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통영 고속도로 산청휴게소,

숨겨진 명소를 찾아라

이제 곧 시들어버린 겨울이 샘을 냈다. 바람이 세찼다. 아마도 겨울의 끝자락을 움켜쥐고 싶은 모양이다. 찬바람에도 바로 지금 떠나도 좋을 곳은 많다. 2월 9일, 이날도 쉼 없이 바람을 가르며 차들이 고속도로를 쌩쌩 달린다. 

 

▲ 대전-통영고속도로 산청휴게소(하·통영방향) 경호정에 바라본 휴게소와 주변 풍광

 

대전-통영고속도로 산청휴게소(상·하)는 쉼 없는 우리에게 찬바람마저 감미로운 풍경과 볼거리를 안겨준다. 

(상·하남방향) 산청휴게소에는 ‘구암 허준테마공원’이 자동판매기 옆으로 있다. 작지만 그곳에 담은 볼거리를 산청을 오롯이 담고 있다. 

 

▲ (상·하남방향) 산청휴게소에는 ‘구암 허준테마공원’이 자동판매기 옆으로 있다.

 

지리산 천왕봉과 산청읍에 있는 마지막 봉우리 웅석봉을 재현한 동산을 중심으로 주위에는 각종 약초가 심겨있다.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진다’고 해서 지리산(智異山)이라 불렸던 산청을 품은 지리산 이야기는 둘러보면서 마음의 위안을 안겨준다.

 

▲ (상·하남방향) 산청휴게소 ‘구암 허준테마공원’에는 지리산 천왕봉과 산청읍에 있는 마지막 봉우리 웅석봉을 재현한 동산이 있다.

 

동의보감의 저자인 허준 선생과 동의보감을 살필 기회도 있다. 허준 한의원에 들러 잠시 허준 선생께 진맥을 받아볼 수 있다. 물론 조형물과 사진촬영으로 추억을 남기기에 딱 이다. 한의원에는 태양인, 태음인과 같은 사상체질을 알아보기 좋다. 바로 옆에는 약탕기 우체통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건강기원 편지를 쓰기 좋다.

 

▲ (상·하남방향) 산청휴게소에는 ‘구암 허준테마공원’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건강기원 편지를 쓰기 좋은 ‘약탕기 우체통’이 있다.

 

이 밖에도 지리산 선녀와 사냥꾼 이야기, 산청 약초이야기 등에 추위는 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다.

 

▲ 대전-통영고속도로 산청휴게소(하·통영방향)

 

산청휴게소(상)을 나와 건너편으로 돌아나갔다. 산청휴게소(하남방향)에는 효드림 공원이 있다. 거울처럼 맑다는 경호강을 바로 끼고 있는 이곳의 풍광은 좀전의 산청휴게소(상)와는 다른 즐거움을 안겨준다.

 

경성대학교 산청수련원 뒤편으로 난 휴게소 직원 등이 이용하는 길로 휴게소에 발을 들였다. 오른편 언덕에 정자가 있다. 돌계단을 올라가는데 저만치에서 거북이가 나를 응원한다. 계단 1단씩 오를 때마다 약 0.5kcal로 소모되고 수명이 4초 연장된다고 귀띔한다.

 

▲ 대전-통영고속도로 산청휴게소(하·통영방향) 효드림 공원

 

계단을 올라가면 경호정(鏡湖亭)이 나온다. 정자에 올라 주위를 둘러보면 파란 하늘을 하얀 구름이 둥실 떠다니고 아래로 경호강 물줄기와 속도로 차들이 시합이라도 하는 양 내달린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쉼을 찾고자 한다며 오히려 산책로를 따라 경호강을 끼고 휴게소로 내려가는 게 좋다. 정자 아래에는 침굉당 이몽뢰 효자비가 있다.

 

▲ 대전-통영고속도로 산청휴게소(하·통영방향) 효드림 공원은 240m 산책로에는 침굉당 이몽뢰 선생의 효행을 들려주는 이야기판이 있다.

 

침굉당 이몽뢰는 1688년(숙종 14)에 산청군 신안면 가평에서 태어났다. 연로한 어머니가 물고기를 좋아해 집을 강촌(단성면 수산)으로 옮기고, 고기를 낚아 봉양했다고 한다. 엄동설한에 병든 어머니가 금린어(쏘가리)가 먹고 싶다고 하자 경호강 얼음을 깨고 그물을 건 다음 하늘에 빌자 큰 금린어 3마리가 잡혔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 대전-통영고속도로 산청휴게소(하·통영방향) 효드림 공원 경호정 바로 아래 에 있는 침굉당 이몽뢰 선생 효자비

 

또한 어머니가 병이 깊어져 노루 고기가 먹고 싶다고 하자 장맛비를 무릅쓰고 사냥을 갔으나 잡지 못하고 해 질 무렵 돌아와 강변에 대성통곡하니 불어난 강물 위로 노루 한 마리가 떠내려왔다고 한다. 하늘에서 감동한 것이라 마을 사람들이 탄복했다고 하는데 그의 일생이 후손들에게 본보기가 되기를 바라며 철종 임금이 정려비를 내렸다고 한다. 정려비는 강 건너 국도변에 있다.

 

▲ 대전-통영고속도로 산청휴게소(하·통영방향) 효드림 공원 산책로 중간나무 사이로 소원 들어준다는 거북바위가 보인다.

 

선생의 지극한 효성을 생각하며 산책로를 따라 휴게소로 내려갔다. 240m 되는 산책로 중간에 거북바위가 보이는 전망대가 나온다. 나무 사이로 소원 들어준다는 거북바위가 보인다. 잠시 숨 고르고 소원을 빌었다.

 

▲ 산청휴게소에서 일상의 권태로움을 잠시 접고 하늘로 활짝 기지개를 켰다.

 

휴게소에는 산청역사와 이순신장군 백의종군로 등이 소개되어 있다. 경호강이 바로 보이는 휴게소에서는 찬바람마저 달콤하다. 흔들의자에 앉아 주위를 구경하며 가져간 커피를 마시는 나 자신이 바람이 되었다. 일상의 권태로움을 잠시 접고 하늘로 활짝 기지개를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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