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의 세상살이] 곶감이 환기하는 특별한 감정

오늘도 두 분과 곶감을 만졌다. 늘 배운다. 그 삶 속에서. 이혁 칼럼니스트l승인2018.01.08l수정2018.01.10 08:59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처가집이 산청 덕산이다. 그쪽 동네와 관련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곶감에 대한 아주 특별한 감정이 있을 것이다. 아마도 가을 단풍놀이는 언감생심일 것이고 11월부터는 겨우내 온 집안이 비상사태 수준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결혼 전 연애시절부터 십수년 동안 같은 마음으로 보낸 시간 탓일까? 나는 "곶감에 관한 그 처음과 끝을 다 안다" 자부할 수준에 이르렀다.

▲ 이혁 칼럼니스트

감을 깎는 시간을 왜 딱 한 달 내로 마무리할 수밖에 없는지? 곶감으로 만들 수 있는 감의 종류와 맛의 차이? 곶감의 생산원가와 유통과정의 후진성? 건시와 반건시는 어떤 차이이고, 왜 반건시가 우리나라의 대세가 되었는지? 곶감에 스며든 자본과 이윤의 극대화를 위한 선택은?

곶감은 왜 분홍빛을 유지할 수 있는지? 왜 또 그래야 하는지? 곶감의 당도와 품질이 옛 시절 곶감을 따라갈 수 없는 이유? 왜 같은 포장의 곶감 가격이 천차만별일 수 밖에 없는지? 왜. 촌 어르신들이 날밤을 새며 겨울밤의 끄트머리까지 일할 수 밖에 없는지?

논문을 쓰라해도 쓰지 싶다. 산청 덕산쪽에 연고가 있는 분이라면 올해도 겨우내 모든 곶감이 출하될 때까지 적어도 마음만은 그쪽 하늘을 향하고 있을 것이다. 그 좋아하는 축구를 가끔 못하는 게 아쉽긴 하지만 난 덕산행 길이 좋다.

아마도 수 백 번을 다녔을 그 길, 아직까지 그 길만큼 편하고 여유를 주는 길을 만나지 못했다.

훌륭하신 장인, 장모와 함께 하는 시간이 진심 참 좋다. 이젠 모두들 그만하시라 얘기한다. 그러나 어쩌면 얼마 남지 않을 수 있는 이 특별한 시간이 좀 더 오래갔으면 하는 철없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나는 덕산골 장인, 장모의 곶감이 왜 최고일 수 밖에 없는지 안다. 스스로 원칙을 어기거나 타협을 할 수 없는 분들이다. 언제나 자신의 곶감을 먹는 사람이 기준이고 그것이 삐끗한 적도 없었다.

오늘도 두 분과 곶감을 만졌다. 늘 배운다. 그 삶 속에서


이혁 칼럼니스트  feeltong1318@daum.net
<저작권자 © 단디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혁 칼럼니스트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언론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UPDATE : 2018.4.27 금 15:21
경남 진주시 남강로 691-1, 3층  |  대표전화 : 055-763-0501  |  팩스 : 055-763-0591  |   전자우편 dandinews@hanmail.net
제호 : 인터넷신문 단디뉴스  |  등록번호 : 경남 아02302  |  등록일자 : 2015년 1월 15일  |  발행일 : 2015년 3월 3일 
발행인 : 박흥준  |  편집인 : 서성룡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장명욱
Copyright © 2018 단디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