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은 '첼로'의 동의어. 절절한 가을 느끼시길

해마다 가을이 오면 유독 손이 자주 가는 음반들이 있다.

많은 악기들 중 첼로가 유독 사람들에게 그런 것 같다.

내가 독주 악기 중 가장 좋아하는 악기가 첼로이기도 하지만 가을엔 정말 잘 어울린다.

그래서 가을이란 단어는 첼로와 동의어란 말까지 하고 싶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도 좋고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도 좋다.

하지만 이런 대곡들은 음악에 문외한이라면 음악이 아니라 고역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처음 쓰는 글이니 조금 쉬운 음악을 소개해야겠다.

 

1990년대 초에 이아로라는 배우가 있었다.

내 기억에 영화 "천국의 계단"은 보지 않은 것 같고 TV드라마에서 본 듯도 하다.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라미에뜨라는 화장품 광고 속의 그녀다.

배우가 참 예뻤고 거기다 그 CF 속의 음악이 너무 좋았다.

지금까지도 내 머릿 속에 아주 강렬하게 남아 있는 CF를 들라하면 이걸 첫 번째로 꼽을 정도니까...

 

이 광고에 등장한 음악의 첼로 선율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그 광고는 내가 울진에서 군대생활하던 즈음 많이 나왔던 것 같다.

TV는 잘 보지 않는 편이지만 이 광고만 나오면 이아로가 보고 싶고 음악이 듣고 싶어 아주 짧은 광고이기는 했지만 꼭 챙겨봤던 기억이 난다.

벌써 20년도 넘은 얘기지만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제대하고 어쩌다 레코드가게에서 일을 하게 됐다.

그리고는 잊고 지내던 옛 음악이 생각나는데 그 음악이 뭔지 알 길이 없었다.

지금이야 궁금한 게 있으면 손바닥 안에서 언제든지 해결할 수 있지만 그 당시는 뚜렷한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라디오에선가 이 음악이 흘러 나왔다.

Jean Philippe Audin의 "TOUTE UNE VIE"이란 앨범의 동명 곡이었다.

그래서 당장 LP판을 주문했다.

그 때의 그 황홀한 감동을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이제 예전의 그 감성이란 것은 많이 무뎌지긴 했지만 그래도 가을만 되면 그 때 그 감동은 되살아난다.

 

사실 난 클래식음악만 듣는 편이지만 가끔씩 이런 소위 세미클래식도 듣는다.

그래서 더 좋기도 하다!

 

이 앨범을 사고 몇 개월이지만 레코드가게에 일하면서 내 기억에 수 백장은 팔았던 것 같다.

손님이 조금만 관심 있으면 권했고 그러면 대부분 사갔다.

그리고 이런 가을에 정말 많이 팔았다.

 

첼로라는 악기만큼 가을과 잘 어울리고 잘 표현할 수 있는 음악이 또 있을까.

가을이 되면 언제나 라디오에서 몇 번 씩은 들을 수 있는 곡이다.

이제 라디오에선 이 음악의 선율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자~ 이 가을...

쟝 필립 오댕의 "일생"을 들어볼까?!

 

아, 참 그리고 독일의 첼리스트 베르너 토마스-미푸네가 연주한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도 꼭 한 번 들어보기를 권한다.

절절한 가을을 느낄 수 있으니...

https://youtu.be/bavvFfbhjMs 

저작권자 © 단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