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마음 들킨 연인처럼 만드는 ‘내고 박생광_대안동 216번지에서’ 전시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 내고 박생광 전시회 2월 24일까지 김종신 객원기자l승인2019.02.08l수정2019.02.1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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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떠난 민족은 없다. 전통을 떠난 민족 예술은 없다. 모든 민족 예술은 그 민족 전통 위에 있다.” 역사학자가 아닌 한국적인 소재와 채색화로 새로운 경지를 만든 그대로(乃古⸱내고) 박생광 화백((朴生光, 1904~1985)이 82세의 생을 마감하며 한 말이다.

 

▲ ‘내고 박생광_대안동 216번지에서’ 전시회가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에서 2월 24일까지 열린다.

우리나라 겨레 정서에 맞는 그대로를 화폭에 옮긴 그의 작품 전시 ‘내고 박생광_대안동 216번지에서’를 찾아 진주 충무공동 혁신도시 내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을 향했다.

 

▲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

2층에 있는 2전시실에서 열리는 전시장을 곧장 향했다. 계단을 차근차근 밟아 올라서면 ‘내고 박생광_대안동 216번지에서’란 글자가 넘실거리는 산과 파다, 금강역사의 붉은 선 속에 또렷히 모습을 드러낸다.

 

▲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 2층으로 향하면 ‘내고 박생광_대안동 216번지에서’란 글자가 넘실거리는 산과 파다, 금강역사의 붉은 선 속에 또렷히 모습을 드러낸다.

전시실로 들어가면 정면에 경남과학기술대학교에서 소장하고 있던 1960년 작 <동해 일출>이 먼저 붉게 반긴다. 성급한 마음에 그림 앞에서 서서 일출을 보며 다시금 새해 다짐과 소원을 빌었다.

 

▲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에서 열리는 ‘내고 박생광_대안동 216번지에서’ 중 <동해 일출>

숨을 고른 뒤 다시금 뒤로 나와 전시 관람 순서 표시를 따라 찬찬히 걸음을 옮겼다. 우리가 제대로 몰랐던 내고 박생광에 관한 안내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천천히 읽었다.

 

▲ 그대로(乃古⸱내고) 박생광 화백((朴生光, 1904~1985)

진주시 대안동 216번지는 박생광이 1920년 17세의 젊은 나이로 일본으로 떠나 유학을 마치고 고향 진주로 돌아와 설창수 등과 함께 예술의 혼을 되살리고자 했던 문화건설대의 모임 장소였다. 당시 청동다방이었고 현재는 김명서 산부인과 병원이 있는 자리로 지역 문화제의 효시로 불리는 개천예술제가 태동한 장소이기도 하다.

민화와 불화, 무속화 등에서 발견한 토속적인 이미지를 단청의 강렬한 색채로 화폭에 담아 색채의 마술사 등으로 우리 화단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그를 소개한 글 옆에는 진주농업학교(현 경남과학기술대) 친구였던 청담스님을 그린 <청담대사>가 있다. 박생광은 한때 불가에 귀의하기도 했으나 환속했다.

 

▲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에서 열리는 ‘내고 박생광_대안동 216번지에서’ 중 <청담대사>

S자형으로 역동적으로 그린 <의랑 순국지도> 에서 논개를 만나고 병풍 그림 속에서 우리 정서를 느꼈다. 고향을 그린 작품이 많다.

 

▲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에서 열리는 ‘내고 박생광_대안동 216번지에서’ 중 <의랑 순국지도>

이 중에서도 물지게를 짊어지고 북장대를 올라가는 <진주 북장대> 등은 탱화와 단청에서 유래한 채색기법은 박생광 화백의 초기 기법을 엿볼 수 있다고 한다. 나에게는 오히려 고향의 풍광을 담은 모습이 정겹다.

 

▲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에서 열리는 ‘내고 박생광_대안동 216번지에서’ 중 <진주 북장대>

‘잘생긴 것을 내 나라 옛것에서 찾고, 마음을 인도에서 보고, 그것들을 그린 나의 어리석은 그림들을….’ 글귀 아래 걸린 진주초등학교에서 소장한 <녹담만설>은 전혀 어리석지 않게 빛난다.

 

▲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에서 열리는 ‘내고 박생광_대안동 216번지에서’ 중 <녹담만설>

‘그림에서 감동(感動)은 무엇인가. 먼저 생활에 감동해야 하고 사람에 감동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그림은 스스로 감동 있는 것이 된다.’ 그 깊은 뜻을 알 리 없지만, 보리의 바람결에 누운 모습이 그저 평화롭다. ‘내고(乃故)’ ‘그대로’라는 호를 스스로 사용한 박생광 화백은 인생 그대로, 자연 그대로 예술 그대로라는 본연의 삶을 체험하며 살고자 한 다짐으로 들린다.

 

▲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에서 열리는 ‘내고 박생광_대안동 216번지에서’ 중 ‘그림에서 감동(感動)은 무엇인가. 먼저 생활에 감동해야 하고 사람에 감동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그림은 스스로 감동 있는 것이 된다.’라는 글귀와 그림들.

맨 끄트머리에서는 그의 대표작인 <무당>, <무속>의 아주 강렬한 색채의 그림이 ‘얼음 땡’처럼 세운다. 온 힘을 다해 굿을 하는 무당의 몸놀림 속에 내가 들어가고 춤사위를 돋구는 북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림 전체가 어두운 듯 빨갛다. 청·적·황·백·흑색 다섯 가지 색(오방색)을 기본으로 사용해 목조 건축물에 여러 가지 무늬와 그림을 그려놓은 단청이 그림으로 다가오는 느낌이다.

 

▲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에서 열리는 ‘내고 박생광_대안동 216번지에서’ 중 박생광 화백의 대표작인 <무당>, <무속>.

사랑하는 사람에게 속마음을 들킨 연인처럼 가슴 뜨겁게 만든 전시회다. 낯익은 듯 낯선 우리 밑바탕의 본질을 박생광을 통해 엿본 기분이다.

 

▣ 관람 안내

지난해 11월 30일부터 시작한 ‘내고 박생광_대안동 216번지에서’ 는 2월 24일까지 열린다.

휴무 : 매주 월요일(2월 5일 설날 휴무)

관람시간 : 09시~18시

관람료 : 어른 2,000원 / 청소년과 군인 1,000원 / 어린이 500원 / 유아와 노인 무료

▣ 찾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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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신 객원기자  haechanso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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