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통폐합 설문 학교마다 다르게 설정해 ‘논란’

대곡중과 지수중 학부모 설문조사 기준 ‘제각각’ 장명욱 기자l승인2018.08.07l수정2018.08.08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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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교육지원청(이하 진주교육청)이 ‘작은 학교 통폐합’을 관철시키기 위해 설문조사 대상 범위를 학교마다 다르게 설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제각각 기준의 설문조사 결과로 대곡중학교는 통폐합이 확정됐고, 지수중학교는 반성중학교의 분교로 편입이 거의 확실시 됐다.

진주교육청은 이달 3일 지수중을 ‘반성중학교 지수분교장’으로 명칭을 바꾸고, 내년 3월 반성중 분교로 지수중을 편입시키는 계획을 행정예고 했다. 진주교육청은 ‘적정규모 학교 육성 추진 계획’의 일환으로 교직원수가 학생 수보다 많거나 학생 수 20명 이하 학교를 대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분교장 개편’ 카드를 지수중에 꺼내 들었다. 현재 지수중의 학생 수는 13명이고, 교직원 수 역시 13명으로 동일하다.

당초 진주교육청은 지수중 통폐합 추진 계획을 수립했었다. 하지만 학부모 대상 설문조사 결과 반대의견이 69%나 나왔다. 경남교육청 통폐합 추진 의결 기준인 ‘학부모 65% 이상 찬성’에 미치지 못해 지수중은 통폐합 논의가 중단됐다. 하지만 학부모 여론과 무관하게 진주교육청은 교육재정 운영의 효율성을 이유로 지수중을 반성중 분교로 지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분교장이 확실시 되는 지수중 학부모들의 반발은 물론이고, 지난해 이미 통폐합이 확정된 대곡중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형평성’의 문제를 들어 진주교육청의 해명을 요구했다.

 

▲ 진주교육지원청

▲ 대곡초 학부모 “우린 왜 설문대상에 제외했나”

지난해 통폐합이 확정돼 대곡을 떠나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대곡중에서 지수중의 설문조사를 근거를 들어 문제를 제기했다. 지수중의 경우 학부모 설문조사를 초등학생 학부모와 중학생 학부모를 포함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대곡중의 경우 중학생 학부모만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것은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대곡중 학부모들은 2020년에 대곡중을 이전하면 대곡초 5·6학년이 해당하는 데도 초등학교 학부모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진주교육청에 초등학생 학부모를 포함시킨 설문조사를 실시하자고 수차례 요청했다.

하지만 진주교육청은 이미 대곡중 학부모 87%(31명 중 27명)가 통폐합에 찬성했다며, 초등학교 학부모를 설문조사 대상자에 포함시키자는 의견을 거부했다. 당시 대곡중 학부모회는 “잘못된 정보에 의해 찬성을 했다”며 찬성 의견을 철회하는 재의견서까지 교육청에 제출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곡초 학부모 A씨는 “대곡초 학부모 40명 중 30명 넘게 대곡중 통폐합을 반대를 했다”며 “지수 지역처럼 대곡초교 학부모가 설문조사에 포함됐다면 대곡중 운명은 뒤바뀌었을 것”이라며 학교마다 설문조사 대상자를 다르게 설정한 이유에 대한 진주교육청의 해명을 주문했다.

A씨는 “애당초 진주교육청의 목표는 통폐합 하나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목표에 대곡지역 학부모를 끼워 맞출 생각만 했다”며 “지수 역시 불 보듯 뻔한 결과가 나올 것이다. 작은 학교의 가치는 그저 공염불에 불과하다”고 한탄했다.

 

▲ 대곡중학교의 모습이다. 대곡중학교는 지난해 통폐합이 확정돼 2020년 대곡을 떠나 혁신도시로 이전한다.

▲ 지수중 학부모 “우린 왜 위원회에 제외됐나”

현재 지수중 통폐합 문제와 관련해서 ‘적정규모학교 육성 추진위원회’가 진주교육지원청에 꾸려져 있다. 여기에는 현재 지수초등학교장, 지수중학교장. 지수면장, 교육전문직원(장학사), 진주교육청 교육과장 등이 포함돼 있다. 지수중 학부모들은 추진위원회에 학부모가 제외된 것을 문제 삼고 있다. 아이의 미래를 결정하는 자리에 학부모가 배제되는 위원회는 구성 자체가 틀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수중 학부모 소희주 씨는 “진주교육청이 교육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의논하는 위원회라기에 면장도 교육 전문가냐”고 물으니 “면장은 지역 주민의 의견을 대변하는 사람으로 위원회에 필요하다”는 답변에 울화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소 씨는 “진주교육청의 행태가 점입가경”이라며 “일방적으로 소규모 학교 통폐합만 유도하는 정보만 제공해서 학부모 설문조사를 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아이의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에 참여조차 못하게 막는 게 어디 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소 씨는 “이제는 진주교육지원청을 믿을 수 없다”고 전제한 뒤 “앞에서는 ‘작은 학교 만들기’에 협의해 보자고 얘기해 놓고는 뒤에서 갑자기 반성중 분교라는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수중 학부모는 7일 대책위를 발족해 이 문제를 조직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 지수중학교의 모습이다. 진주교육지원청은 내년 3월 반성중학교 분교로 지수중학교를 편입시키는 계획을 행정예고 했다.

▲ 진주교육지원청 = “어떤 목적을 가지고 통폐합을 추진하지 않는다”

진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지난해 대곡중 기준과 올해 지수중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논란이 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통폐합과 관련 있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다는 큰 원칙에는 변함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수중 학부모들이 위원회에 참여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학부모들은 찬반 입장 분명하기 때문에 위원회의 중립적인 운영을 위해 참가를 제한했다”고 밝혔다.

진주교육청이 설정한 기준에 따라 통폐합 결과가 뒤바뀔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진주교육지원청이) 계속 발전하고 있는 과정으로 여겨 달라”고 대답했다.

끝으로 진주교육청 관계자는 “진주시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학교통폐합을 추진하지 않는다”며 “적정규모 이하 학교 아이들의 교육 과정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게 주요한 업무 목적”이라고 말했다.


장명욱 기자  iam51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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