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농성 노동자 아내 “그들이 내려올 수 있도록 다시 힘을 모아 달라” 호소

“진주시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 삼성교통 파업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철탑 위에 올라있는 저 두 명의 노동자가 하루라도 빨리 내려올 수 있도록 진주시민 여러분들이 도와주십시오” 이는 지난 7일 열린 ‘시내버스 파업투쟁 촛불집회’에서 한 시민이 한 말이다.

 

삼성교통 파업사태를 두고 진주시와 삼성교통의 입장차가 극명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와 정당 등 20여개 연계조직인 진주시민행동 주최로 ‘시내버스 파업투쟁 촛불집회’가 지난 7일 저녁 7시 진주시청 앞 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진주시민행동을 비롯한 각종 시민단체, 삼성교통 노동자, 진주시민 등 총 3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진주시민들에게 시내버스 파업의 정당성을 호소하고, 이번 사태해결을 위해 대화에 나서지 않는 조규일 시정을 규탄했다.

특히 지난 5일 호탄동 소재 45m 높이 철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펼치고 있는 삼성교통 노동자 김영식 씨의 아내 오미영 씨는 이날 연설에 나서 진주시민들에게 시내버스 파업의 정당성에 대해 눈물로 호소했고, 주변의 시민들 또한 공감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 “진주시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 삼성교통 파업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철탑 위에 올라있는 저 두 명의 노동자가 하루라도 빨리 내려올 수 있도록 진주시민 여러분들이 도와주십시오” 이는 지난 7일 열린 ‘시내버스 파업투쟁 촛불집회’에서 한 시민이 한 말이다.

오 씨는 “2년 전 남편이 김시민대교에 올랐을 때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 두려웠다. 하지만 많은 시민들께서 응원해주셔서 남편이 16일 만에 곁으로 돌아올 수 있었고, 이 빚을 갚기 위해 우리부부는 정말 열심히 살았다”며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이 문제를 두고 제대로 약속하나 지켜진 것이 없다. 그래서 남편은 어쩔 수 없이 다시 한 번 철탑에 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영위기에 놓인 버스회사를 노동자들이 살려보겠다고 발 벗고 시작한 것이 바로 삼성교통”이라며 “이번 파업사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철탑 위에 오른 그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진주시민들에게 도와달라고 간절히 애원 한다”고 했다.

또한 연설에 나선 시민 유현미 씨는 “이번 파업사태 이후 시에서 전세버스를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경상대 근처 아파트에는 대체버스가 오지 않아 너무 불편하다”며 “진주시에 항의를 했지만 시에서는 버스 회차 시 위험해서 버스가 오기 힘들다. 다른 코스까지 걸어가든지 환승해서 가라고 했다. 심지어 전화를 해도 응답조차 하지 않는다”고 시에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삼성교통 파업사태는 삼성교통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보장과 불합리한 표준운송원가 개선’ 등을 주장하며 지난 1월 21일 시작해 현재 47일째를 맞고 있다. 최근 시민소통위원회가 두 차례 중재안을 제시하며 이 문제를 조정하려했지만 실패했다. 최근 일부 노동자들이 단식투쟁, 철탑 고공농성, 시청사 진입 등을 하면서 투쟁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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