다. 지금이라도 진주시는 용역 결과를 공개하고, 지난 1월18일 용역 결과를 부분 공개하며 왜곡했던 부분을 깔끔히 정리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진주시, 진주시의회, 전문가, 업체가 마주 앉아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표준운송원가 적정성을 평가해야 한다.”

 

▲ 삼성교통 노조원 두 명이 지난 5일 오른 높이 45미터의 철탑

- 오는 20일쯤 진주시의회가 특위구성을 의회에 상정한다는데, 방금 제시한 방법보다 특위 구성을 하는 게 낫다고 보나?

“특위가 필요한 이유는 진주시가 소통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진주시가 용역평가 등 이런 과정을 객관화하고 투명하게 진행하면 굳이 특위가 필요할까 싶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러니 특위가 필요하다. 진주시의 행위가 스스로 자신을 코너로 몰아가는 것 아닌가 싶다.”

- 사실 파업의 최대 관건은 최저임금 보장여부다. 진주시는 거듭 최저임금을 보장할 이유가 없다고 한다. 시민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엇갈린다. 최저임금을 진주시가 보장해야 한다는 측과 사측에서 알아서 해야 하는 일이라는 측, 어떻게 보나?

“버스 1대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경비가 있다. 진주시가 이를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다. 버스업체가 돈을 번다는 건 결국 진주시 표준운송원가를 받는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게 최저임금을 지킬 수 없는 수준이면, 진주시가 책임을 져야 한다. 현재의 표준운송원가로 적자를 메우려면 업체가 노동자들의 임금을 줄여, 노동착취를 하는 수밖에 없는 구조다. 표준운송원가제 하에서는 진주시가 실제 업체(고용주)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진주시에 책임을 지라는 거다. 버스요금을 업체가 올릴 수도 없고..”

- 진주시는 계속 경영합리화 노력을 하라고 하는데? 경영합리화를 해 수익이 오른다 치자. 그럼 표준운송원가 이상의 돈을 업체가 가져갈 수 있나?

“진주시민들이 실상을 잘 모르시는 거다. 수익을 내도 표준운송원가 이상의 돈은 가져갈 수 없다. 우리가 버는 돈의 최고치가 표준운송원가다. 심지어 우리 회사에서 버스를 폐차하면 그 폐차 값도 진주시가 가져간다. 진주시가 적정한 표준운송원가를 책정하지 않으면 버스업체들은 살아남을 수 없다. 다른 업체들 가운데는 상여금을 기본급으로 돌려 계산하는 곳도 있지만, 불법이다. 삼성교통은 합법적으로 한다. 그러니 적자가 난다. 진주시에서 경영합리화를 하라는 건 결국 인건비를 불법적으로 줄이라는 것이다.”

 

▲ 45미터 철탑 위에서 내려다 본 지상 풍경

- 최저임금 관련해 용역보고서에 있는 내용, ‘최저임금을 위반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화두가 됐다. 그런데 조규일 진주시장은 이건 진주시가 답변한 게 아니라는 의미의 답변을 했다. 최저임금 보장 약속, 용역보고서 외에도 있었나?

“여러 차례 걸쳐 진주시청 관계자들이 최저임금 보장 약속을 했다. 노선개편 당시에도 우리 조합원들을 다 모아놓고 교통과 구 모 주무관이 노선개편에 참여하면 24일 일하고 28일치 임금을 가져갈 수 있다고 했다. 현혹한 거다. 특히 시의회에서도 공개적으로 교통과 과장이 최저임금 보장하겠다 답변한 바 있다. 노선개편 당시에는 삼성교통이 적자나면 우리가 부산교통에 넘겨준 수익노선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건 합의서도 있다.”

- 2017년 6월 1일 노선개편이 되고, 표준운송원가제도 도입됐다. 표준운송원가제 도입 전 삼성교통의 수익이 더 많았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그렇다. 소위 황금노선, 수익노선이 삼성교통에 많았다. 120번, 130번, 530번, 531번 노선이 수익이 많이 나는 노선인데 삼성교통에 있었다. 반면 부산교통은 대부분 외곽으로 도는 노선을 갖고 있었다. 적자노선들. 그런데 노선개편이 되면서 뒤집어졌다. 삼성교통은 손님이 없는 적자노선이 많아졌고, 부산교통은 삼성교통이 갖고 있던 수익노선을 많이 가져갔다. 2017년 6월 노선개편이 됐고, 이 때문에 당장 7월부터 삼성교통은 적자가 나기 시작했다.”

- 노조가 일단 오늘 현업에 복귀했다. 현업에 복귀하고 부분파업, 선전전 등을 하겠다는 건데, 이 결정은 어떻게 보고 있나?

“너무 억울하다. 노선권 빼앗기고 적자나고, 최저임금조차 지불할 수 없는 상황. 이 억울함을 해소하고 정당한 우리 권리를 보장받을 때까지 투쟁해야 한다. 그런데 전면파업을 계속하면 삼성교통은 물론 시민들의 피해도 크다. 이 때문에 일단은 현업복귀를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인 걸로 안다.”

 

▲ 삼성교통 노조원 두 명이 지난 5일부터 고공농성을 펼치고 있는 철탑

- 삼성교통 기본급은 최저임금이 맞는데, 상여금이라든지 이런 걸 더하면 연봉이 3천2백 만 원 정도 된다고 한다. 물론 1년차나 30년차나 같은 연봉이지만..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그래도 3천2백만 원이면 충분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삼성교통이 진주시에서 임금이 제일 많다고들 하지만 가까운 마산과 비교하면 임금이 적다. 2018년도 시급을 7천530원으로 적용했을 때조차 마산보다 삼성교통 노조원들의 월급이 100만 원 적다. 그간 우리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저임금 정책에 매달려온 이유다. 그런데 지난해 최저임금이 확 올랐다. 그럼에도 마산보다 월급이 100만 원 적은 상황이다. 시민들이 그런 상황들을 잘 모르셔서 이런 말을 하는 것 같다.”

- 2017년 시내버스 노선 개편 전에도 김시민 대교에 올랐다. 어떤 이유였나?

“노선 개편 전에 삼성교통 버스 1대당 벌던 평균 수입이 54만 원 정도였다. 부산교통은 48만 원 정도. 그런데 진주시가 표준운송원가를 53만 원 정도로 책정했다. 삼성교통은 수입이 줄고, 부산교통이 크게 느는 구조였다. 그래서 김시민 대교에 올랐다. 당시 김시민 대교에 오르며 오늘과 같은 상황이 터질 것이라 짐작했다. 그래서 구호도 ‘부산교통 몰아주기 엉터리 노선개편 중단하라’로 했다.”

- 당시 김시민 대교에 올라 징역 3년, 집행유예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걸로 안다. 집행유예가 끝나지 않았다고 들었다. 현재 KT 통신탑에 올라 있는데, KT가 고소하면 더 큰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철탑에 오른 이유가 있다면?

“일단 너무 억울했고, 이대로 가면 삼성교통이 망할 것이라는 절박함이 있었다.”

- 진주시가 어떠한 제안을 하면 고공농성을 풀고 내려올 건가?

“지금 걸고 있는 구호가 ‘최저임금 보장되는 표준운송원가 현실화’다. 다른 요구는 없다. 표준운송원가를 진주시가 책정하면 그 돈으로 우리는 먹고 산다. 그런데 표준운송원가에 현실이 반영돼 있지 않다. 최저임금이 보장되는 표준운송원가 현실화가 되면 두 말 않고 내려갈 거다.”

 

▲ 45미터 철탑 위에서 내려다 본 지상 풍경

- 최저임금은 앞으로도 계속 오를 거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최저임금을 막연하게 보장해주면 세금이 점점 많이 나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시에서 버스업계를 지원하는 방식, 체제를 바꿔야 한다고 보지는 않나?

“제가 알기로는 정부에서 제공하는 노무자 임금 단가 규정이 있다. 환경미화원은 얼마, 벽돌공은 얼마 이런 식으로. 그런데 진주시는 이걸 적용하지 않고 있다. 인건비는 정부 임금 단가를 따라야 한다고 본다. 게다가 버스는 공공재다. 예전에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적자난다고 진주의료원을 폐업시킨 그런 방식은 안 된다. 버스는 적자가 나더라도 시민들에게 필요한 공공재다. 이 때문에 버스를 운행해야 되고, 버스를 운행하는 노동자에게 적정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 조규일 진주시장이나 진주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조규일 시장님께는 제발 진주시청 교통과 말만 일방적으로 듣지 마시고, 우리 삼성교통 노조원들 말도 직접 들어보시길 부탁드린다. 시장님이 공약으로 내건 소통과 공감이 우리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진주시민들께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우리 삼성교통이 시민위주의 시내버스가 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겠다. 시민들께서도 시내버스 문제에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린다.”


김순종 기자  how2how2liv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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