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주머니에 동그라미(돈)가 다들 없어”

▲ 29일 오전 진주중앙시장에는 차례용품을 사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물가가 개똥이야! (주머니에 오만원권 두 장을 보여주더니) 올해는 이 돈으로 과일 사면 끝이야. 끝” 추석을 닷새 앞둔 29일 오전 진주중앙시장에 추석장을 보러 온  주부 옥금선(62·진주 신안동) 씨는 기자를 만나자마자 이렇게 푸념했다. 이날 중앙시장은 손님들로 모처럼 붐볐다.

 

소비자물가 3개월 연속 2% 이상 상승

과일값 20% 이상 껑충 뛰어

비싼 가격에 대부분 그냥 돌아가

상인들은 한숨만

 

지역경제가 악화하면서 명절 분위기가 좀체 살지 않는다고 하지만 추석이 다가오면서 전통시장을 찾는 발길이 점차 늘고 있었다.

그러나 장에 나온 주부들이나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은 명절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비싼 가격을 확인하고는 그냥 발길을 돌리는 손님들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상인들은 지난 설보다 매출이 크게 줄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옥 씨는 "명절 때 십만 원이면 고기는 못 사더라도 과일하고 나물거리는 샀다"며 "이번 추석에는 제사음식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부 정서희(35·진주시 칠암동) 씨는 “만들어 놓고 파는 제사음식을 매번 중앙시장에 와서 사간다”면서 “이번 명절에는 전 종류하고 떡하고 몇 개 품목 안 샀는데  돈이 벌써 얼마 안 남았다”고 토로했다. 정씨는 "주부 입장에서 아무래도 경기가 어렵다보니 소비를 줄여야 하는데 쉽지 않다"며 “다른 분들도 높은 물가에 놀라서 몇 번이고 물건 가격을 다시 물어 본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추석을 맞아 늘어난 손님들과 흥정을 하고 물건을 파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장사가 지난 해보다 잘 안 된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10년 넘게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최덕희(50·여) 씨는 “과일값이 뛰어 사과 하나에 5000원, 6000원 한다”면서 “날씨 때문에 출하량이 줄면서 도매가 비싸니, 소매도 비쌀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일값이 워낙 오르다 보니 대목인데도 손님이 줄어든 편이다"며 "나라가 물가 하나도 제대로 못 잡는다"고 불평했다.

생선가게를 하고 있는 박해봉(60) 씨는 ”주차장이 있고, 카드결제가 되는 대형마트를 찾지 중앙시장에 누가 오겠느냐“며 “중앙시장 좋았던 것도 다 옛날 소리”라고 말했다.

박씨는 그러면서 “지금 진주 바닥경기가 정말 바닥이다. 사람들 주머니에 동그라미(돈)가 다들 없다”며 탄식했다.

한편 진주시는 지난 19일 추석을 맞아 서민생활 안정과 건전한 명절을 보낼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추석대비 물가안정 대책’을 발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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