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고발에 경선 불복까지 과열 양상

진주시장 선거가 본선거에 오르기 전 경선 단계에서부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자유한국당 후보들은 상호비방을 넘어 고소·고발 등 법적 다툼까지 벌이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경선 재심 신청으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이러한 정치권의 모습에 적지 않은 실망감을 표현한다.

 

▲ 왼쪽부터 오태완 자유한국당 예비후보, 이창희 진주시장, 조규일 자유한국당 예비후보

자유한국당은 최근 연이은 고소‧고발 등으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오태완 자유한국당 진주시장 예비후보는 지난 11일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같은 당 조규일 예비후보를 고소했다. 오 예비후보는 “조규일 예비후보의 경남도 서부부지사 재직 당시 친인척 회사인 부산교통 직원과 조 예비후보의 측근들이 자유한국당 당원 입당을 부산교통 직원과 시민들에게 권유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 예비후보 본인도 당시 자유한국당 입당원서 추천인란에 사인을 했다”며 이를 사전선거운동으로 규정, 조 예비후보를 고소했다.

조규일 예비후보는 이에 대해 ‘부산교통과 나는 별개’라는 입장을 밝히고 본인이 자유한국당 입당원서 추천인란에 사인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조 예비후보 측 관계자는 “오 예비후보 측이 거듭 논란거리를 만들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고 특별히 대응할 생각도 없다”며 자신들은 “공명선거를 치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조 예비후보 측이 오 예비후보를 고소한 적은 없다.

다만 조 예비후보 측은 최근 오태완 예비후보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에 피소됐다는 내용의 문자를 진주시민들에게 약 20여만 건 발송했다. 오 예비후보는 이를 근거로 조 예비후보 측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또 한 번 검찰에 고소했다. 오 예비후보는 “부산교통 직원 정 모 과장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됐는데 조 예비후보 측이 보낸 문자 메시지의 내용, 제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논란은 지난 20일 부산교통 직원 정 모 과장이 오 예비후보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창원지검 진주지청에 고소하며 시작됐다. 정 모 과장은 오 예비후보가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큰 아버지인 조옥환 부산교통 회장도 정 모 총무과장에게 지시해 부산교통, 영화여객, 대한여객 등의 직원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천 5백여 장의 책임당원 입당원서를 받았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허위사실이며 이 때문에 명예를 훼손당했다고 밝혔다.

이창희 진주시장도 선거 국면을 맞아 민감한 대응을 하고 있다.

공무원노조 진주시지부는 지난 16일 성명서를 내고 “진주시장이 지금처럼 시민, 공무원, 기자 등에게 막말과 폭언을 계속한다면 범시민단체와 연계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진주시는 그 다음 날 공무원노조 진주시지부장과 사무처장을 공직선거법 및 공무원노조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공무원노조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구체적인 의견 수렴 절차 없이 천 5백여 공무원의 의견인 것처럼 성명서를 내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웠다는 주장이다. 공무원 진주시지부는 성명서 발표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갈상돈 예비후보와 김헌규 예비후보

더불어민주당도 진주시장 후보 경선이 끝나자마자 파열음을 내고 있다.

0.1% 차이로 경선에서 패자가 된 김헌규 예비후보가 경선에 불복하며 중앙당에 재심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김 예비후보는 갈상돈 후보가 경선에서 정치신인으로 총 득표수 대비 10%의 가산득표를 얻었는데 이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갈상돈 후보가 지난 2016년 총선에서 국민의당 국회의원 예비후보(서울 강동을) 등록을 한 바 있기 때문에 정치신인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과 갈상돈 후보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갈 후보가 지난 총선 당시 예비후보 등록을 했지만 타 후보가 단수 추천돼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다. 정치신인으로 분류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진주시장 선거가 초기부터 혼탁한 모습을 보이는 데 진주시민들은 적지 않은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

진주시민 강지훈 씨는 이에 대해 “이전투구(진흙탕에서 싸우는 개)”라고 표현했다. 사문성공 스님은 “시민의 비판을 수용할 줄 모르는 사람은 공직자를 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천진주 씨는 “시민의식이 높아진 만큼 구태 정치인들의 많은 반성이 필요하다. 변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인선 씨는 “(그래도 자유한국당이) 민주당보다는 낫다”며 “대한민국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댓글공작의 주범인 김경수..”라며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를 문제 삼았다.

또 다른 진주시민 허훈 씨는 “선거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정책이나 공약보다 후보들 사이의 날선 비난이 많이 보인다”며 “여든 야든, 진보든 보수든 페어플레이 하는 것을 보고 싶다. 서민들의 생활을 어떻게 향상시킬지에 대한 고민이 보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주영 씨는 “시장이란 자리의 주인공은 정치색보다 행정실무 경험과 꼼꼼한 정책을 바탕으로 시민과 진주를 잘 이끌어줄 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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